코첼라 2025의 모든 것: 코첼라는 언제부터 이렇게 핫한 페스티벌이 됐을까?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코첼라 2025의 모든 것: 코첼라는 언제부터 이렇게 핫한 페스티벌이 됐을까? ❤️🔥

요즘 제 유튜브, SNS를 열기만 하면 쏟아지는 영상들이 있어요. 얼마 전 개막한 ‘코첼라 2025’ 페스티벌 관련 영상인데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코첼라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블랙핑크 리사, 제니와 보이그룹 엔하이픈의 숏폼 영상은 물론,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더라고요. 댓글 창에는 국적과 언어를 막론하고 기절 직전으로 행복해하는 팬들의 반응이 가득하고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코첼라가 이렇게 유명해진 건 불과 몇 년 사이의 일이에요. 영미권과 유럽에서는 그전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페스티벌로 유명했지만,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페스티벌로서의 인지도가 생긴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거든요.
오늘 비욘드 트렌드는 코첼라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페스티벌이 된 이유와, 그 뒤에 얽힌 복잡한 이야기들까지 함께 살펴볼게요 ❤️🔥.

‘사막의 축제’, 코첼라 페스티벌의 모든 것 🏜️

흔히 ‘코첼라’라고 부르는 페스티벌의 풀 네임은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인데요. 매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코첼라 밸리(계곡)에서 열리는 종합 음악 페스티벌이에요. 아무것도 없는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에서 열려서 ‘태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제’라고도 불리고요 ☀️.
코첼라는 1993년 록밴드 ‘펄 잼’의 저항 정신 가득했던 콘서트로부터 시작됐어요. 당시 펄 잼은 티켓판매사이트인 ‘티켓 마스터’가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를 부과한다며 문제제기를 하고, 회사를 정식 고소했는데요. 이후 티켓 마스터의 입김으로 공연장에서 공연을 열기 힘들어지자 작은 인디 음악 기획사 ‘골든 보이스’와 함께 자유롭게 공연을 열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나섰어요. 결국 펄 잼은 캘리포니아 구석의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폴로 클럽에서 공연을 올렸는데요. 이 공연의 티켓이 2만 5000장이나 팔려 대성공을 거두면서 페스티벌 업계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거예요.
펄 잼의 성공을 초석 삼아 골든 보이스는 1999년, 최초의 코첼라 페스티벌을 개최했는데요. 2001년부터 매해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되면서 코첼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그렸어요. 처음에는 단 하루만 페스티벌을 개최하다가 2002년부터는 이틀짜리로 규모를 키웠고, 이는 다시 2007년에 들어 3일로, 또 2012년에는 같은 공연을 2주에 걸쳐 반복하는 형태로 확장됐어요. 10여년의 기간을 거쳐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페스티벌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코첼라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몇 년 전, 유명 케이팝 그룹들의 코첼라 출연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예요. 블랙핑크는 2019년 케이팝 아티스트 최초로 코첼라 서브 헤드라이너로 서면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후 에스파, 르세라핌, 에이티즈 등 해외 인지도가 높은 케이팝 그룹들이 연달아 코첼라에 출연했고, 2023년에 블랙핑크가 케이팝 그룹 중 최초로 메인 헤드라이너로 초청되면서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썼어요.
물론 케이팝 그룹들 전에도 코첼라에 출연한 아티스트들은 있었어요. 에픽하이는 2016년과 2020년, 2022년 무려 3차례나 초청을 받았고, 밴드 혁오와 잠비나이 역시 2019년 한국 밴드 최초로 코첼라 무대에 섰어요. DPR LIVE, 페기 구 등 외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한국계 아티스트들 역시 꾸준히 코첼라에 참석해왔고요.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때에도 한국계 아티스트들은 코첼라라는 세계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것.
코첼라 2025를 둘러싼 환호와 논란 👿😇

틱톡 등 SNS에 코첼라를 검색하면 항상 함께 따라붙는 키워드들이 있어요. ‘코첼라 라인업’, ‘코첼라 티켓 구매’, ‘코첼라 방문 꿀팁’, 그리고 ‘코첼라 논란’인데요 💥. 특히 코첼라를 둘러싼 논란은 몇 년 새 계속 커지는 중이에요. 코첼라가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는 핫한 페스티벌이 된 만큼, 코첼라의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들도 커지고 있는 것.
가장 많은 불만이 나오는 건 높은 티켓 가격과 물가예요. 2023년 코첼라의 3일권 가격은 499달러로, 약 70만 원이었는데요. VIP 티켓은 무려 175만 원이나 돼서 논란이 됐어요. 올해 티켓 가격 역시 3일권이 649달러(89만 원)나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싸도 너무 비싼 거 아냐?” 하는 말이 나왔고요. 그러자 티켓은 먼저 받고, 돈은 나중에 나눠서 내는 ‘후불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건 사회 문제야!” 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어요. 레모네이드 한 잔에 2만 원, 음식 한 그릇에 9만 원씩 하는 미친 물가도 문제가 됐는데요. 아무리 페스티벌 특수라는 말이 있다곤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것.
비싼 가격에 비해 페스티벌장의 환경이 형편없다는 말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이번 코첼라 2025 첫 주 공연이 끝난 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는 코첼라의 운영 상의 문제점을 꼬집는 영상들이 우르르 올라왔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차를 몰고 페스티벌 주차장에 들어가는 데만 10시간이 넘게 걸렸다거나, 캠핑장의 시설이 너무 안 좋아서 지옥 같았다는 후기, 아침에 샤워를 하기 위해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는 후기 등이 엄청나게 바이럴되며 논란이 된 거예요.
“코첼라는 초기의 정신을 완전히 잃었어!” 하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와요. 히피 정신·대안 문화 등 지금까지도 코첼라가 표방하고 있는 지향과 달리, 현실 속의 코첼라는 그저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돈을 뽑아내기 위한 상업적인 행사로 전락했다는 거예요. 여기에는 매년 부실해지는 라인업과 반복되는 음향 실수에 대한 관객의 실망은 물론, 아티스트 팬덤·리스너보다는 SNS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마케팅 역시 큰 영향을 미쳤고요. 한때는 예매가 열리자마자 매진되기 바빴던 티켓 판매량이 갈수록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 역시 코첼라가 원래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코첼라가 세계에서 가장 핫한 페스티벌 중 하나라는 사실은 아직 부정할 수 없을 거예요. 많은 후기들이 얘기하듯 코첼라에 가는 게 단순히 음악 페스티벌에 가는 게 아니라 ‘코첼라라는 이름의 문화·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아마 이 인기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거고요. 건조한 사막과 뜨거운 태양, 깎아지른 암벽과 사이사이 높이 솟은 야자수, 그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화려한 차림새의 사람들, 여러 장르의 노래들이 발바닥을 쿵쿵 울리며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축제가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경험은 일시적이지만 강렬하고, 또 매혹적이니까요.
하지만 코첼라가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혹은 이전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말은 분명 타당해 보여요. 유명 라인업이나 인플루언서들의 바이럴 마케팅에만 기대다 보면 언젠가 대중이 코첼라라는 라이프스타일에 질리게 되는 때가 올 것이고, 그때가 되면 또 새로운 저항 정신을 내세운 페스티벌이 부상해도 막을 수 없게 될 거라는 거죠. 물론 그때가 되면 우리 모두 “코첼라? 아, 그 예전에 유행했던 페스티벌?” 하며 별 관심 자체를 두지 않게 될 수도 있겠지만요.
오늘 비욘드 트렌드는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핫한 페스티벌로 부상하고 있는 코첼라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해 봤는데요. 해마다 두어 번의 페스티벌에 꼭꼭 방문하는, 사실 이미 질러놓은 티켓이 몇 장 있는 사람으로서, 각자의 개성을 가진 페스티벌들이 사라지지 않고 조화롭게 유지되었으면 해요. 하나의 커다란 흐름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다른 가능성이 꽃피우기 쉽지 않겠지만, 여러 개의 작은 유행이 공존하는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자연스럽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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