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에서 리커버 에디션이 인기인 이유 📚

출판계에서 리커버 에디션이 인기인 이유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출판계에서 리커버 에디션이 인기인 이유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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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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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우리나라 문학계에 큰 경사가 있었죠. 한강 작가가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건데요. 한강 작가의 책에 대한 관심도 커지며 교보문고 광화문점에는 책을 사러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이 화제가 됐어요. 특히 ‘흰’, ‘검은 사슴’, ‘작별하지 않는다’ 세 권의 표지를 새롭게 바꾸고 필사노트를 추가한 스페셜 에디션이 인기였죠.

한강 작가의 책 이외에도, 새로운 얼굴로 독자들을 찾는 이런 리커버(re-cover) 도서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입힌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 니트 에디션, 오로지 군산 서점에서만 판매하는 조예은 작가의 ‘적산가옥의 유령’ 특별판이 대표적이죠. 주요 서점들도 리커버 전문 브랜드들을 내놓을 정도인데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리커버 도서에 관심을 가지는 걸까요? 


훑어보기 👀: 마케팅 전략으로 시작된 리커버, 출판계의 트렌드가 되다 

이미지 출처: 민음사 / 예스24

도서 리커버는 ‘표지(cover)’를 바꿔 다시(re) 선보인다’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표지만 바꾸는 걸 넘어,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작가와 관련된 메시지를 담은 게 포인트죠. 리커버라는 용어를 처음 쓴 건 2016년 교보문고였어요.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셰익스피어 4대 비극’ 합본판, ‘제인 에어’ 합본판을 ‘리커버K’라는 시리즈로 출시한 게 시작이었죠. 이후 유명 디자인 브랜드 ‘스티키몬스터랩’과 콜라보한 펭귄 클래식 특별판, 고유번호를 새겨 특별함을 더한 ‘사피엔스’ 특별판 등을 출시했는데요. 작가의 개성을 강조하거나 어울리는 굿즈를 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리커버는 출판업계의 트렌드로 떠올랐어요. 

리커버가 인기를 끄는 건 계속되는 출판계의 불황과 관련 있어요. 서점과 출판사 입장에서는 작가의 유명세나 판매량 등 이미 검증된 책들을 리커버하는 게 안전하거든요. 새로운 독자를 끌어들이기에도 좋고, 기존 독자의 소장 욕구를 자극해 판매량을 올리기도 쉽기 때문.

서점과 출판사들이 리커버에 힘을 준 배경에는 도서정가제도 한몫했어요. 가격 할인율과 포인트 적립률 등이 법적으로 제한되면서, 고객에게 어필할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거든요. 지금은 주요 서점들이 리커버에 특화된 브랜드를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어요. 교보문고의 ‘디 에센셜’ 이외에도 예스24의 ‘예스리커버’, 알라딘의 ‘본투리드 프로젝트’ 등이 유명하죠. 아끼는 책을 소장하거나 선물 용도로 구입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리커버 브랜드들은 지금도 계속 성장 중이에요. 

해외에서도 리커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요. ‘북톡’, ‘북스타그램’처럼 책을 읽은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트렌드의 영향이 컸죠. 젊은 독자들에게 어필해야 하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시작으로 유아용 도서, 고전도 표지를 새롭게 갈아입고 있는데요. 전자책과 오디오북도 이전보다 커버 디자인에 힘을 주는 중이에요. 디지털 도서인 만큼 더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거든요. 


자세히 보기 🔎: 표지뿐만 아니라 내용의 해상도도 높여주는 ‘리마스터’로 나아가길

이런 리커버 트렌드에 대한 비판도 있어요. 판매량을 위한 상술이라는 지적도 있고, 누구나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도서의 공공성과 어긋난다는 의견도 나오죠. 한정판을 이유로 무작위 발송하는 게 고객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고요. 특히 전문가들은 새로운 책이 주목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해요. 

하지만 리커버가 제공하는 가치도 분명히 있어요. 새로운 옷을 입은 고전들은 꾸준히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완독할 의욕을 주기도 해요. ‘꼭 알아야 할 작가의 핵심만을 담는다’는 교보문고 ‘디 에센셜’처럼, 겉모양뿐만 아니라 내용도 업그레이드한 리커버 기획도 등장하고 있고요. 지금 시대에 맞는 번역과 해석이 더해져, 이미 읽은 책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하죠.

결국 단순히 표지 디자인이나 책 띠지만 바꾸는 게 아니라, 좋은 콘텐츠가 더 빛날 수 있는 기획이 함께할 때 진정으로 의미 있는 리커버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명작 고전 영화들의 화질과 음질, 색감 등을 섬세하게 다듬는 리마스터링처럼 말이죠. 이런 리커버들이 꾸준히 계속될 때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책을 접하고, 풍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어질 거예요.

뉴니커는 최근에 마음에 들어 구입했던 리커버 도서가 있나요? 뉴니커가 가장 아끼는 책이 리커버된다면, 어떤 모습이 되면 좋을까요? 책들이 옷을 갈아입는 현상에 대한 뉴니커의 생각이 궁금해요.


[비욘드 트렌드] 에디터의 관점을 담아 지금 우리의 심장을 뛰게하는 트렌드를 소개해요. 나와 가까운 트렌드부터 낯선 분야의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비욘드 트렌드에서 트렌드 너머의 세상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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