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줄 알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이 요즘 다시 뜨는 이유 🍝🍽️

몰락한 줄 알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이 요즘 다시 뜨는 이유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몰락한 줄 알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이 요즘 다시 뜨는 이유 🍝🍽️

고슴이의비트
고슴이의비트
@gosum_beat
읽음 5,581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빕스

트렌드는 정말 빠르게 바뀌잖아요. 한때 엄청 핫했던 게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더 나아가 아예 자취를 감추기도 하니까요. 그런가 하면 이제 한물 간 것처럼 여겨지던 게 갑자기 부활하는 일도 종종 벌어져요. 패밀리레스토랑은 그런 트렌드의 부침을 모두 겪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고요.

패밀리레스토랑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한때 국내 외식 트렌드를 이끌었던 게 바로 패밀리레스토랑인데요. 어느 순간 더 이상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 되면서 잘 나가던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어요. 하지만 뜻밖에도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데요. 오늘은 흥망성쇠를 겪고 다시 돌아오고 있는 패밀리레스토랑 트렌드를 살펴봤어요.


훑어보기 👀: 패밀리레스토랑의 등장과 전성기, 그리고 몰락 🍳

패밀리레스토랑은 스테이크나 파스타 같은 서양 요리를 파는 캐쥬얼한 식당으로, 1980년대 후반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됐어요. 돈가스를 파는 경양식집과 피자·햄버거 레스토랑이 그에 앞서 차례로 들어오며 서양식 식습관이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때였는데요. ‘패밀리레스토랑’이라는 이름처럼 대표적인 가족 외식 장소였어요. 나름 ‘고급진’ 양식 메뉴를 찾는 젊은 층의 필수 데이트 코스로 꼽히기도 했고요.

패밀리레스토랑은 그때만 해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양식 요리를 메인으로 하는 데다, 격식을 차릴 필요 없이 온 가족이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어요. 메인 디쉬와 샐러드바, 다양한 음료로 구성된 메뉴와 넓은 매장, 여유로운 주차 공간, 이국적이면서도 활기찬 분위기가 특징이었고요. 1995년 한 신문 기사는 “넓은 매장과 산뜻한 복장의 종업원들이 눈길을 끈다”거나 “독특한 테마와 색깔, 인테리어로 한껏 외양을 과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당시 막 뜨고 있던 패밀리레스토랑을 소개하기도 했어요.

1990~2000년대는 패밀리레스토랑의 전성기였어요. TGI Fridays(TGIF)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 베니건스, 씨즐러, 마르쉐 같은 외국계 브랜드가 국내에 속속 진출했고, 빕스(VIPS)나 세븐스프링스, 애슐리 같은 국내 브랜드도 등장했던 것. 한때 관련 브랜드가 20여 개에 달하고, 연매출 1000억 원을 찍는 브랜드가 등장했을 정도로 패밀리레스토랑은 당시 국내 외식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했어요.

하지만 2010년대 들어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이 시작돼요. 원인은 여러 가지로가꼽히는데요.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인구구조의 변화예요. 1인가구가 늘면서 최소 3~4명은 가야 다양한 메뉴를 시키며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패밀리레스토랑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거예요. 1인가구 증가와 함께 떠오른 ‘혼밥’ 트렌드는 패밀리레스토랑과 정반대 편에 서 있었던 셈.

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어요.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음식이 들어오고, 그에 맞춰 사람들의 입맛 수준도 올라갔기 때문. 사람들이 천편일률적인 메뉴로 구성된 패밀리레스토랑을 찾는 대신, 개성이 뚜렷한 ‘진짜 맛집’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 거예요.

경기 불황으로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도 몰락을 부추겼어요. 패밀리레스토랑은 메뉴 가격대가 비교적 높은 편이었는데요.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모처럼 ‘기분을 내려고’ 가는 패밀리레스토랑이 직격탄을 맞은 거예요.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칼로리 높은 메뉴 위주인 패밀리레스토랑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는 말도 나오고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패밀리레스토랑은 그렇게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어요. TGIF는 60여 개에 달했던 매장이 지금은 14개로 확 줄었어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110개)를 찍었던 아웃백은 현재 8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요.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아예 철수한 곳도 많아요. 마르쉐(2013), 씨즐러(2013년), 토니로마스(2014년), 베니건스(2016년) 등이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 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 

그런데 10여 년이 지난 지금, 패밀리레스토랑이 부활하고 있다는 말이 나와요. 조금 의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 여기에는 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자세히 보기 🔎: 패밀리레스토랑의 부활에는 이유가 있다 📈

패밀리레스토랑이 다시 뜬다는 얘기가 나온 건 2023~2024년부터예요. 지금까지 살아남은 아웃백과 빕스, 애슐리 등의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 아웃백은 2023년 4500억 원대 매출을 찍으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빕스도 2023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453억 원)을 기록했어요. 애슐리퀸즈는 2024년 매출 4000억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찍었고요.

패밀리레스토랑의 부활 이유로는 뜻밖에도 ‘가성비’가 가장 먼저 꼽혀요.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요즘에는 점심값도 1만 원은 기본이고, 외식으로 기분 한 번 내려면 1인당 3~4만 원은 들잖아요. 그 덕분에 그동안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이 오히려 저렴해 보이게 된 거예요. 패밀리레스토랑에서는 수십 가지의 메뉴와 샐러드, 음료까지 즐길 수 있고, 통신사·카드 할인 등을 받으면 의외로 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 예를 들어 애슐리퀸즈의 평일 점심 뷔페(1만 9900원)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반대로 ‘고급화’ 전략이 통한 사례도 있어요. 스테이크를 주메뉴로 삼는 아웃백이 대표적인데요. 아웃백은 냉동 고기 대신 유통·관리가 까다로운 냉장 고기로 교체하며 음식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어요. 시그니처 스테이크 메뉴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시도했고요. 2016년 아웃백을 인수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는 이런 고급화 전략을 통해 매출·영업이익을 끌어올렸고, 약 5년 만에 인수 가격의 4배 넘는 돈을 받고 치킨 프랜차이즈 bhc에 아웃백을 매각했어요. 아웃백은 bhc 아래에서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고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창립 25주년이던 2022년부터 고급화 전략을 추구했어요. 기존 매장 중 수익이 안 나는 곳은 문을 닫고, 핵심 상권에 위치한 곳은 고급화 매장인 ‘빕스 프리미어’로 리뉴얼한 것. 스테이크 등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는 한편, 이런 특화 매장에서는 샤퀴테리와 와인, 치즈 등을 선보이며 메뉴를 한층 고급화했고요. 그 결과 리뉴얼된 매장들은 실제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패밀리레스토랑이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어필한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혀요. 널찍하고 깨끗한 매장과 다양한 구성의 메뉴 덕분에 가족 외식은 물론 직장인들의 점심 회식, 학생들의 생일파티, 계모임 등 각종 단체 식사 모임 장소로 인기라는 것. ‘노키즈존’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손님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아이들과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패밀리레스토랑들이 교외 매장을 줄이는 대신 쇼핑몰 등 핵심 상권에 매장을 집중하며 접근성도 높아졌고요.

생각해 보면 외식업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가 또 없는 것 같아요. 우리의 입맛도 바뀌고, 사회나 문화도 계속 바뀌니까요. 한때 전국 곳곳에 생겨났던 한식뷔페가 지금은 자취를 감춘 게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앞으로의 외식업 트렌드는 또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져요. 쉴 새 없이 뜨고 지는 수많은 트렌드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걸 경험하게 되겠죠? 패밀리레스토랑처럼 지나간 줄로만 알았던 트렌드가 돌아오는 걸 보면, 삶의 어느 시절을 함께하며 기억 속 한 자락으로 남은 트렌드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비욘드 트렌드] 에디터의 관점을 담아 지금 우리의 심장을 뛰게하는 트렌드를 소개해요. 나와 가까운 트렌드부터 낯선 분야의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비욘드 트렌드에서 트렌드 너머의 세상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매주 금요일 12시 ‘고슴이의 비트’ 레터 받아보기

👇 ‘고슴이의 비트’ 계정 팔로우하고 매일 새로운 콘텐츠 보기
 

방금 읽은 콘텐츠, 유익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