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트 사면 포켓몬 뱃지를 준다고요?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의 모든 것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토스트 사면 포켓몬 뱃지를 준다고요?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의 모든 것 🧸
뉴니커는 캐릭터 굿즈 사 모으는 거 좋아하나요? 저는 ‘포켓몬’ 시리즈와 ‘별의 요정 커비’ 시리즈를 아주 좋아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틈날 때마다 이런저런 굿즈를 사 모으는 게 취미예요. 어느 정도냐면, 누군가 어른이 된 뒤 가장 기쁜 일이 뭐냐고 물으면 ‘부모님 허락 없이 캐릭터 굿즈를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답할 정도로요 💰. 그런데 주위를 보니 저만 이렇게 살고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익숙한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한 캐릭터 굿즈 한두 개쯤 소장하는 건 더 이상 우리 모두에게 그리 낯선 일이 아니게 됐으니까요.
오늘의 비욘드 트렌드는 언젠가부터 우리 주위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트렌드,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마케팅 트렌드에 대해 살펴봤어요.
훑어보기 👀: 귀여운 게 제일 좋아! 달디단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의 맛 🧸
얼마 전 화제가 됐던 ‘이삭토스트 X 포켓몬’ 콜라보 소식 들었나요? 6600원짜리 포켓몬 토스트 세트를 사면 총 18종의 포켓몬 배지를 랜덤으로 증정하는 이벤트였는데, 판매 개시 3일 만에 모든 재고가 소진될 만큼 인기가 많았어요. 이후 SNS에 바이럴되면서 인기가 더 커지자, “굿즈 더 팔아주세요!” 하는 사람이 줄을 이었고요.
식료품 업업계에서 인기 캐릭터들의 콜라보는 일상적인 이벤트로 자리 잡았어요. 몇 달 전에는 투썸플레이스가 추억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와 콜라보 이벤트를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커피나 음료를 구매하면 키링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이벤트였는데, 귀여운 디자인 + 직접 의상을 갈아입힐 수 있는 디테일 때문에 인기가 많았어요. 지난 5월에는 메가커피가 네이버 웹툰 ‘마루는강쥐’와 콜라보를 진행했는데요. 굿즈 출시 9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고, 이벤트 기간 동안 메가커피 앱 신규 가입자가 3배 가까이 느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
뷰티 업계에서도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 아이소이가 지난 8월 인기 캐릭터 ‘망그러진곰(망곰)’과 콜라보해 내놓은 수분 라인은 무신사에 선론칭되자마자 초도물량이 완판됐고, 에이프릴스킨 역시 카카오 ‘춘식이’ 캐릭터와 콜라보해 출시한 ‘춘식이 에디션’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거든요. 아이돌이나 배우를 모델로 쓴다는 뷰티 업계의 기존 공식을 깨고,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 것.
허들 높은 ‘찐팬’들의 영역인 스포츠 업계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에요 ⚾️. 프로야구 구단 두산 베어스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팀 마스코트가 곰이라는 점에 착안해 ‘망곰’ 캐릭터와 함께한 콜라보 굿즈 라인을 선보인 것.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망곰 인형, 키링 굿즈와 한정판 유니폼 등은 SNS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요. 구단 팬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반응이 좋아서, 몇 달 뒤 팝업스토어를 열고 신규 굿즈 라인을 공개하기도 했어요. 일주일간 진행된 팝업스토어의 방문객은 7000명, 매출은 7억 3000만 원이나 됐다고. 롯데 자이언츠 역시 ‘짱구’와 콜라보한 유니폼으로 관심을 받았고요.
‘캐릭터 콜라보 = 마케팅 성공’이라는 공식이 생기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서브컬처 캐릭터들과 콜라보를 하는 기업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요. 이전의 캐릭터 콜라보가 포켓몬, 디즈니, 산리오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게임·웹툰·애니메이션 등 일부 찐 ‘덕후’들을 겨냥한 콜라보 마케팅도 증가하고 있는 것 🎮.
자세히 보기 🔎: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의 명과 암 🪙
국내 캐릭터 IP(Intellectual Property) 산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캐릭터 IP 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약 13조 6000억 원이었는데요. 몇 년 사이 팍팍 성장해서, 2025년에는 약 16조 2000억 원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와요. 여기에는 캐릭터 관련 콘텐츠·상품 구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3500명의 응답자 중 ‘주1회 이상 캐릭터 IP 활용 상품을 구매한다’고 답한 이들이 전체의 약 37%였고, ‘상품 구매 시 캐릭터가 영향을 미친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도 약 65%나 됐다고. 과거에 비해 굉장히 많은 이들이 일상적으로 캐릭터 IP 관련 상품에 관심을 갖고, 실제 구매까지 하고 있는 거예요.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돈을 아끼지 않는 MZ세대 소비자들의 성장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소위 말하는 ‘키덜트(Kids+Adult)’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것. 2014년 5000억 원에 불과했던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6년 1조 원, 2020년 1조 6000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에요. 키덜트 소비자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캐릭터를 무료로 즐기는 것을 넘어서, 관련 상품이나 유료 2차·3차 저작물을 소비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라는 건데요. 시간이 지나 이들이 핵심 소비 세대로 떠오르면서, 캐릭터 콜라보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거라고 📈.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이 유행하는 데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예전에는 유명 배우나 아이돌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잖아요. 브랜드의 이미지와 잘 맞는 연예인을 선정해서 예쁘게 꾸며 사진을 찍고, 그 이미지를 활용해서 제품 패키지나 굿즈 등을 만드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던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에 확실한 강점이 있다고 말해요. 연예인은 팬덤이 한정되어 있는 반면, ‘포켓몬’·‘짱구는못말려’ 같은 인기 캐릭터는 팬층이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소비 연령대도 골고루 퍼져 있어 대중에게 어필하기 더 유리하다는 거예요.
유명 캐릭터의 인지도를 통해 안정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개별 브랜드가 각각의 캐릭터를 만들고 홍보하려면 큰 예산이 들지만, 이미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와 콜라보를 하면 그런 부담이 없다는 것. 캐릭터 IP의 경우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처럼 예기치 못했던 사생활 이슈, 범죄 등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낮고요 👤.
물론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이 만능인 건 아니에요. 인지도 높고 충분히 검증된 캐릭터 IP는 한정되어 있는 반면, 콜라보를 하고 싶어 하는 브랜드는 많다 보니 비슷비슷한 컨셉과 디자인의 콜라보 이벤트가 지나치게 많아진 거예요. 똑같은 캐릭터가 이번 달에는 A 브랜드와, 다음 달에는 B 브랜드와 콜라보해서 굿즈가 나오다 보니 캐릭터 IP의 희소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고요.
캐릭터 콜라보 때문에 늘어난 마케팅 비용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된다는 비판도 있어요. 콜라보 마케팅을 하다 보면 로열티 비용도 올라가게 되는데, 그러면 제품 가격이 원래보다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는 회사 측에는 더 좋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예산이 줄어드는 결과를, 소비자에게는 원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야 하는 결과를 불러오고요 💸.
전문가들은 “새로운 방식의 캐릭터 콜라보가 필요해!” 조언해요. 단순히 캐릭터가 이미 갖고 있는 인지도에 기대는 게 아니라,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와 캐릭터 간의 관계성을 새로 만들거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스토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소비자들이 캐릭터 콜라보 마케팅에 느끼는 피로감도 줄일 수 있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협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거라는 것.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제 책상 위에는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포켓몬과 콜라보한 ‘잠만보 키링’이 놓여 있어요. (이렇게 생겼답니다. 제법 귀엽죠? ✌️) 처음 글을 시작할 때만 해도 마냥 ‘귀엽다, 히히’ 하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글을 끝마치면서 다시 들여다보자니 여러 새로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캐릭터 IP들이 더 널리, 더 다채로운 방식으로 활용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캐릭터 IP를 활용하는 마케팅 방식도 다양화되면 좋을 것 같아요. 캐릭터들이 더 오래,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행복을 돌려줄 수 있으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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