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엑스(X)를 탈출해 블루스카이로 옮겨가는 이유 🦋

사람들이 엑스(X)를 탈출해 블루스카이로 옮겨가는 이유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사람들이 엑스(X)를 탈출해 블루스카이로 옮겨가는 이유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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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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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Unsplash

혹시 엑스(X·옛 트위터)를 쓴다면, 요즘 부쩍 눈에 띄는 트렌드가 하나 있었을 거예요. “블루스카이로 옮깁니다. 제 계정은 @xxxx.bsky.social이에요.” 하는 사람이 확 늘어난 건데요. 해외 축구를 좋아하는 제 타임라인에도 팔로우하던 축구 기자나 블로거들이 블루스카이로 옮기겠다고 ‘선언’하는 트윗이 계속 뜨더라고요.

엑스를 떠나는 사람이 확 늘자 이런 현상을 빗댄 ‘엑소더스(X-odus)’나 ‘엑시트(X-it)’ 같은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어요. 저도 궁금해서 블루스카이를 며칠째 써보는 중인데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게요.


훑어보기 👀: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블루스카이로 떠납니다~ 👋

블루스카이는 엑스와 비슷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에요. 거의 모든 기능이 똑같고, 사용자 경험도 엑스와 흡사한데요. 엑스가 트위터였던 시절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이끈 사내 프로젝트로 시작했고, 2021년 독립된 회사로 출발했어요. 한동안은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로 운영돼 초대장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었는데, 2024년 2월부터는 초대장 없이도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문을 활짝 열었고요.

‘블루스카이가 그렇게나 핫하다고?’ 생각했다면, 몇 가지 수치를 소개할게요. 블루스카이의 가입자 수는 지난 20일 20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25일 기준) 2200만 명을 넘어섰어요. 지난달 말 1300만 명 수준이었는데, 이번 달 들어 빠르게 가입자 수가 늘고 있는 거예요. 미국에서는 앱 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1위를 찍기도 했는데요. 한꺼번에 사용자가 너무 많이 몰리는 바람에 블루스카이 서버가 한때 먹통이 되기도 했다고.

반면 엑스 계정을 비활성화하는 사람은 확 늘었어요. 웹사이트 분석 업체 ‘시밀러웹(Similarweb)’ 자료에 따르면, 미국 대선 바로 다음 날 웹에서 엑스 계정을 비활성화한 사용자가 미국에서만 12만 명에 달했어요. 모바일 앱에서 비활성화한 사용자는 빠진 수치라, 실제 비활성화 사용자는 훨씬 많을 거라고.

주요 공식 계정의 ‘엑소더스’도 이어지고 있어요. 그린피스 프랑스지부가 엑스에서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영국 언론 가디언도 더 이상 엑스에 게시물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스페인 언론 라방가르디아도 엑스를 떠나기로 했고요.

최근 사람들이 엑스를 떠나 블루스카이로 옮겨간 결정적 계기는 미국 대선이에요. 2년 전 트위터를 인수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적극적으로 돕자 “불편해서 더 이상 여기에 못 있겠어!” 하며 엑스를 떠나기로 결심한 사람이 늘어난 거예요. 그런 이들 사이에서 블루스카이가 대안으로 떠올랐고요.

사실 머스크의 인수 이후 “엑스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어!” 하는 불만은 꾸준히 나왔어요. 엑스의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계속 있었고요. 하지만 최근의 ‘블루스카이 이주 열풍’은 예전과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 나와요. 소셜미디어 생태계 전체에 큰 변화가 불어닥칠 거라는 얘기도 있고요.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자세히 보기 🔎: 블루스카이는 엑스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블루스카이 가입자가 확 늘어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지난 9월, 브라질에서 법원 결정에 따라 엑스의 접속이 차단되자 블루스카이 가입자가 300만 명 늘어난 일이 있었어요. 차단(block)한 사용자도 내가 올린 글을 볼 수 있게 엑스의 정책이 바뀐 뒤에는 이틀 만에 블루스카이 신규 가입자가 120만 명을 찍었고요. 엑스가 사용자의 게시물을 인공지능(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사용자가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쪽으로 약관을 개정하자 이에 반발한 사용자들이 대거 엑스를 떠나기도 했어요. 그보다 앞선 작년에는 ‘인증 마크 유료화’, ‘게시물 열람 수 제한’, ‘API 유료화’ 등 엑스의 정책이 바뀔 때마다 이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고요.

엑스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진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많은 게 달라졌거든요. 머스크는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는 업무를 맡았던 직원을 대거 해고했고, 유해 계정으로 분류돼 차단됐던 계정을 복구시켰어요. 여기에는 트럼프의 계정도 포함되어 있었고요. 모두 ‘표현의 자유’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머스크의 생각 때문이었는데요. 이후 엑스에서 혐오·폭력 발언이 급증했다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어요.

최근 나온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머스크 본인의 게시물뿐 아니라 보수 성향 사용자의 게시물이 더 잘 노출되도록 알고리즘이 바뀐 걸로 보인다는 얘기도 있어요. “엑스가 ‘트루스소셜(Truth Social·트럼프가 엑스 계정 정지 후 만든 소셜미디어) 프리미엄’이 된 거나 다름없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하지만 엑스의 대안이 꼭 블루스카이여야 할 이유는 없을 거예요.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스레드’도 있고, 한때 블루스카이와 함께 엑스의 대안으로 거론됐던 ‘마스토돈’도 있으니까요. 왜 블루스카이가 ‘엑스 난민’들의 선택지로 떠오르게 된 걸까요?

이미지 출처: Bluesky

여기에는 블루스카이가 “우리는 엑스와 달라!” 하며 내세우고 있는 몇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와요. 첫 번째는 ‘유해 콘텐츠 차단’ 기능이에요. 블루스카이에는 사용자가 유해 콘텐츠를 직접 걸러낼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기능이 있어요. 예를 들면 포스트에 달린 불쾌한 답글이 다른 사용자에게 뜨지 않도록 숨길 수 있고, 내 포스트를 인용한 게시물에서 내 포스트가 안 보이도록 해 ‘불링’을 차단할 수도 있는 것. 

두 번째는 ‘알고리즘’이에요. 엑스나 스레드는 알고리즘 기반 추천 피드가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데요. 블루스카이에서는 내가 팔로우한 계정의 포스트만 골라 시간순으로 보는 옵션을 기본으로 설정할 수 있어요. 알고리즘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에게는 꽤 매력적인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것.

세 번째로,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는 블루스카이가 ‘탈중앙화 소셜미디어’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어요. 잭 도시는 “거대한 네트워크가 된 소셜미디어를 한 회사가 소유하는 건 위험해!” 하며 블루스카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소셜미디어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커졌는데 한 기업이 사용자의 데이터, 알고리즘 등을 전부 좌지우지하면 안 된다는 것. 이에 블루스카이는 ‘오픈소스 네트워크’를 염두에 두고 ‘AT 프로토콜’을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그 덕분에 외부 개발자가 이 프로토콜을 활용해 다른 소셜미디어 앱을 만들면 블루스카이를 쓰던 사람은 팔로잉·팔로워·포스트 등 모든 데이터를 고스란히 새 앱으로 옮길 수 있어요. 블루스카이는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기업이 짠 알고리즘을 모든 사용자가 선택권 없이 똑같이 쓰는 게 아니라, 여러 개발자들이 만든 다양한 알고리즘을 사용자가 골라서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는 다른 사용자가 짠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커스텀 피드’ 기능으로 구현되고 있어요.

트위터 사내 프로젝트 시절, 블루스카이의 내부 프리젠테이션 자료. 이미지 출처: Bluesky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워요. 사실 엑스는 트위터였던 시절에도 꽤 자주 혼란스럽고 불편하고 불쾌한 공간이었어요. 트롤링과 불링이 끊이지 않았고, 굳이 상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불쑥 말을 걸어오는 일도 적지 않았으니까요. 낯선 사람과 만나 의미있는 소통을 하는 경험은 점점 줄었고, 자극적인 게시물이 훨씬 더 많은 반응을 이끌어내고요.

며칠 써보니 블루스카이는 아직 덜 북적대고, 조금은 더 평화로운 느낌이에요. 트위터가 처음 생겼을 때의 느낌도 있고요. 트위터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만 해도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연결되고 소통하는 디지털 공론장이 생긴 거야!” 하는 기대 섞인 반응들이 많았어요. 트위터가 정치 참여를 이끌고, ‘집단지성’을 통해 민주주의에 기여할 거라는 얘기도 있었고요.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꼭 그런 방향으로 발전한 건 아니었어요. 지금은 오히려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니까요.

블루스카이가 정말 엑스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거예요. 사용자 수로 따지면 아직 엑스와는 격차가 크고, 스레드도 ‘커스텀 피드’나 ‘추천’ 탭 개선 등을 도입하며 블루스카이를 견제하고 나섰기 때문. 무엇보다 내가 보고 싶은 계정이 더 많아져야 블루스카이가 심심하지 않은 공간이 될 테고요.

생각해보면 그동안 다양한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고 또 변화해왔어요. 유튜브가 지금처럼 남녀노소 온 국민의 필수 앱이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고, 한때 엄청난 인기를 끌던 페이스북이 어느 순간 핫하지 않게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하나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대중적(mass) 소셜미디어’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말도 나와요. 부침은 있었지만 오랫동안 꿋꿋하게 살아남았던 엑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블루스카이는 ‘다른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봐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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