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쓰는 회사보다, 더 걸러야 할 회사
작성자 공여사들
일하는 방식 인사이트
카톡 쓰는 회사보다, 더 걸러야 할 회사
"김대리, 지난주에 부탁드린 일 어디까지 됐어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지난주에 카톡으로 말했잖아요. 아, 슬랙이었나…?"
작은 팀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대화, 하루에도 여러 번 오갑니다. 누군가는 분명 ‘지시했다’고 기억하는데, 받은 사람은 기억이 흐릿하고, 결국 모두가 단톡방을 스크롤 올리며 “내가 뭐라고 썼더라…”를 찾게 되죠.
그런데 문제는 카톡이 아닙니다. ‘카톡으로 지시하는 구조’가 문제예요.
사람 수가 적을수록 말로, 혹은 메신저로 일을 많이 부탁합니다. 빠르고 편하니까요. 하지만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구멍이 있습니다. 기록이 흐트러지고, 업무가 쉽게 빠지고, “누가 책임질지”가 모호해진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누군가는 늘 이렇게 묻고 다닙니다. “이거 처리됐죠?”, “이건 누가 맡은 거였죠?”
업무용 카톡방을 따로 파거나, 개인 카톡과 일을 나눠 쓰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채널을 나눈다고 해서 구조가 달라지진 않습니다.
여기서는 왜 ‘메신저 기반 지시’만으로는 팀이 버티기 어렵고, 공여사들이 1인 작업에서 6인 팀으로 확장하면서 만든 업무요청 시스템이 그 빈틈을 어떻게 메우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매일 카톡방과 슬랙 채널을 뒤지며 “누가 뭐 하기로 했는지” 회수하느라 시간을 쓰고 있다면, 이 글이 ‘작은 팀에 맞는 업무요청/지시 구조’를 다시 짜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요즘 조직에서 가장 자주 검색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사내 메신저 추천’입니다. 하지만 어떤 메신저를 쓰느냐보다 먼저 정리해야 할 건, 메신저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일입니다.
메신저로 업무를 지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문제 1. 알림이 지나가면, 일도 같이 사라진다

카톡이나 슬랙으로 일을 부탁하면 처음에는 알림이 뜹니다. 하지만 다른 대화가 쌓이면서 그 메시지는 금세 위로 밀립니다.
“뭔가 부탁받았던 것 같은데…”라는 느낌은 남는데, 정확히 무슨 내용이었는지 확인하려면 한참을 스크롤해야 하죠. 더 큰 문제는 그 사이에 알림을 못 봤거나, 읽고 그냥 흘려버렸을 때입니다. 메신저는 ‘완료 처리’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업무인지, 참고용 말인지조차 애매할 때가 많아요.
메신저는 원래 ‘대화’ 도구입니다. 그 안에 ‘할 일’을 섞어 관리하려고 하면, 구조적으로 한계가 생깁니다. 소통과 업무관리를 한 화면 안에 섞어버린 셈이니까요.
문제 2. “누가 할 일인지”부터 헷갈리기 시작한다
“김 대리님, 박 과장님, 이거 좀 부탁드려요.”
하나의 일을 두 사람 이상에게 동시에 던지면 어떻게 될까요? 둘 중 책임감이 더 강한 사람이 먼저 집어갈까요? 실제로는 전혀 다르게 돌아갑니다. 둘 다 “저 사람이 하겠지” 하고 넘기거나, 둘 다 비슷한 일을 중복해서 처리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실제 B2B 고객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요청 중 하나가 “업무요청 수신자를 여러 명 선택할 순 없나요?”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한 번에 뿌리면 편해 보이지만, 운영해보면 거의 항상 반대로 작동합니다.
수신자가 2명 이상이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서로 “그쪽이 맡은 줄 알았다”고 말하게 됩니다.
누가 실제로 진행 중인지 확인하려면, 결국 한 명씩 다시 물어봐야 합니다.
같은 내용을 여러 사람이 중복으로 처리하다가 리소스를 낭비하기도 합니다.
규모 있는 조직일수록, 체계가 잡힌 팀일수록 모든 일에는 ‘담당자 1명’이 분명하게 붙습니다. 그래야 누락이 줄고, 진행 상태를 확인하기도 쉽습니다. 대기업에서 쓰는 Task 시스템이 괜히 그렇게 설계된 게 아니죠.
문제 3. 기록이 흩어져서, 같은 설명을 계속 반복하게 된다
누군가 퇴사하거나 장기 휴가를 가면, 작은 팀에서는 그 사람이 하던 일의 맥락이 대부분 머릿속에만 남아 있습니다. 인수인계 문서를 써보려 해도, 실제 업무 중에 오간 대화, 중간에 바뀐 방향, 예외 케이스들은 카톡 대화방 어딘가에 섞여 사라져 있죠.
새로운 인원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 처음부터 설명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건 저한테 물어보시면 되고요”, “그 파일은 여기 있어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건, 중요한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사람의 시간 쓰임새로는 맞지 않습니다.
실제 고객 후기 :

기억에 의존하는 조직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립니다.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의 머릿속에 일의 흐름이 모두 들어 있으면, 그 회사는 자연스럽게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흘러갑니다. 메신저 종류를 슬랙·잔디·팀즈로 바꿔도, 기본 구조가 같다면 업무 누락 문제는 계속 반복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카톡’이 아니라 ‘업무가 흘러가는 구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업무요청 시스템’은 무엇이 다른가요?
공여사들의 시스템을 처음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노션 메신저처럼 쓰는 거예요?” 하지만 이 시스템은 메신저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메신저가 못 하는 영역을 맡는 역할입니다.
제대로 된 업무 지시·관리 시스템이라면 최소한 이 세 가지는 충족해야 합니다. 공여사들의 업무요청 기능도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설계했습니다.
조건 1. 모든 일은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
구두로 말하거나, 메신저로 툭 던진 일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찾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에 등록된 업무는 검색이 되고, 상태가 남고, 나중에 다시 꺼내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어떤 일을 누구에게 언제 요청했고, 어떻게 처리됐는지 이력이 남습니다. 새로 합류한 구성원도 이전 흐름을 시스템 안에서 그대로 따라가며 파악할 수 있습니다.

조건 2. ‘담당자 1명’이 분명해야 한다
수신자는 반드시 1명이어야 합니다. 여러 명에게 한 번에 던지는 순간, 책임은 흐려집니다.
정말 여러 사람이 나눠서 해야 하는 일이라면, 애초에 요청을 나누는 편이 맞습니다.
(X) “김 대리, 박 과장님, 고객 리서치 50건 해주세요”
(O) “김 대리님: 1~25번 고객 리서치”, “박 과장님: 26~50번 고객 리서치 해주세요”
이렇게 쪼개두면 누가 어디까지 했는지 명확해집니다. 특정 구간이 늦어질 때도 바로 보이고요. “누가 했어야 했는지”를 두고 책임을 오가는 일도 줄어듭니다.
조건 3. 완료되기 전에는, 절대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메신저의 메시지는 새 대화에 밀리면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눈에서 사라지면, 머릿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지워지죠. 하지만 업무요청은 담당자가 ‘완료’로 처리하기 전까지 리스트에서 내려가지 않습니다. 완료될 때까지 계속 따라붙는 구조입니다.
업무요청의 기본 흐름은 이렇게 구성됩니다.
내 업무: 요청을 작성·정리하는 단계
회신대기: 상대에게 요청을 보냈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은 단계
회신완료: 수신자가 일을 완료하고 답변을 남긴 단계
완료: 요청자가 결과를 확인하고 최종 완료로 닫은 단계
각 단계마다 자동 알림이 나가고, 마지막 ‘완료’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목록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이 세 조건이 갖춰지면, 업무는 더 이상 카톡방 대화 속으로 희미하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스템 안에서 ‘흐름’을 가진 단위로 관리됩니다.
결국, ‘대표의 하루’가 바뀝니다
업무요청 시스템으로 일을 옮기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건 직원들이 아니라, 업무를 조율하는 사람의 하루입니다.
“이거 했어요?”, “누가 맡기로 했었죠?”, “카톡에 뭐라고 남겼었지?” 같은 말이 줄어듭니다. 단톡방을 뒤지느라 시간을 쓰지 않아도, 책상 사이를 돌며 “그 일 어디까지 됐어?”를 물어보지 않아도 됩니다. 시스템 안에서 누가, 어떤 일을, 언제까지, 어떤 상태로 진행 중인지 한 화면에 뜨기 때문입니다. 업무가 누락되기 어려운 구조가 되면서, 책임 소재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일정을 정리하고 사람을 붙이는 사람은 시스템을 보고 판단하고, 거기에서 지시를 내리면 됩니다.
그러면 정작 중요한 사람은, 그 시간에 매출, 고객, 우선순위 같은 본인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회사가 시스템으로 굴러간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 먼저 정리해볼게요
10인 미만 팀에서 특히 자주 나오는 질문들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Q. “겨우 3명인데, 이런 시스템까지 써야 하나요?”
도입 전 단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저희의 대답은 늘 같습니다.
“작은 팀일수록 시스템을 먼저 갖추는 게 좋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인원이 많은 조직은 누군가 빠져도 다른 사람이 메워줄 여지가 있습니다. 예산과 시간 여유도 상대적으로 있죠. 하지만 작은 팀은 다릅니다. 사람이 부족하고, 중요한 노하우는 특정 개인에게 몰립니다. 일을 굴리고 정리해야 하는 사람의 시간이 가장 비싼데, 그 사람이 실무와 교육까지 모두 챙기고 있다면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시스템은 사치가 아니라, 작은 팀이 버티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가깝습니다.
Q. “업무요청으로 어디까지 커버할 수 있나요?”
많은 팀이 하나의 ‘사내 소통 툴’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보려 합니다. 하지만 소통의 목적이 모두 다른데 같은 도구에 섞어버리면, 정보는 금방 섞이고 흐려집니다.
지시는 상황에 따라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작은 팀일수록 모든 상황을 메신저 하나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긴급 알림도, 중요한 업무 지시도, 단순 공지도 카톡이나 슬랙에 함께 쌓이죠. 공여사들의 노션 기반 표준 시스템에는 업무요청 외에도 공지사항, 프로젝트 관리 기능이 따로 있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목적이 확실히 다릅니다.
아래처럼 역할을 나눠 쓰면 정보가 덜 섞이고, 각 목적에 맞게 전달됩니다.
1) 업무요청: 해야 할 일, 1명 지정, 마감 필수
목적: 특정인이 특정 날짜까지 해야 하는 구체적 업무
특징: 담당자 1명, 마감일 필수, 완료 처리 필수
예시: “김 대리님, 12/25까지 A사 제안서 초안 작성 부탁드려요.”
2) 공지사항: 알아야 할 정보, 여러 명 대상, 마감 없음
목적: 팀·조직 전체가 알아야 할 공통 정보 전달
특징: 여러 명에게 동시에 보냄, 확인 여부 체크, 마감 없음
예시: “12월 워크숍 일정 안내”, “복지 제도 변경 사항 공유드립니다.”
3) 프로젝트 관리: 전체 상황 파악, 마일스톤 중심, 하위 태스크 포함
목적: 프로젝트 전체 흐름과 이슈를 한눈에 보는 것
특징: 프로젝트 매니저가 전체를 관리, 하위 태스크 다수, 진행 내역 축적
예시: “2026년 신제품 출시 프로젝트” (기획, 디자인, 개발, 마케팅 등 세부 작업 포함)

‘빈틈없이 소통한다’는 건 어떤 상태일까요?
업무요청, 공지사항, 프로젝트 관리만 구분해도 구조는 많이 나아집니다. 하지만 막상 일하다 보면 “그래도 뭔가 부족한데…”라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여사들이 실제로 어떻게 소통 구조를 보완하고 있는지, 노션 시스템 안에서 쓰는 몇 가지 도구를 이어서 소개합니다.
댓글: 가볍고 빠른 피드백용
특정 페이지나 문서에 대해 짧게 의견을 남기고 싶을 때는 댓글이 제일 효율적입니다. 멘션(@+이름)을 쓰면 상대에게 바로 알림이 갑니다. “여기 한 번만 확인 부탁드려요”, “이 부분 오타 있어요”처럼 가벼운 피드백은 댓글에 남기는 게 가장 깔끔합니다.
수신함: 놓친 소통을 한 번에 회수하는 창구
공여사들 시스템에는 기본적으로 ‘수신함’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멘션된 댓글과 본인이 받은 업무요청이 함께 모입니다. 하루에 2~3번, 예를 들어 출근 직후, 점심 이후, 퇴근 전 등 루틴 시간을 정해 수신함을 확인하는 규칙을 조직 차원에서 정해두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채널이 여러 개여도, 중요한 요청과 코멘트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서 ‘놓친 소통’을 훨씬 빠르게 회수할 수 있습니다.

업무요청: 매일 한 번은 체크하는 문화 만들기
업무요청은 메신저처럼 ‘실시간 대응’이 전제가 아닙니다. 다만 하루에 최소 한 번은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지시하는 쪽에서도, 받는 쪽에서도 언제 넣어도 부담이 적고, 완료 처리 전까지 항목이 남아 있기 때문에 ‘누락’이 줄어듭니다.
결론: 카톡 쓰는 회사가 문제는 아닙니다
카톡은 나쁜 도구가 아닙니다. 메신저는 여전히 빠른 소통과 긴급 상황 대응에 아주 뛰어난 도구입니다. 문제는 그 도구로 업무 관리까지 해결하려 할 때 생깁니다.
카톡/슬랙: 빠른 소통, 즉각 확인이 필요한 상황, 짧은 질문과 답변
업무요청 시스템: 해야 할 일 등록, 담당자 지정, 마감 관리, 진행·완료 추적
이 둘의 역할을 명확히 나누는 순간, 업무 누락이 줄어들고, 일을 챙기는 사람도 일일이 따라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반대로, 일을 받는 입장에서도 “그런 말 하신 적 없는데요?”라는 말을 하기 어려운 구조가 됩니다. 기록과 책임이 이미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카톡 쓰는 회사는 걸러라”라는 말이 돌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 말을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카톡을 쓰는 회사가 문제가 아니라, 카톡 ‘만’으로 일을 굴리는 구조가 문제입니다. 업무요청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고, 실제로 일하는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웨비나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업무 누락 때문에 메신저를 뒤지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면, 그리고 누군가의 기억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불안하다면, 한 번은 시스템 관점에서 일의 흐름을 점검해보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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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로 지시할수록 ‘지시한 사람이 하루 종일 따라다녀야 하는 구조’가 어떻게 생기는지, 실제 사례로 풀어낸 글입니다. 시간이 항상 부족한 리더일수록 시스템이 왜 먼저여야 하는지 이어서 확인해보세요.
연락은 메신저로, 프로젝트는 노션으로 관리하는데도 일이 자꾸 새어 나간다면, 구조 어딘가가 어긋난 걸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다음 글에서 더 깊게 다룹니다.
© 공여사들. ‘일의 구조’를 만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