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로 사람 뽑는 유치한 회사
작성자 공여사들
소처럼 일해서 소타트업
MBTI로 사람 뽑는 유치한 회사

성격검사로 사람을 뽑는 건 유치하다고요?
저도 그렇게 믿었어요.그런데 우리 팀은 MBTI를 통해 ‘왜 이 팀이 굴러가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었죠.
단 하나의 도구가 팀워크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끝까지 읽으면, 여러분도 작지만 결정적인 변화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어요.
대체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일하면서 이런 생각 많이 하실 것 같아요. 가까운 가족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이제 막 알게 된 회사 사람은 더 그렇죠. 담배피는 사람들은 담타(담배타임), 술 마시는 사람끼린 회식도 있고 한데 요즘은 이마저도 잘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소처럼 일하는 소타트업이 찾은 도구는 'MBTI'예요.
<성향이 반대인 사람과 연애하는 법>이 궁금하듯이 저희는 <저런 사람과 일하는 법>이 궁금했어요. 평소 같았으면 털끝만큼도 이해해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우리가 회사에서 '일'이란 걸 하면서 붙어있는 시간이 가족보다도 훨씬 기니까요.
그런데 이 MBTI, 과연 회사일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저'를 채용한 이유가 고작 MBTI 때문이라고요?😨
얼마 전 MBTI 전문 강사님을 모셔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MBTI의 재미난 요소를 담으려고 했죠. 그런데 이거 하나 쓰겠다고 공여사(대표)님에게 몇 번을 빠꾸먹었는지 몰라요.
J가 어쩌고, T가 어쩌고, 너무 MBTI에 과몰입 하다 보니 이게 회사 일이랑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잘 못 담아냈거든요.
세 번째 빠꾸 먹은 날, 공여사님이 그러더라구요.
바빠죽겠는 와중에 MBTI 워크숍, 왜 했는데요?
제가 김주임님을 왜 뽑았는데요?
그러게요. 왜 저희는 MBTI 워크숍을 진행했을까요..?
그리고 공여사님은 저를 왜 뽑았을까요..?
사업은 사람이 '전부'라던데..
책 「원칙」을 쓰고, 200조 가량의 자산을 운용하는 '레이 달리오'의 회사에는 '야구카드'라는 시스템이 있다고 해요.
마치 카드게임의 <등급, 공격력, 방어력, 특수능력> 처럼 사람에 대한 특징과 장단점 등을 적어 공유하는 시스템이죠. 언뜻 들으면 마냥 피곤한 일인데요. 그럼에도 확실한 장점이 있어 보입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
'서로를 아는 것'은 중요해요. 업무뿐만 아니라 친분을 쌓는 과정에서도 필요하죠. 왜 누구는 맨날 덜렁거리는지, 누구는 저렇게까지 깐깐하고 예민한지 등 그 사람의 성격만 잘 파악해도 내가 못하는 지점을 그에게 의지하고 맡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요.
그런데 업무적으로 잠깐 잠깐 마주치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을 금세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눈에 보이는 속성이 아니기 때문이죠.
아하, 이제 왜 MBTI 워크숍을 했는지 알 것 같아요.
매일 일에만 갇혀있는 팀원들을 위해 서로를 이해할 시간을 준 거죠.
그리고, 공여사님이 왜 저를 뽑았는지도 알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것저것 많이 빠르게 습득해 나열하는 걸 좋아해요. 글도 그렇게 쓰기 시작했죠. 공여사님은 실행 가능한, 당장의 방안을 좋아해요. 제가 가져간 수많은 아이디어에 대해 빠르게 논의하고, 공여사님이 주도해서 이것저것 잘라냅니다.
공여사님은 아마 6개월 전부터 제 장점이 본인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돌파구라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환장? 아니, 환상의 조합이죠.😅
눈치채셨겠지만 덜렁거리는 사람이 사실 저예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제가 어질러놓은 걸,
공여사님이 정리하고 다듬고 체계화하는 게 둘만의 일하는 방식이 되었더라고요.
하다 못해 소타트업이 쓰는 노션 시스템도, 제가 마루타(?)가 되어 가장 먼저 사용해보고 있어요.
공여사님이 기대한 만큼 마케터로서 이것저것 학습하고 보고듣고 노션에다 때려박고,
누구보다 가장 어지르면서(?) 사용 중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이런 사용 패턴이 대중적일 수 있으니 제가 테스터로 딱이라는 거죠.
제가 쓸 정도면, 저희가 만든 시스템이 누구나 쓸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거라나?..🤣
MBTI는 그저 유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성격검사는 유치하다 못해 사람을 프레임에 가두고 보게 하는 '나쁜' 도구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워크숍을 마치고 보니, 일에 치이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우리 소타트업에게 MBTI는 서로를 이해하게 돕는 '소중한' 도구였어요.
'다름'이 충돌의 원인이 아니라, 퍼즐조각처럼 서로를 보완해주는 거죠.
뉴니커 여러분은 가장 가까운 동료의 MBTI를 알고 있나요?
저처럼 MBTI를 계기로 동료를 더 이해하게 된 적은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그럼, 저 김주임은 다음 소타트업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