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3개월 만에 매출 2배, 제 덕인 줄 알았습니다..
작성자 공여사들
소처럼 일해서 소타트업
입사 3개월 만에 매출 2배, 제 덕인 줄 알았습니다..

입사 3개월 만에 매출이 2배가 됐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 덕인 줄 알았어요.성과가 눈에 보이니까, 회의 때 이름이 자주 불리니까,
괜히 으쓱했죠.“이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거 아냐?” 싶기도 했고요.근데, 그 자만이 오래 가진 않았어요.
어느 날 불쑥 찾아온 한 가지 경험 때문에요.저 혼자 잘해서는 절대 만들 수 없던 결과였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습니다.
안녕하세요, 뉴닉 여러분! '공여사들'의 마케터 김주임입니다.
지난 4월의 끝자락, 팀 '공여사들'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공여사님(대표)이 대뜸 팀원들 다 모아놓고 말랑말랑 OJT라는 것을 하자는 게 아니겠어요?
OJT면 OJT지, 웬 말랑말랑 OJT???😳
각자가 하는 일을 서로에게 소개하는 시간이라는데, 당장 내일부터 30분씩 발표하라고 하니 부리나케 준비하느라 아주 진땀을 뺐습니다.
이름은 말랑말랑 하지만, 실체는 전혀 말랑하지 않았던. 그래서 좋았던. 저희 팀의 말랑말랑 OJT 후기를 공유합니다.
(*OJT는 On the Job Training의 약자로, 실제 업무를 수행하면서 배우는 교육을 의미하는데요, 극효율을 추구하는 공여사답게, 하루 종일 옆에서 일하면서 배우는 대신 '탑다운'으로 서로 강의해주기로 했습니다😂)
일대일 면담☠️
시작은 공여사님과 일대일 면담이었습니다. 이번엔 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HR타임이라고, 일대일 면담을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김주임님, 잠깐 나 좀 봐요"
음.. 어차피 맨날 보는 사인데, 굳이?🤔
싶으면서도, 대표와의 일대일 면담이라니 괜히 떨리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는 큰 기대는 없었어요. 팀 ‘공여사들’에 입사하고 매일 같이 야근하면서 공여사님과 이야기할 시간이 많았거든요. 개인적인 이야기나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도 가끔 했죠.
그런데 대표님과 둘이서 하는 HR타임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HR타임은 온전히 저를 위한 시간이었거든요. 제가 회사에 바라는 점, 힘들었던 점, 하고 싶은 일, 하기 싫었던 일 등 업무 중에는 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꺼낼 수 있었어요.
물론 제가 '회사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하자, 공여사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회사가 저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긴 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공여사가 대기업 재직시절 겪었다는 HR타임을 저희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겪고 나니, 대기업이 괜히 대기업이 아니구나 싶었어요.
이 'HR타임'이라는 일대일 면담, 꽤 괜찮은 시스템 같더라고요. 적어도 구성원 입장에서는요.
갑자기 이제와서 OJT요..?🙄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어요. 공여사님이 가끔 폭주기관차 같을 때가 있는데, 이번이 딱 그랬습니다.
HR타임을 마치자마자 바빠죽겠다던 공여사님은 팀원 한 명 한 명으로부터 들은 소스를 가지고 문제해결 모드에 돌입했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문제였는데요.
"팀원들이 각각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여기에 꽂힌 공여사님은 지금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며, 급하게 "말랑말랑 OJT"라는 새 시스템(?)을 들고 왔어요. 각자가 하는 일을 정리해 동료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였죠.
평소에도 워낙 날것 그대로 소통하는 분위기다 보니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했지만, 당장 내일부터 발표라니, 눈앞이 캄캄해졌어요.

아.. 그래서 그랬구나😏
공여사님은 다 이유가 있는 사람이에요. 종종 무서울 정도로 그래요. 공여사가 하루만에 발표준비를 하라고 했다면, 거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너무 짧은 시간에 무언가를 하라고 했다면, "시간을 들이지 말고 준비하라"는 깊은 뜻이 있는 거겠죠. 🧐 (팀 '공여사들' 합류 6개월 짬바로 말하자면, 이때 정말 힘빼고 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ㅎㅎ)
그렇게 빨리, 대충, 그러나 충분히 실속있게 준비한 말랑말랑 OJT.
이번에도 큰 기대가 없었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솔직히 저는 이 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 사람은 이런 일 하겠지’ 얼핏 상상은 했지만 자세히 뜯어본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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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팀 서프로가 단순한 기술 CS를 넘어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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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팀 달피디가 1분짜리 영상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소스를 수집하고, 장면 하나하나 연출하기 위해 얼마나 고심하고 애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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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지원팀 오대리가 대표님을 비롯해 팀 ‘공여사들’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 우리 몰래 얼마나 많은 일을 몰래 꼼꼼히 챙기고 있는지.
저는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솔직히 부끄럽기도 했어요. 매출 성장은 나 혼자 만들어낸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 성과를 위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이렇게나 묵묵히 일하고 있는 줄은 몰랐어요.
팀원들이 저에게 요구하는 협업도 귀찮아서 요청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할 일은 따로 있고 그것만큼은 저의 도움이 필요해서였어요.
말랑말랑 OJT는 이름과 다르게 꽤 묵직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팀 ‘공여사들’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죠.

짧은 직장생활이었지만, 이전까지 조직은 '견제'와 '경쟁'이라고 생각했어요. 내 성과를 위해 타인의 자원을 빼앗고, 우리 팀의 자원을 얻기 위해 타 팀의 자원을 무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믿었죠.
그런데 아니었어요. 각 팀은, 그 팀들이 모인 회사가 잘 되기 위해 뭉친 거였어요.
할 땐 조금 오그라들었지만, 이 새삼스러운 사실을 깨닫게 해준 HR타임과, 말랑말랑 OJT는 매일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에게 '숨 고르기'처럼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니커 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저와 비슷한 경험도 있으실까요? 또, 구성원끼리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편하게 의견을 남겨주세요.
그럼 김주임은 다음 소타트업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