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뛰어놀기 시작했다 : '경도' 열풍으로 본 오프라인 마케팅 전략

어른들이 뛰어놀기 시작했다 : '경도' 열풍으로 본 오프라인 마케팅 전략

작성자 소마코

[소마코] 마케팅 Culture📌

어른들이 뛰어놀기 시작했다 : '경도' 열풍으로 본 오프라인 마케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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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뛰어놀기 시작했다 : '경도' 열풍으로 본 오프라인 마케팅 전략 노트
출처 = 당근

최근 지역 기반 커뮤니티 앱 '당근'의 모임 탭이 뜨겁습니다. "오늘 저녁 8시, OO공원에서 경도(경찰과 도둑) 하실 분 구합니다"라는 글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고, 낯선 성인들이 모여 땀을 흘리며 전력 질주를 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때아닌 '술래잡기'에 빠졌습니다. 단순히 추억 팔이로 치부하기엔 그 화력이 무섭습니다.  

출처 = 이영지 인스타그램

래퍼 이영지가 SNS를 통해 대규모 경도 대회를 예고하며 장소 대관 과정까지 공개하자,

출처 = 이영지 인스타그램

100명을 모집한다는 참여 폼에

출처 = 이영지 인스타그램

무려 7만 8천 여개의 응답이 모인 겁니다.

2025년 12월을 지나 2026년 1월이 된 지금, 유행을 따라잡기 위해 이 현상을 빠르게 파헤쳐봤습니다. "이 유치해 보이는 놀이에 왜 어른들이 열광하며, 우리 브랜드는 이 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제 눈에는 이 거대한 오프라인 모임이, 마치 마케팅 할 판이 자발적으로 열린 것처럼 보였거든요.

1️⃣왜 하필 지금 '몸놀이'인가? 디지털 피로감이 만든 '현실 도파민'

경도 모임에 참여하는 이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합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이들이 공원으로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진짜' 신체 활동의 희소성입니다. 모든 소통과 유희가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지는 시대에, 타인의 숨소리와 웃음소리를 직접 느끼며 뛰는 경험은 역설적으로 가장 '힙한' 아날로그 경험이 되었습니다. 디지털 세상의 정적인 도파민에 지친 뇌가 근육의 움직임과 긴박함이 주는 '현실 도파민'을 찾기 시작한 것이죠.

둘째, '느슨한 연대'가 주는 해방감입니다. 직장이나 학교처럼 이름과 직함을 내걸어야 하는 관계는 무겁습니다. 하지만 경도 모임에서는 그저 '경찰' 혹은 '도둑'일 뿐입니다. 목적이 명확한 짧은 만남(Short-term interaction)은 현대인들에게 심리적 안전감과 동시에 강렬한 소속감을 제공합니다.

출처 = 핀터레스트

2️⃣이영지까지 나선 ‘경도’ 프로젝트, 판이 커지는 게 심상치 않다

최근 래퍼 이영지가 스토리로 중계한 경도 모집 과정은 마케터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녀는 단순히 "게임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정과 단계를 공유하며 팬들을 '관객'이 아닌 '플레이어'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콘텐츠의 주도권을 대중에게 넘겼다는 점입니다. 이 과정에서 초상권 동의를 받는다는 것은 콘텐츠 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PPL이 들어갈 기회도 있을지 모릅니다. 이영지는 '경도'라는 친숙한 놀이 문법을 빌려 팬들이 직접 몸을 쓰고 참여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었습니다. 이는 팬덤과의 결속력을 높이는 동시에, 참여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낼 2차, 3차 바이럴 콘텐츠(숏폼, 후기 등)를 양산하는 강력한 '콘텐츠 소스'가 됩니다.

3️⃣브랜드 마케터의 실전 가이드 : '경도판'에 브랜드의 깃발을 꽂는 법

이 거대한 놀이판에서 브랜드가 가장 효과적으로 침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장 가까운 모델은 바로 '마라톤 대회'의 브랜드 부스입니다. 아디다스나 뉴발란스가 마라톤 행사에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참여자들에게 굿즈를 제공하며 브랜드 경험을 각인시키는 방식과 흡사하죠. 하지만 트렌드라고 해서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위험합니다. 실무 마케터라면 우리 브랜드의 성격이 이 놀이의 문법과 맞는지 먼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이질감 없이 가장 잘 어울리는 분야는 아무래도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입니다. 제품의 기능성(활동성, 통기성)을 극한의 상황에서 증명할 수 있으니까요. F&B (음료/에너지바) 역시 '격렬한 운동 직후'라는 명확한 소비 맥락(Occasion)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Z세대 타겟 플랫폼 또한 재미와 경험을 중시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에 최적입니다.

반면 고관여 금융/B2B은 신뢰와 정적인 신뢰감이 중요한 브랜드라면 자칫 가벼워 보일 리스크가 있습니다. 프리미엄 럭셔리 또한 통제되지 않는 야외 환경과 땀 흘리는 이미지가 브랜드 가이드라인과 충돌할 가능성이 큽니다.

① 작게 시작하기: 커뮤니티에 협찬하기

빠른 실행력을 원한다면, 현재 활발하게 열리고 있는 '당근 모임'이나 '오픈채팅방'의 주최자를 찾아 소규모 경도에 제품을 협찬할 수 있습니다. 20~50명 단위의 모임에 브랜드 로고가 박힌 티셔츠, 야광 밴드, 스포츠 타월 등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참여자들에게는 '우리 모임이 인정받았다'는 유대감과 함께 강력한 브랜드 호감도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② 크게 판 깔기: 브랜드가 직접 주최하기

만약 예산과 기획력이 뒷받침된다면 브랜드가 직접 주최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영지 씨가 직접 기획하고 주최하듯이, 브랜드가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참가자를 모집해볼 수 있습니다. 이때 참여자 전원에게 기념품을 배포해 현장을 브랜드 컬러로 물들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패션 브랜드라면 저지, 반다나, 모자, 스트링 백 등이 될 수 있겠죠. 이는 멀리서 봐도 압도적인 비주얼 임팩트를 주며, 숏폼 콘텐츠나 챌린지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됩니다.

③ 현장 맞춤형 게이미피케이션: '아이템 박스'로 파밍의 재미 더하기

게임의 무대인 공원 안에 브랜드 요소를 녹일 수도 있겠습니다.

보급형 아이템 박스 설치하기 : 공원 곳곳에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보급상자'를 배치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는 '아이템 파밍'이라는 독점 버전의 게임으로 진화시켜 현장에서는 재미를 더하고, 온라인 상에서는 차별화된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보급상자 안에는 이 현장에서만 쓸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하여 브랜드 호감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잡힌 도둑을 풀어줄 수 있는 '탈출권'과 함께 브랜드 제품(에너지 젤, 비타민 음료 등)을 넣어두는 식이죠.

'감옥'을 브랜드 포토존으로 : 잡힌 사람들이 대기하는 '감옥'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포토존으로 꾸며보는 건 어떨까요? 브랜드 배경에서 인증샷을 찍게 유도하는 것이죠. 갇혀 있는 시간조차 즐거운 브랜드 경험이 되도록이요.

④ 맥락적 샘플링: 고통이 쾌감이 되는 순간

사실 경도는 첫 판만 끝나도 녹초가 됩니다. 이 시점에 제공되는 차가운 이온 음료나 에너지 젤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생존 아이템'으로 인식됩니다. "검거 성공 포상" 혹은 "추격 성공 보너스"라는 스토리텔링을 입힌 샘플링은 브랜드에 대한 정서적 각인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4️⃣리스크를 '브랜딩의 기회'로 : 어른이들의 안전 지키기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는 언제나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하지만 우리 브랜드가 안전을 관리해주는 요원으로 함께 한다면 어떨까요?

  • 안전과 보험: 부상 위험을 대비해 안전 요원이나 의무실 같은 부스를 지원하거나, 브랜드 로고가 담긴 안전 키트를 배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부상까지 책임지는 브랜드"라는 메시지는 깊은 신뢰를 만듭니다.

  • 야간 시인성 굿즈: 경도는 주로 어른들이 퇴근하고 난 저녁에 열립니다. 브랜드 로고가 박힌 LED 밴드나 야광 반사 테이프를 굿즈로 배포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는 단순 홍보를 넘어 참여자의 안전을 지키는 세심한 배려가 됩니다.

  • 민원과 공공장소 매너: 브랜드 로고가 그려진 생분해 쓰레기봉투를 배부하고 뒷정리를 독려할 수도 있습니다. 즐겁게 놀고 깨끗하게 떠나는 '매너 마케팅'은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ESG)을 자연스럽게 증명합니다.

✅ 마케터의 최종 체크리스트

이영지 씨가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 뿐만 아니라 당근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게릴라 성 오프라인 경도 모임 또한 우리 브랜드 노출의 기회로 인지한 마케터가 계시다면, 아래 리스트를 한번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우리 브랜드 타겟이 2030이며, 오프라인 활동에 적극적인가?
[ ] 우리 제품이 '운동 직후' 혹은 '야외 활동' 중 즉각적인 효용을 주는가?
[ ] 단순 샘플링을 넘어 안전 요원 배치 및 보험 등 리스크 관리 예산을 확보했는가?
[ ] 대관 장소의 사용 허가 및 인근 민원 발생 가능성을 검토했는가?
[ ]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생성할 '브랜드 굿즈 착용샷'이 매력적인가?

출처 =KiiiKiii The 1st EP [UNCUT GEM] Concept Photo

5️⃣결론 : 유행에 빨리 탑승하려면?

마케터의 덕목은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트렌드를 어떻게 빠르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죠. 경도 열풍은 현대인들이 얼마나 '단순하고 즐거운 오프라인 연결'에 목말라 있는지를 증명합니다. 그리고 마케팅은 "우리 제품이 좋다"라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고객이 우리 브랜드가 제공한 판 위에서 한 번 신나게 뛰어놀게 하는 것이 훨씬 힘이 셉니다. 고객이 가장 즐거운 순간에, 그들이 걱정하는 안전까지 세심하게 챙겨주는 브랜드. 그런 브랜드야말로 고객의 마음속에 '단순한 기업'이 아닌 '믿음직한 놀이 파트너'로 남게 될 것입니다

오프라인에 이렇게 큰 판이 열렸다는 건, 브랜드가 뛰어들 기회가 늘어났다고 봅니다. 그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놀이터'에 함께 뛰어들 준비가 되셨나요? 

오늘의 소마코 콕 📌

✔️최근 어른들이 어린시절 놀이터에서 했던 ‘경찰과 도둑’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피로감을 해소할 실재하는 오프라인 경험과 아날로그 재미, 단순 명확한 규칙이 주는 현실 도파민과 느슨한 연대 방식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브랜드는 자발적인 놀이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굿즈 배포나 후원 등으로 브랜드 노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EDITOR 짱수안
"다 아는 이야기 한 번 더 정리해 드려요."


By. 소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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