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 여행이잖아. 잊지 마.”--지구에서 한아뿐

작성자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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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 여행이잖아. 잊지 마.”--지구에서 한아뿐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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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항상 나에게 큰 짐인 동시에 읽기 시작하면 행복을 주는 매체이다. 어렸을 때부터 다독하던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독서는 항상 마음속 한편에 '읽어야지, 읽어야지, 정말 읽어야겠다'라는 존재이다. 이 책 역시 아주 오래전부터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지구에서 한아뿐>, 재미있는 제목이었다. 하나뿐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경민의 입장에서 쓰인 제목이다. 그와 반대로 내용은 모두 한아의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다.


지구인 '한아'는 옷을 리폼하여 새로운 옷을 만들어주는 친환경 디자이너이다. 물건에 담긴 스토리를 듣고 의뢰인이 원하는 형식으로 작업을 한다. 그녀는 경민이라는 남자 친구가 있었고, 경민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런 한아를 다른 행성에서 어떤 외계인이 지켜보고 있다. 지구와 생명을 소줗히 하는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고, 이 감정은 그녀와 만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어느 날 경민은 유성우를 보기 위해 캐나다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선포를 한 후, 그의 성격은 정반대가 되어 왔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알고 보니 경민은 외계인과 거래했고, 경민의 몸을 빌려주는 대신 우주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아는 바뀐 경민이 외계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을 느끼고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예전의 경민(일명 엑스)보다 훨씬 즐거운 것을 깨닫는다.

나도 저렇게 여기에 왔어. 2만 광년을, 너와 있기 위해 왔어.

그래도 나는 안 될까. 너를 직접 만나려고 2만 광년을 왔어. 내 별과 모두와 모든 것과 자유 여행권을 버리고.

한아와 경민은 결혼했고, 2085년이 되어 연명 치료를 거부한 한아는 집에서 경민과 마지막 시간을 함께한다. 경민이 결혼할 때 건네준 서류는 결혼 서류가 아닌 그녀가 죽은 후 다시 몸을 개조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서류였다.

경민은 한아에게 입을 맞추며 그 사실을 알려줬고, 한아는 황당했지만 달콤한 제안에 넘어간다. 그녀의 절친한 친구 유리와 그의 남편 역시 이 서류에 동의했으며, 다 같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외계인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그들은 행복한 시간을 가지며 소설이 끝이 난다.

우주 가장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러브 스토리의 시작이면서, 끝이었다.


앉은 자리에서 책장을 넘기다 보니 금세 읽었다. 그저 유치한 사랑 얘기인 것 같기도 하지만, 경민에게는 정말 '지구에서 한아뿐'이라는 말이 특별하다.

중간 중간 대사와 문장들이 참 매력적이다.

“세상에 좋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습관처럼 계속 만날 필요는 없어, 멈춰도 돼. 이 사람이 아니다 생각이 들면 언제든 멈추는 거야.”

너는 우주를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우주를 넘어서는 걸까. 너는 너무 멀리 있는데, 나는 왜 널 가깝게 느낄까.

흔하지 않지만 어떤 사랑은 항상성을 가지고, 요동치지 않고, 요철도 없이 랄랄라 하고 계속되기도 한다.

그가 한아만을 위해 지구에 왔으며, 한아에게 표현한 사랑이 진심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지구인과 외계인의 사랑이라는 소재로 사랑을 표현했기 때문에.

이와 반대로 같은 지구인인 엑스는 참 어리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로지 그의 추구만을 좇았고, 지구에 돌아온 이유도 그의 이기심 때문이었다. 한아에 대한 사랑이 거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한아는 그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렸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종종 말하는 "우주만큼 사랑해"라는 표현은 참 막연하지만 대상에 대한 사랑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마도 경민은 그 말의 무게를 알고 있겠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서 더 낭만적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나에게는 미지의 세계이지만, 경민은 알기 때문에.

가끔은 모르기 때문에 훨씬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것들이 있는데, 우주도 그런 것 같다.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환상을 가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사랑은 아직 모른다. 언젠가는 찾을 수도 있겠지만, 영원히 해볼 수 없다는 생각도 종종 한다. 글을 읽으면-특히 소설- 진정한 사랑을 서술하는 경우가 많다. <지구에서 한아뿐>에서의 경민과 한아의 사랑도 그렇다고 느꼈다.

이 소설은 저탄소, 친환경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한아에게 경민이 반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2012년에 발간된 책임에도 이러한 소재를 담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작가의 관심사를 보여주기도 하며 2025년인 지금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둘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었다는 점에서 작가의 목소리가 담겨있다고 느꼈다.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