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건 농구 뿐이었어요——<더 퍼스트 슬램덩크>
작성자 지니
제가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건 농구 뿐이었어요——<더 퍼스트 슬램덩크>

미루고 미루던 슬램덩크를 봤다.
사실 이런 그림체의 애니메이션은 처음이라 좀 낯설어서, 집중이 잘 안되지 않을까에 대한 의문이 생겼지만, 명작은 그런 것들이 다 필요없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북산고’, 그 중에서도 ‘송태섭’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나는 슬램덩크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빨간머리 강백호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등장인물의 이름을 알기까지도 영화의 중반까지 걸렸다.
송태섭은 농구를 잘 하는 형을 따라 농구를 즐거워하고, 열심히 했다. 형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송태섭은 사실 마음의 부채를 가졌을 것이라고 느껴졌다. 형에게 한 마지막 말이 형에게 저주를 퍼붓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구도 더 열심히 했을 것이다. 잘하는 형을 조금이라도 모방하기 위해. 나의 롤모델이었던 형에 대한 예의를 차리기 위해. 그 과정에서 송태섭은 자신이 정말로 농구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제는 형을 위한 농구가 아니라, 스스로를 포함한 ‘우리’를 위한 농구를 한다고 느껴졌다.
후반부에 송태섭은 어머니께 “형이 없는 세상에서 제가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건 농구뿐이었어요.”, “농구 계속하길 잘했어요. 형이 서고싶던 그 자리에 내일 제가 서게 되었습니다.”, “농구가 유일하게 내 숨통을 틔워줬어요.”라는 대사를 한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툭 떨어졌다. 그 한 마디가 송태섭의 농구를 한 마디로 정의해줬다고 느꼈다. 농구로 인해 좌절도, 기쁨도 느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농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대사이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 나는 부러움을 느꼈다. 어떤 것을 미치도록 사랑해서 꾸준히 할 수 있고, 그리고 결국 성공을 시켰기 때문에 떳떳하게 말 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 것은 열정적으로 해 봤지만, 사실 내 미래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보기, 아이돌 좋아하기, 페스티벌에 참여하기는 오로지 나의 유흥을 위한 것이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나는 현재 중국어과 학생인데, 중국어를 잘 하지 못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중국어 원서를 읽고, 중국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항상 용두사미인 나는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는 버릇을 들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왜 이제서야 봤는지에 대한 후회로 가득했다. 그리고 만화책도 찾아보고 있다. 얼른 보고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화책도 정말 재미있어서 시간이 금방 간다. 다른 사람보다 늦게 접한 슬램덩크였지만, 누구보다 더 슬램덩크에 애정을 가지고 아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