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착취 없는 케이팝, 가능할까?
작성자 들불
케이팝 하는 여자들
노동 착취 없는 케이팝, 가능할까?
🤔 '본업 존잘' 아이돌의 끝없는 추가 노동
MMTG(문명특급) 팀은 1년 전, 5주년 특별기획으로 '살아봤으면 해'라는 프로젝트를 선보였어요. 프로젝트의 1화에서 재재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이하 TXT)와 함께 아이돌의 24시간을 함께 하며 아이돌로 살아보는 체험을 했습니다. 영상의 초반부에서 TXT는 재재에게 함께 해야 할 스케쥴을 소개합니다.
"지금부터 연습도 하고 헤어/메이크업 지우고 밥 먹고 다시 헤어/메이크업을 받고 차 타서 이동하면 새벽 2시 전에 도착해서 타이틀곡 사전 녹화를 하고 연준 독무 사전 녹화를 하고 커플링곡 사전 녹화를 하면 아침 7시"
사전 녹화 사이사이 멤버들은 공식 계정 업로드용 사진을 촬영하고, 팬들을 위한 짧은 영상을 찍고, 의상을 갈아 입습니다. SNS 챌린지 영상도 틈틈이 찍고요 🕺
아이돌이 분주하게 일하는 동안, 방송국 직원과 소속사 스텝들 역시 분주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챌린지 영상을 찍는 것도, 의상과 메이크업을 체크하는 일도 모두 누군가의 노동력이 투입된 결과물이죠. 하지만 우리가 보게 되는 결과물은 사진 한 장과 길어봐야 15~20초 정도의 숏폼입니다. 이렇게 나온 결과물은 노동자의 피🩸 땀💧 눈물🥹 이 모두 제거된, 매끈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또, ITZY 유튜브 공식 채널에는 있지 멤버들이 영어 공부를 하는 영상이 업로드 됐습니다. 멤버들은 해외 팬들과 직접 소통하길 바라며 졸린 눈을 비비며 영어 공부에 몰두해요. 이건 외국인 멤버의 한국어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 역시 한국 팬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죠.
아이돌에게 요구되는 추가 노동을 적자면 끝이 없습니다. 언어 공부뿐 아니라 '자컨'(자체 제작 콘텐츠) 제작, 챌린지 촬영(챌린지를 위한 연습도 포함되겠죠?), 안무 연습 영상 촬영, 팬과의 소통(라이브방송, 버블이나 위버스), 영통팬싸(영상통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팬 사인회) 등 당장 떠올린 것만 해도 육체, 감정 모두를 동반해야 하는 중노동 뿐입니다.
🤹 내 아이돌의 '커리어 하이'를 위해 오늘도 일하는 팬덤?
그렇다면 팬덤은 어떨까요? 팬덤 역시 아티스트의 성공🏅을 위해 노동합니다. 스밍(스트리밍)을 돌리고, 투표를 하고, SNS에 아이돌과 음원이 노출되도록 해시태그를 만드는 등의 '총공'(총공세)을 이어가죠. 이러한 팬덤 노동은 엔터 업계가 해야 할 홍보, 마케팅 업무만큼 과중합니다 🧑💻💦
❓과로하는 케이팝, 대책은 없을까?
'노동' 세션을 맡은 두 이끔이, 서해인('콘텐츠 로그' 발행인)과 박다해(한겨레신문 기자)는 위와 같은 케이팝 산업 내 아이돌과 팬의 추가 노동에 대해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갖고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잘게 쪼개진 노동을 수행 중인 '과로하는 아이돌'은 과연 '아이돌 노조'를 만들 수 있을까요? '아이돌 노조' 결성을 상상하기 어렵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건강 상의 이유'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아이돌을 위해 기획사에 항의하기 전에, 노동 착취를 중단하기 위해 케이팝 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고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팬의 덕질이 사랑의 '노동'이 되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케이팝 하는 여자들' 토크〉 '노동' 세션에서는 두 이끔이와 함께 위 질문들의 답을 찾아 가는 시간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