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 용기를 주세요

작성자 입시악귀케이고삼

19살,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 용기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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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잔향은 오래도 남아,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치만 다음 해의 어느 여름날,

지독한 열병의 여름이 다시 찾아왔다.

편의상 그는 D로 지칭하겠다


D에게도, 첫눈에 반했다

일주일을 내내 고민하다

걸어가던 D를 잡고 무작정 인사했다

나를 알아봐줘서, 기뻤다

우린 초등학교 동창이었으니까

접점이라곤 학원 한곳, 같은반인적이 있었단건 사실

D가 먼저 말해주기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


D는 참, 바쁜 사람이었다.

사귀기 전, 17시간동안 연락이 두절되곤

짧은 메세지 하나만이 날아왔었다.

그땐 D가 나를 싫어하는줄 알았다.

꼬박 몇시간을 고민하다, D에게 가서

내가 부담스러운거라면, 연락을 끊겠다고 말했다

당황스러운건 나여야하는데, 그 말을 들은 D가 더 당황스러워보였다

공부가 바빴다는 D의 말에, 나는 밀린 숨을 내쉬듯 다행이라며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D의 우선순위에 내가 있을일같은건

없다는걸 눈치챘어야했다


사귀고 나서도, D는 달라진게 없었다

12시간,15시간,17시간의 연락두절과 공부라는 사유

19살에게 대학과 공부만큼 완벽한 핑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D를 통해 배웠다

헤어지자 말하길 두어번

한번은 D가, 한번은 내가

D의 망할 연락텀은 도저히 나아지지 않았다

내가 D보다 한가로운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D를 사랑해서 내 시간을 쪼개 연락했는데

D에게서는 그런 노력이 느껴지지않았고

나는 점점 지쳐갔다

스트레스성 불면증을 얻어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다

D와 150일을 넘게 만났지만, 우린 대화를 할 수 없었다

네가 좋아하는 색도, 좋아하는 가수도, 감명깊게 읽은 책도,학교에서 있었던 사소한 일조차도

나는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지금도


제발 나좀 좋아해주면 안될까

연인 사이에서 흔히 하는 말이던가?

어느 여름밤 울면서 D에게 건넨 말이었다

D는, 좋아한다고 답했다 . 좋아하고있다고 했다.

하나도 믿음이 가지 않았다

위태로운 우리의 관계는, 결국

D가 대학을 위해 나를 버리고 끝났다


우리가 헤어진 그날,

나는 몇주만에 약 없이 잠을 청했다

D에게 미안할정도로, 깊은 잠을 잤다


나보다 너를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

근데 이거, 저주야

너 다음연애 하지 말라는 저주.

그를 사랑했나요?

> 사랑했습니다. 앞으로 그가 만나는 누구도, 나만큼 그를 사랑하지 못할거라 장담할 정도로, 사랑했습니다.


두번의 연애 모두, 나는 결국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나는 정말 사랑했는데

그대들은 아니었던가요

내 사랑이 지는 이유는,

내가 먼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일까요


그렇다면, 저에게 다시는 먼저 사랑하지 않을 용기를 주세요

먼저 하는 사랑이 너무 아파서,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래요

다시는 상처 받고 싶지 않아요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