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넘어 문화로, Fan을 만들다. 'DEUS'

패션을 넘어 문화로, Fan을 만들다. 'DEUS'

작성자 디깅빌보

글로벌 브랜드 탐구사전

패션을 넘어 문화로, Fan을 만들다. 'DEUS'

디깅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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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ging_bil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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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니인데, 이 브랜드 개추 눌렀다 - 출처: 뉴진스 유튜브

최근 여러 셀럽들의 사복 착장에서 자주 보이는 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걸그룹 뉴진스, 아이브뿐만 아니라 노홍철, 심지어는 나영석 PD까지 이 브랜드 옷을 입을 정도로 여러 연령층의 셀럽들이 이 브랜드의 옷을 애용하죠.

데우스 모자 착용 중인 켄달 제너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해당 브랜드는 호주, 이탈리아, 일본, 미국 등 전 세계에 무려 25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2021년에는 1300만 달러(약 1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한때,루이비통을 이끄는 LVMH에게 인수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죠. (현재는 놀랍게도 한국 기업에서 인수를 성공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답게 켄달제너, 크리스 햄스워스 등 해외 셀럽들의 사복에서도 종종 등장해요.

데우스 홍대, 카페 핫플로 알려져 있음 - 출처: Deva Beauty

그런데 이 브랜드는 의류만 취급하는 패션 전문 브랜드가 아닙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바이크, 서핑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카페 핫플 브랜드로 알고 계신 분들도 많죠.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 브랜드가 유명해진 계기는 할리우드 배우들의 커스텀 바이크 제작이기도 합니다. (데드풀 라이언 레이놀즈, 팝스타 제이슨 므라즈가 대표 고객)

데우스 엑스 마키나 로고

바이크부터 패션까지 여러 분야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는 브랜드
DEUS EX MACHINA(데우스 엑스 마키나)입니다.

DEUS는 어떻게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걸친 자신의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을까요?
DEUS의 브랜드 스토리와 브랜딩 비법, 이를 통한 인사이트를 함께 살펴보시죠 🏍️



01. 62세 노년의 인생 2막, 글로벌 Hype 브랜드로 올라서다

데우스 설립자 Dare Jennings - 출처: ROBB REPORT

데우스의 이미지는 Hype, 스트릿 등 상당히 젊은 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를 만든 사람 역시 젊은 감각을 가지고 있는 젊은 사업가로 생각하고 계신 경우가 많죠. 하지만, 데우스는 설립자 데어 제닝스(Dare Jennings)가 62세에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게다가 1개의 사업을 성공시켜 매각한 뒤에 시작한 인생 2막 브랜드였어요.

✅ 인생 1막, 자신의 취미인 서핑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다 (Mambo)

그의 인생 1막은 자신이 어릴 적부터 즐겼던 서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서퍼로서 마음에 드는 기존 서핑 브랜드가 없었던 제닝스는 직접 프린팅 해서 옷을 만들기로 다짐했어요. 1974년 Phantom Textile Printers라는 프린팅 의류 업체를 설립해 서핑 의류를 만들었고, 자신의 또 다른 취미인 음악을 위해서 Phantom Records라는 음악 레이블도 만들죠.

mambo 로고 / mambo 티셔츠 - 출처: Pinterest, mambo

의류를 만들던 노하우와 음악 레이블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Dare Jennings는 mambo라는 의류 브랜드를 1984년 설립합니다. 시작은 Phantom Records의 작업실 사이드 프로젝트였지만, 그들만의 독창적인 색깔에 대중들은 매료되었고 매년 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브랜드로 올라섰어요.

2000 시드니 올림픽 Mambo 의류 - 출처: The Sydney Morning Herald

그리고 2000년, 제닝스는 인생 최대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바로 자국에서 펼쳐진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호주 대표팀 의복 디자인을 mambo가 맡게 된 것이죠. 게다가, 폐막식에서도 그들의 심볼이 등장하며 자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알리며 브랜드는 전성기를 구가합니다.

그런데, 같은 해에 데어 제닝스는 돌연 mambo를 2,500만 달러(337억)에 매각합니다. 그리고 2002년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서도 물러나며 박수칠 때 떠나는구나..라는 평가를 받으며 16년간의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듯했죠.

✅ 인생 2막, 또 다른 취미인 바이크를 기반으로 문화 공간을 만들다

DEUS 설립자 데어 제닝스와 Yamaha - 출처: Transmoto

하지만, 데어 제닝스는 자신의 야심을 위해 잠깐 휴식기를 가진 것이었어요. 제닝스는 어릴 적 취미였던 서핑을 기반으로 mambo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던 것처럼, 청년 시절 함께한 이동 수단인 바이크(본인이 밝히기로 Yamaha XT 500) 문화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했죠. 

데우스 엑스 마키나 로고 / 최초 시드니 매장 - 출처: DEUS

충분한 자본이 있었던 제닝스는 2006년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바이크 문화 기반 브랜드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고향인 시드니 외곽 Camperdown에 단순한 행복의 집(The house of Simple Pleasures)이라는 이름의 오프라인 매장도 설립하죠. mambo와는 다르게 데우스는 초창기부터 옷을 전문적으로 판매하지 않았어요. 바이크, 커스텀 서비스, 바이크 관련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실제로, 제닝스는 해당 공간을 매장이 아닌 박물관(museum)이라고 언급할 정도였죠.

이처럼, DEUS의 첫 시작은 성공한 사업가의 취미생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DEUS는 어떻게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로 올라설 수 있었을까요?


02. DEUS가 자신들의 문화로 전 세계에 fan을 만드는 브랜딩 비법
✅ 돈을 잃더라도, 살 수 없는 브랜드의 문화를 지키다.

데우스 바이크 커스텀 장인, Woolie - 출처: Los Angeles Times

사실, 데어 제닝스는 브랜드의 기반인 바이크에 대한 열중(혹은 집착)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일례로, DEUS는 바이크 커스텀 장인 Woolie를 통해 바이크 커스텀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매우 섬세하고 까다로운 작업들이 주로 이뤄지다 보니 무려 400 ~ 500 시간이 소요되었죠. 그 시간과 노력 때문에 커스텀 서비스는 무려 1대 당 6만 달러(한화 약 7,800만 원)가 넘는 가격이 책정되기도 했지만, 사실 이는 DEUS에게 손실을 주는 서비스였습니다. 왜냐하면, 커스텀 서비스 특성상 효율이 떨어져 장인의 인건비도 남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았기 때문이죠.

할리우드 배우 올랜드 블룸 데우 커스텀 바이크 기사 - 출처: JUST JARED

하지만, 데어 제닝스는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 단기적으로는 손실로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데우스에게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굳게 믿었고, 돈으로 살 수 없는 문화가 결국 사람들을 이끌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2008년 라이언 레이놀즈(데드풀 배우)를 시작으로 올랜드 볼룸, 제이슨 므라즈 등 여러 탑스타들의 커스텀 요구들이 쏟아졌어요. 대중들은 바이크에 진심인 데우스의 매력에 점점 매료되었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 문화를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확산시키다.

데어 제닝스는 2006년 오픈한 데우스 시드니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문화의 확산에 오프라인 공간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매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데우스의 문화를 직, 간접적으로 경험했고 그들의 잠재적인 팬이 되었기 때문이죠.
(일례로, 그 주변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임산부들이 Deus 매장의 단골이었다고도 하네요ㅎㅎ)

데우스 발리 매장 / Temple of Enthusiasm - 출처: The Bali Bible

2011년, 데우스는 최초로 해외에 진출합니다. 오프라인의 중요성을 보았기에 오프라인 매장 오픈과 함께 런칭했어요. 위치는 인도네시아 발리, 브랜드가 최초 해외 진출하기에 좋은 국가, 도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데어 제닝스는 발리야 말로 데우스의 핵심 문화인 바이크와 서핑이 핵심 문화인 곳이기에 이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다면 자신들의 문화를 제대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이름도 물건을 판매하는 단순 매장 같지 않게, 열정의 사원(Temple of Enthusiasm)이라고 지었죠.

데우스 발리, The Temple Jump 이벤트 - 출처: Deus Bali

판단은 완벽하게 성공적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바이크를 주차하고, 자신의 바이크를 커스텀하며 음식을 먹고 밤에는 파티도 즐기는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죠. 첫 번째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데우스는 이후 미국,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다양한 국가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기 시작합니다. 각 국가에 맞게 구성하되, 자신들의 핵심 문화인 바이크와 서핑 문화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구성했죠. 매력적인 문화를 공간에 잘 녹여낸 덕분일까요? 데우스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올라섰습니다.

이런 데우스의 성공은 우리에게 어떤 점을 시사할까요?


*빌보'S Insight
✅ 우리는 더 이상 제품만을 구매하지 않는다. 

최근 핫한 브랜드, 데우스, 젠틀몬스터, 레드불, 아더에러..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성층권에서 떨어지는 노력 정도는 해줘야.. - 출처: 레드불

바로 모두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때때로 이 브랜드들의 매장을 가보면 제품과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예술 작품과 오브제가 배치되어 있기도 하고, 산업과 거리가 먼 이벤트를 주최하기도 하죠. 그런데, 사람들은 해당 브랜드들의 제품이 비싸더라도 구매합니다.

사람들이 이 브랜드들의 제품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이제 제품이 오직 퀄리티 만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수만 가지의 제품이 쏟아지고 적은 가격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가 보장된 제품을 살 수 있는 풍요의 시대이기에 제품의 퀄리티는 기본, 그 외의 플러스알파가 중요해진 것이죠.

그리고 그 플러스알파는 '소비자가 되고 싶은 대상'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겉으로 보이는 우리의 모습이 모두 내가 소비하는 물품으로 대변되기 때문입니다. 즉, 소비로 자신을 표시하는 자기표현적 소비가 이뤄지게 됩니다.

톰브라운 = 양아치..?

따라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되고 싶은, 혹은 동일한 문화를 가진 브랜드의 제품을 비싼 돈을 지불하더라도 구매하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되고 싶지 않은 문화를 가진 브랜드의 제품은 아무리 괜찮더라도 구매를 꺼리게 되죠. 마치, 한국에서 톰브라운이 깡패들이 애용하는 브랜드가 되자, 사람들이 구매를 꺼리는 것처럼요.

이처럼, 우리는 더 이상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만 보고 사지 않습니다.
그 제품을 만든 브랜드, 브랜드의 문화와 이미지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죠.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이끌고 싶다면, 데우스의 브랜딩 비법을 참고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