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스타벅스는 연례행사 중 하나인 '여름 e프리퀀시 선물'을 공개했습니다. 선물은 바로 캠핑 브랜드의 최강자 '헬리녹스'와 콜라보한 사이드 테이블, 팬앤 플레이트였습니다. 가장 핫한 브랜드와 콜라보한 덕분일까요? 행사 첫날인 5월 25일 오전에는 스타벅스 공식 앱 동시 접속자가 3,000명까지 몰리면서 서버 마비 사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스타벅스와 헬리녹스의 콜라보는 단순히 이슈 몰이를 넘어 스타벅스에게는 상당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신뢰성 회복'이라는 과제입니다.

전년도 2022년 스타벅스 여름 e프리퀀시 선물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나와 전량 리콜을 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엄청난 질타를 받았죠. 해당 건은 2022년 국감(국가감사)에서도 언급되며 스타벅스의 핵심 매출원 중 하나인 굿즈의 신뢰도를 급격히 떨어뜨렸습니다.

그렇기에 2023년도 스타벅스 여름 e프리퀀시 선물만큼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확실한 품질이 필요했습니다. 바로 그 대상으로 확실한 품질뿐만 아니라 퀄리티까지 잡을 수 있는 브랜드 '헬리녹스'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이죠.

그런데, 이 헬리녹스라는 브랜드. 스타벅스에게만 러브콜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2019년에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2020년에는 세계적인 축구팀 PSG, 2021년에는 무려 BTS와 콜라보를 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보통 이 정도로 세계적인 브랜드는 국내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헬리녹스는 라영환 대표가 이끄는 국내 브랜드입니다. 시작은 2009년, 국내 중견기업인 DAC(동아알루미늄)에서 시작한 브랜드였죠. 

그렇다면, 헬리녹스는 어떻게 국내 중견기업 브랜드에서 세계적인 캠핑 브랜드로 올라섰을까요
헬리녹스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 다음 스텝을 함께 살펴보시죠 🏃‍♂️‍➡️

01. 국내 중견기업에서 슈프림, 나이키, BTS의 러브콜을 받는 브랜드로 올라서다

헬리녹스의 시작은 국내 중견기업 DAC(동아알루미늄 - 대표:라제건)입니다. 2009년 라제건 대표는 DAC에서 헬리녹스를 탄생시켰고, 2013년 아들인 라영환 대표 이사를 대표로 임명하며 헬리녹스를 독립 법인으로 설립했죠.

사실 이들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2009년 등산용 스틱과 우산을 야심 차게 내놓았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3년 뒤인 2012년, 지금의 헬리녹스를 만든 초경량 캠핑 의자 '체어원'을 출시하며 브랜드는 날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해당 제품은 출시 후, 세계에서 가장 캠핑 시장이 발달한 미국 시장에서 무려 800만 달러 어치를 판매할 정도로 신드롬을 만들어냅니다. 원래 REI이라는 미국 제조, 판매업체에 ODM제품으로만 팔릴 예정이었던 체어원은 2013년 자체 브랜드 헬리녹스 설립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은 이내 전 세계 최고의 Hype 브랜드 '슈프림'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슈프림이 먼저 콜라보를 제안하며 2016년, 국내 브랜드 최초로 콜라보 제품을 선보였죠. 이 콜라보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이후 아더에러, 나이키, PSG, BTS, 루브르, 메종 키츠네. 베이프, 르망 등 수많은 세계적인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했어요 (슈프림과는 2022년 또다시 콜라보 진행했어요)

헬리녹스의 이러한 성공가도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요?

02. 헬리녹스 성공의 핵심 요인 3가지
✅ 탄탄한 '품질'이라는 기틀을 만들다

헬리녹스의 가장 큰 장점은 '엄청난 품질'입니다.
권위적인 레드 닷 디자인 어워즈, ISPO 등등 여러 곳에서 수많은 수상을 기록했고, 처음 그들이 고객들을 매료시킨 계기도 혁신적인 품질의 '체어원' 제품이었죠. 신생 브랜드임에도 이런 품질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들의 모태인 DAC의 힘입니다.

DAC는 전 세계 텐트 폴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개발한 히든 챔피언(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당 분야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세계적인 캠핑 브랜드 노스페이스뿐만 아니라 심지어 까다로운 미 육군이 사용하는 알루미늄도 DAC가 제공하고 있어요. 게다가 전 세계에 무려 180여 개의 특허도 가지고 있는 정말 압도적인 품질을 자랑하는 회사죠.

그렇다면 DAC는 왜 히든 챔피언에 만족하지 않고, 전면적으로 드러나기로 결심한 것일까요?

✅ 그 위에 '브랜드'라는 건물을 세우다

소비자들은 DAC가 독일 업체인 줄 알더라고요. 노스페이스의 히트 상품인 ‘돔 에잇’ 텐트도 10년 전에 제가 설계해서 만든 것인데, 아무도 한국 중소기업이 그런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 라제건 DAC 대표 중앙일보 인터뷰

히든 챔피언 특성상, 핵심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진정한 가치가 고객사에게 넘어가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마치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업부서와 잘해도 본전인 지원부서의 설움과 비슷하달까요
라제건 대표는 이런 설움을 이겨내고자 젊은 감각을 갖고 있는 아들 라영환 이사를 필두로 태양신(헬리오스)과 밤의 여신(녹스)의 이름을 담아 헬리녹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죠.

탄탄한 품질이라는 기틀을 잡아놓고 그 위에 브랜드라는 건물을 세운 결과는? 바로 초대박 이었습니다. 이들은 1회성 팝업 스토어에 그치지 않기 위해 브랜드를 확장시킬 준비를 합니다

✅ '콜라보', 브랜드의 무대를 바꾸다

헬리녹스의 장점이자 한계는 '캠핑'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다소 마니악한 장르이기에 팬층의 충성도가 높지만, 팬층이 넓지 못하기도 하죠. 이 말인즉슨, 해당 제품을 판매할 대상의 POOL이 좁다는 점입니다.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무대를 '캠핑'보다 더 넓은 곳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헬리녹스가 선택한 것은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였습니다. 패션은 사람의 기본 3대 욕구인 의식주 중 의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중들의 접근도가 매우 높죠. 헬리녹스는 슈프림, 베이프, 나이키, 아더에러 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하며 이들의 무대를 '캠핑 + 패션'으로 확대했습니다.

이제 '의'는 어느 정도 정복했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최근에는 '식'영역과의 콜라보를 늘려가고 있어요. 주류 브랜드 대선, 참이슬과 콜라보를 진행했고,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 스타벅스와도 콜라보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헬리녹스의 매출은 2013년 182억에서 2022년 720억으로 급성장했죠.

이제 정상 궤도에 올라선 헬리녹스,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요?

03. What's Next?
✅ 최고 정점이었던 2020년을 넘어라

헬리녹스의 Hype이 정점에 올랐던 때는 2020년입니다.
2019년 루브르 콜라보 이후 2020년 나이키, PSG, 슈프림 재콜라보, 코로나로 인한 캠핑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매출과 Hype이 모두 최정점을 찍었죠. 여전히 브랜드의 힘을 보여주고 있지만 캠핑 열풍이 차츰 식고, 많은 콜라보를 진행함으로 인헤 Hype이 그래프에서 나타나듯이 2020년 최정점을 찍고 점점 낮아지고 있어요.

즉, 이제 Next Step을 찾아야 할 타이밍이 온 것입니다.
최정점인 2020년도를 넘어서기 위한 헬리녹스의 Next Step은 무엇일까요?

✅ 제품에서 '플랫폼'으로 올라서나..?!

제품으로 성장한 브랜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방법은 바로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나이키입니다. 나이키는 스포츠 스타,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팬층을 확대해 나갔고, 이 팬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만의 플랫폼을 구축했죠.

나이키 Run club은 나이키의 성공적인 플랫폼 전환의 결과물입니다. 나이키는 Run Club을 앱, 이벤트를 통해 매우 활성화시켰고, 나이키를 애정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조깅하는 사람이라면 나이키 Run Club을 대부분 설치하고 있고,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이키의 팬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잠재적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루트가 만들어지기도 했죠.

이처럼,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곳에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올라섰을 때 브랜드는 정점을 깨고 성장합니다.

헬리녹스도 이 점을 고려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5년 서울 한남동에 헬리녹스의 오프라인 체험 공간인 헬리녹스 크리에이티브 센터(HCC)를 오픈했을 뿐만 아니라, 2023년에는 부산에 헬리녹스의 오프라인 체험공간을 오픈하며 고객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2023년 오픈 때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발란사, 대선주조, 삼진어묵, 송월타올과 함께한 커뮤니티 행사도 진행했죠.

하지만, 자체적인 오프라인 공간을 조성하고 그곳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플랫폼으로의 확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나이키 런클럽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헬리녹스의 현고객이 더욱 헬리녹스를 즐길 수 있도록 헬리녹스 주최 캠핑 이벤트, 헬리녹스 공식 팬클럽을 구성하고, 잠재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가벼운 피크닉 이벤트를 후원 혹은 주최하는 '서비스'적인 면을 강화한다면 성공적인 Next Step을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국내 중견기업도 세계적인 Hype 브랜드로 올라설 수 있음을 보여준 헬리녹스,
Hype 브랜드를 넘어 캠핑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올라설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