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무것도 망치고 싶지 않아 | 에세이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작성자 모래
모래사장 : [도서/문학]
난 아무것도 망치고 싶지 않아 | 에세이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머릿속에 있는 글감을 활자로 표현하는 순간, 내 생각만큼 잘 써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나요? ‘아, 이게 아닌데...’ 한숨만 푹푹 내쉬어지고요.😔
이런 복잡한 마음이 담아 오늘 여러분과 ’글쓰기‘라는 주제로 나누고 싶은 모래알은, ✨에세이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예요.
📖 무슨 내용인데?
작가, 뮤지션, 기자, 배우, 아티스트, 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아홉 명의 저자들이 글쓰기에 대한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에세이집이에요. 이 책은 ‘쓰고 싶지만 쓰고 싶지 않던 이상한 마음(!)’이 실은 나만 그런 게 아니었음을,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자주 겪는 마음이라고 이야기해요.
마치 꽃잎점을 보는 듯한 제목처럼, 그럼에도 이들이 ‘쓰고야 마는 이유’를 각자의 경험으로 생생히 담아냈어요. 뉴니커들도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첫 문장을 써 내려갈 때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을 거예요.
🔖 모래의 밑줄
내 머리를 스치고 간 글감이 도안이라면, 글을 쓰는 행위는 그 도안에 색을 덧입히는 작업 같아요.🧑🏻🎨 캔버스에 그린 도안 위에 붓을 들어 색칠을 하는데... 어째 많이 잘못된 것 같아요.😅
수습해 보려 덧칠을 하면 할수록 내가 상상했던 맑은 빛 수채화는 온데간데없고, 물을 너무 많이 먹어 종이가 울어버린 도화지만이 내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죠. 이럴 땐 종이보다 내가 더 울고 싶은 마음이고요.😭 최고급 캐비어로 냅다 알탕을 끓인 기분이 이런 걸까요?
✍🏻 제 아무리 망치게 될 글이라도
저는 글을 쓰면서 머리를 자주 쥐어뜯어요.🤯 차라리 아예 쓰지 않았다면, 이라는 자조 섞인 비하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번 따라오는 세트메뉴라죠.😤
아무것도 망치고 싶지 않다는 말은 곧 ‘잘하고 싶다’는 문장으로 귀결되는 것 같아요. 정말이지 저는 잘 쓰고 싶어서 자주 괴로웠거든요. 누구는 일단 무작정 쓰기라도 하라는데, 첫 만남은 너무 어렵다는 노래 가사처럼 제게는 글의 첫 문장이 그렇게 어려웠어요. 쓰는 순간 망쳐버릴 것 같아서요.
그렇게 새하얀 모니터 화면만 째려보다 눈이 시릴 때쯤 밑줄 속 문장을 주문처럼 되뇌곤 해요. 아무것도 쓰지 않으면 0이라고요. 머릿속에서는 분명 100점짜리였던 글감이 활자가 되어 다시 태어났을 때, 고작 1이 되어버리는 광경을 목격하게 될지언정 써야 한다고 말이에요. 제 아무리 망치게 될 글이라도, 쓰지 않아서 실체가 없는 0보다는 1이 낫지 않을까요?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오늘 제 꽃잎점은 ‘쓰고 싶다’에서 멈췄어요. 책 끝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외운 문장 덕에 이 아티클도 완성할 수 있었고요!
뉴니커들의 오늘 글쓰기 꽃잎점은 어떤가요?
💬 같이 읽어보면 좋은 책
- 이다혜,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의 저자 중 한 명인 이다혜 기자가 상세한 예시와 실용적인 팁으로 글 쓰는 법을 차근차근 알려줘요. 그녀가 앞서 밟아온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글 한 편이 완성되어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