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우리는 지구에게 미안하지 않은 굿즈만 사고 싶다
작성자 쑨디
케이팝은재미있습니다
#9. 우리는 지구에게 미안하지 않은 굿즈만 사고 싶다
오늘은 굿즈(goods)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K-POP내에서 굿즈란 아이돌과 연관된 상품들을 의미하는데, 크게 공식(소속사)에서 만든 '공식 굿즈'와 팬이 덕심으로 만든 '비공식 굿즈'로 나뉩니다.
예전에는 비공식 굿즈 = 덕심으로 만들어 무료로 나눔하는 물건을 의미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팬들과 공동 구매나 펀딩의 형식으로 제작하여 판매하는 상품으로 발전하게 되었죠.
그렇다면 공식에서도 나오는 굿즈를 사면 될 텐데 왜 팬들은 비공식 굿즈를 만드는 걸까요?
그건...
공식에서 나오는 굿즈는 대부분 가지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식에서 나오는 몇몇 굿즈를 보면 지구에게 미안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지경이니까요.
아무리 뭐든 사랑으로 품어줄 준비가 되어있는 팬덤을 상대로 하는 장사라곤 하지만 이건 너무하다 싶은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팬에게 판매하니까 더 예쁘게 정성 들여서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오늘은 아이돌 굿즈의 역사나 종류와 같은 영양가 넘치는 이야기 보다는 철저하게 K-POP 팬의 입장에서 굿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래서 약간 두서가 없다 느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시작에 앞서...
여러분이 기억하는 마지막 아이돌 굿즈는 무엇인가요?
떠올린 굿즈가 무엇이든 간에 K-POP도 이제 최소 2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장르이고 그 사이에 여러 변화가 있었음을 아셔야 합니다.
아이돌 굿즈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아주 빠르게, 그리고 영리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것이 바로 K-POP이다 보니 굿즈 또한 유행을 이끌거나 최소한 뒤처지진 않아야 하는 것이 국룰(國rule)이죠.
그래서 이런 굿즈는 사고싶지 않습니다.👿
끝없는 사랑을 줄것만 같은 열정적인 팬들도 외면하게 만드는 굿즈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위에서 언급한대로 유행에 뒤쳐지는 굿즈나 지구에게 미안한, 절대 사고 싶지 않은 디자인의 굿즈가 대표적인 예시 입니다만, 조금 더 자세하게 정리를 해보자면 총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구린 디자인의 굿즈
아무 의미도 없거나 의미를 알 수 없는 굿즈
일단 얼굴만 박아두면 만사형통이라 생각하는 굿즈
아직까지도 최악의 굿즈로 평가받는 이마트 X SM 콜라보 굿즈였던 볶음 고추장이 바로 아주 적절한 예시인데요. 이 외에도 팝콘, 소시지, 초콜릿, 홍삼 등 다양한 식품이 다양한 SM 아이돌의 굿즈로 출시 되었습니다.
당시 최고 였던 '한류 열풍'에 힘입어 외국의 K-POP팬들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으로 알려져 있죠.
요즘은 아이돌이 식품 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다지 놀랍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아이돌 팬의 입장에서 기만당했다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샤이니가 광고한 고추장과 공식 굿즈로 나온 '샤이니 고추장' 사이에는 구매 당사자만 느낄 수 있는 묘한 차이점이 있으니까요.
이 안대는 마침 집에 있어서 직접 촬영을 해보았습니다. 어쩌다 탄생했는지 알길이 없는 이와 같은 굿즈는 보통 연말에 친구들끼리 '쓸데없는 선물 교환식'을 할 때 가장 쓸모있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아이돌팬들의 구매 의욕을 떨어트리는 굿즈가 있다면 팬들이 좋아하는 굿즈들도 있겠죠? 그럼 아이돌 팬들이 좋아하는 굿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귀여워야 돼, 뭐든지 귀여운게 좋아 🥰
우선 K-POP 팬덤은 대부분 1020대의 여성들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그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누가 봐도 귀여운 굿즈가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다른 팬덤 소속의 팬들도 구매하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으로 '트루즈(TRUZ)' 캐릭터 굿즈가 유명하죠.
각 캐릭터는 아이돌 그룹 트레저의 맴버들을 상징하고 그들의 특성이나 분위기를 본따 만들었기 때문에 귀여운 외형 뿐 아니라 구매 의욕을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올해 초에 발매된 라이즈(RIIZE)의 공식 캐릭터 인형은 맴버들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요.
요즘 1020 여성들 사이에서 백팩에 인형 키링을 달고 다니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는 것을 의식한 것인지, 사이즈도 해당 용도로 딱 알맞은 10cm로 출시되었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똘병' 인형은 한 때 품절 대란이 일기도 했었죠.
같은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NCT는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캐릭터 회사 '산리오'와 콜라보 한 굿즈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소속사들도 팬들의 취향을 고려한 것인지 요즘 들어 여러 방법을 통해 귀여운 디자인의 굿즈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정말이지 이런 굿즈만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용적이고 의미도 있어야 해 🤔
굿즈란 것이 참으로 야속해서 디자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너무 실용성이 떨어지면 언젠가 짐덩이 신세가 되기 마련입니다.
K-POP 세계에서는 몇년 전만 해도 이걸 도대체 어디에 쓰라는 건지 알 수 없는 굿즈가 많이 나왔지만, 팬덤의 수 많은 불만을 반영한 것인지 요즘에는 실용적인 굿즈들도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에스파(aespa)의 신곡 컨셉에 맞춰 디자인 된 '아마겟돈 헤어 집게'가 실용적인 굿즈의 아주 좋은 예시가 될 듯 한데요.
실제로 SNS나 팬덤 커뮤니티에서 요즘 헤어 집게를 사용한 머리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어, 마침 헤어 집게를 사려던 와중에 굿즈가 나와 구매했다는 후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죠. 디자인도 굉장히 세련되어 가격이 약간 높은 것을 제외하면 구매 의욕이 상승하는 좋은 굿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매년 아이돌 멤버의 생일에 맞춰 출시되는 SM 엔터테인먼트의 '생일 팔찌' 굿즈는 어디에나 착용하기 좋은 단순한 디자인에 멤버의 생일이 적혀있는 센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마침 생일이 '발렌타인 데이'인 NCT 멤버 재현 굿즈의 경우, 누구보다 가장 먼저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을 하거나 품절 되어 결국 양도를 구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죠.
(하지만 가격에 비해 떨어지는 품질로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꼭 사야 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굿즈들은 사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구매할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굿즈였습니다.
하지만, 앨범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반드시 구매하게 되는 상품이니까요. K-POP 내에서는 앨범 또한 굿즈의 한 종류로 여겨지며 꾸준히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돌 팬에게는 앨범뿐 아니라 응원봉 또한 필수품이죠.
요즘은 응원봉도 아이돌의 특성과 컨셉에 맞춰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존에 이미 있는 다른 아이돌의 응원봉과 겹치지 않게 디자인 되어야 하기 때문에...)
수 많은 아이돌 응원봉 중에서도 탬버린 모양으로 디자인 된 아이돌 DKZ의 공식 응원봉과 확성기 모양의 더보이즈 공식 응원봉이 특이한 디자인으로 유명합니다.
그렇다면, 궁극의 굿즈란 무엇일까?
앞서서 많은 K-POP 그룹의 굿즈들을 살펴보았습니다...만,
팬덤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고, 동시에 모든 아이돌 팬들의 마음을 함께 사로잡을 수 있는 '궁극의 굿즈'는 역시 그룹 뉴진스의 공식 굿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첫 앨범부터 전설이 되어버린 뉴진스는 매번 새로운 형태와 디자인의 굿즈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덕후의 마음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힙하고 컨셉추얼한 굿즈들로 무장한 팝업스토어는 매번 오픈 때마다 예약을 해야 겨우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사람이 몰리고 있습니다.
또한 파워퍼프걸, 무라카미 다카시와 콜라보한 굿즈를 선보이며 그야말로 '어나더 클라스'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어디 자랑할만한 굿즈 한번 사보는 게 평생 소원인 아이돌 팬들도 많은데, 내는 굿즈마다 계속 최고의 퀄리티를 보여주니 정말 뉴진스 만한 효녀 그룹도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제일 좋은건요...
하지만 아이돌 팬에게 좋아하는 굿즈는 뭐니 뭐니 해도 '얼굴이 예쁘게 나온 굿즈'입니다.
그 중에서도 포토카드 굿즈는 소장하기도 편하고, 볼때마다 기분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음식을 먹을 때 마다 소위 '예절샷'을 찍는 문화가 있는 아이돌 팬덤 내에서는 꼭 필요한 굿즈이기도 합니다.
(예절샷 문화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영상 자료를 첨부합니다.)
아이돌 마다 예쁘기로 유명한 포토 카드가 따로 있는데요. 이 포토카드들은 적게는 몇만 원, 많게는 수십만 원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비싼 포토 카드들은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 정도로 비싸다고 해서 '반포자이' 포토 카드로 불리기도 하죠.
이처럼 포토 카드는 누군가에겐 그냥 종이에 인쇄된 사진에 불과하지만, 팬들에게는 큰 의미와 가치가 있는 굿즈입니다.
(저도 아이돌에 입덕 하면 가장 먼저 마음에 드는 포토카드를 구입하곤 합니다.)
오늘은 '아이돌 굿즈'를 주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주절주절 길게 이야기 했지만, 결국 예쁜 포토카드가 최고의 굿즈라는 결론이 나와버렸네요.
하지만 모두 동의해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괜히 쓰지도 않고 입지도 못할 굿즈를 무리해서 사느니 마음에 드는 예쁜 포토카드를 프리미엄을 붙여서라도 구매하는 게 더 나으니까요.
여러분은 혹시 원하는 굿즈나 가지고 싶은데 아직 손에 넣지 못한 굿즈가 있나요?
있으시다면 아래 댓글에 자유롭게 공유해주세요. 저는 언제나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의 의견이 가장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