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케이팝 덕후가 알려주는 '잘 아는 척'하는 방법
작성자 쑨디
케이팝은재미있습니다
#7. 케이팝 덕후가 알려주는 '잘 아는 척'하는 방법
저는 힙합을 잘 모릅니다. 아는 랩퍼라고는 이영지, 빈지노, 박재범이 있고 제일 좋아하는 '국힙'은 에픽하이, 다이나믹듀오 정도인 수준인데요.
한창 쇼미더머니가 유행하며 음원 차트를 힙합이 장악하고 있을 때, 힙합을 알 아는 척 하고 싶어서 '힙잘알인척 하고 싶다면 꼭 알아야 할 노래'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보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그 기억을 더듬다가 문득, K-POP도 '잘 아는 척'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POP 덕후와 머글의 차이점은 어디서 발생하는 걸까요?
K-POP은 아무래도 대중문화이다 보니, 덕후와 머글(덕후가 아닌 사람을 지칭하는 덕후 용어)은 한 끗 차이의 디테일에서 발생하게 되는데요.
대한민국의 모두가 걸그룹 레드벨벳을 알고 사랑하지만, '빨간 맛'을 제일 좋아하는 사람과 'Kingdom Come'이 최애곡인 사람을 한 카테고리로 묶기는 참 애매하죠.
이 주제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깊게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가볍게, 소위 'K-POP 덕후'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소개하면서 '잘 아는 척'하는 팁을 몇 가지 알려드려 볼 예정인데요.
일부러 너무 딥한 노래들은 제외했으니, 현직 K-POP 덕후라서 다 아는 노래라면 그냥 신나게 공감하며 읽어주세요.
혹시라도 많은 '머글'분들 중에 노래들을 이미 알고 계시거나, 좋아하거나, 최애곡이시라면 제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니 꾸짖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할게요.
1. 대표곡을 '최애곡'으로 뽑지 말 것
'찐' 덕후인 척 하고 싶다면, 그들의 습성을 잘 알고 계셔야 합니다.
오타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남들이 다 아는 것'은 취급하지 않는 다는 것 인데요. 소위 '홍대병'이라고도 불리는 이 증상 때문에 K-POP 덕후들은 가수들의 대표곡을 최애곡으로 뽑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햄버거를 너무 좋아해서 전국에 안 가본 햄버거 전문점이 없고, 해외로 햄버거 투어까지 떠나는 '햄버거 덕후🍔'에게 나는 맥도날드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잘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게 되겠죠.
같은 이유로 K-POP을 '잘 아는 척'하고 싶다면 절대 누구나 아는 대표곡으로 최애곡으로 뽑으시면 안 됩니다.
만약, 인피니트를 잘 아는 척 하고 싶다면 '추격자', '내꺼 하자'가 아닌 이 노래를 최애곡으로 뽑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바로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움이 닿는 곳에, Feel so bad, Request도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여자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 다 아는 '퀸카', '톰보이'를 최애곡으로 뽑아서는 절대 덕후들을 속일 수 없습니다.
위의 노래와 함께 What's Your Name, DAHLIA, ESCAPE도 함께 활용하기 좋은 최애곡 목록으로 추천해 드립니다.
"샤이니는 역시 '뷰'아니겠어? 청량 맛집이지!"
안될 말씀입니다.
샤이니는 장르를 쉴 새 없이 넘나드는 그룹인 만큼, 정말 명곡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이 노래를 최애곡으로 뽑으면 덕후들 사이에서 충분히 '좀 잘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너무 잘 알려진 '방백'이나 '사.계.한', '재연'도 최애곡으로 추천드립니다.
레드벨벳은 대중적 인지도가 아주 높고 마니아층이 탄탄한 만큼, 덕후 코스프레 난이도가 상당한 그룹입니다.
그래도 이 노래를 최애곡으로 뽑으면 '알 못' 취급 당하진 않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lady's room, You better know, Kingdom Come 정도의 노래를 같이 언급해주시면 화룡정점이 될 거예요.
2. 이 노래들은 꼭 기억해 두세요
어른들이 2002년 월드컵을 영원히 추억하면서 '그땐 그랬지'하는 것처럼, 군필자 분들이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하는 것처럼, K-POP 덕후들을 자극시키는 몇 가지 노래들이 있습니다.
이 노래들은 가사를 '밈'으로 사용될 정도로 덕후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노래이기때문에, 마치 사자성어를 외우듯 그냥 외워두시는게 좋습니다.
무려 에프엑스의 '핑크 테이프📼' 앨범 수록곡이죠. 이 앨범의 모든 노래는 달달 외워두시는게 좋지만, 그 중에 '굿바이 썸머'는 꼭 알아두셔야 할 포인트들이 있어 가져왔습니다.
우선, 이 노래는 첫 소절인 '기억해 복도에서 떠들다 같이 혼나던 우리 둘'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후렴부인 '친구라는 이름, 어느새 미워진 이름'도 영원히 덕후들을 자극하는 문장이죠.
같은 소속사인 엑소 맴버, 디오의 음색이 더해져 청춘의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명곡입니다.
명곡이 참 많은 세븐틴, 그 중에서도 '지금 널 찾아가고 있어'는 K-POP 덕후들이 정말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애니메이션 노래같은 웅장함에 산뜻한 멜로디, 아련한 가사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덕후 마음 심란하게 만드는 케이팝 남자아이돌 대표곡이죠. 이 노래를 모르는 K-POP 덕후 같은건 있을 수 없습니다.
아시는 분들이 더 많겠지만, 혹시 모르셨다면 정말 좋은 노래이니 지금 당장 플레이리스트에 넣으시기를 강력 추천드립니다.
K-POP 대표 밴드로 우뚝 선 데이식스의 수록곡입니다.
역시 덕후 마음 설레게 하는데에는 락만한 장르가 없죠. 수 많은 데이식스의 명곡 중에서 저의 개인적인 사심을 살짝 첨가하여 선정했습니다. (제 최애곡이거든요.)
데이식스 팬의 실제 증언에 따르면, '예뻤어'를 데이식스 최애곡으로 뽑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머글취급을 받게 된다고 하니 참고 바랍니다.
이건 고민 소개 할까 말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듣는 순간 전생의 첫사랑까지 생각난다는 전설의 인트로 멜로디가 일품인 노래죠. 사실 엑소를 알고 있다면 이 노래는 보통 다 아실테지만, K-POP 덕후들의 심장을 자극하는 필수 교양서같은 노래이기에 이 리스트에 넣어보았습니다.
3. 날씨와 계절에 딱 맞게 매치하세요
인생은 타이밍이라고들 합니다.
K-POP에도 이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 처럼 타이밍을 딱 맞춰서 들어야 하는 노래들이 있죠.
봄이 되면 딸기를 먹고, 여름이 되면 수박을 먹듯이 덕후들이 계절과 날씨에 맞춰서 듣는 제철 노래들을 기억해두면 '잘 아는 척'하기 훨씬 수월해질거예요.
노래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가사도 꼭 함께 기억하세요!
📍맑은 날 - 완벽한 날씨, 딱 맞는 playlist / 오늘의 selfie, I say "I'm lucky"🍀
📍비오는 날 - 더 깊이 빠져 죽어도 되니까 다시 한번만 돌아와 줄래?
📍눈 오는 날 - 눈 내리는 너와 나 사이에 너를 맴돈 발자국만 가득해
📍따스한 봄 - 사랑해도 될까요 행복했던 그때처럼 우리 춤출까요
📍청량한 여름 - 멈추고 싶은 순간이 와도 머리 한 번 쓸어 넘기고 외쳐, Hakuna matata
📍쓸쓸한 가을, 겨울 - 그런 뻔한 질문마저 내겐 참 난감해 그 대답은 너이니까
열심히 적어내려가다 보니, 잘 아는 척 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냥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마구 소개해드린 것 같은데요.
믿기 힘드시겠지만 오늘 소개해드린 노래들은 K-POP 덕후들이 모두 '인정'하는 명곡이자, 그들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노래들만 힘들게 간추린 엑기스 목록입니다.
혹시라도 K-POP을 잘 아는 척 해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으니, 미리미리 알아두고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과연 어떤 미래가 찾아올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니까요.)
이 중에 몇 곡이나 알고 계셨나요?
혹시 이 외에도 K-POP 잘.알인척 하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노래들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