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내 인생의 한 문장 : 유행가 노래 가사를 알아보자
작성자 쑨디
케이팝은재미있습니다
#4. 내 인생의 한 문장 : 유행가 노래 가사를 알아보자

묘비명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나라는 인간이 살아온 모든 발자취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어떤 문장이 적절할까요?
저는 쓸데없는 고민을 많이 하고, 또 아주 깊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묘비명 후보가 바뀌는 편인데요. K-POP을 사랑하는 만큼 저의 묘비명은 어떤 노래의 가사가 될 예정입니다. (묘비명에 가사를 쓰면 저작권은 어떻게 될까요? 이건 또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이네요.)
인생곡과 인생 가사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곤 하죠.
오늘은 여러분의 마음속 예비 묘비명, 인생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우선 저의 인생 가사들을 소개해 드릴 예정인데요. 정말 묘비명 후보인 친구들도 있고 그냥 제가 너무 좋아해서 견딜 수 없기에 리스트에 넣어버린 녀석들도 있습니다.
가사가 좋기로 너~무 유명한 노래들은 일부러 뺏습니다. 그러니 '아니, 왜 이 노래가 없는 거야?'하고 분노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 사실 분노해 주셨으면 합니다. 분노로 가득 찬 댓글을 남겨주시면 그것이 저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됩니다.
굳이 따지자면 노래 추천은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가사들을 소개하는 시간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슥슥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는 모두 '한국어'입니다. K-POP에서 심장을 찌르르하게 만드는 인생 가사는 외국어일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원칙입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블랙핑크 - STAY
🎵 어두운 밤이 날 가두기 전에 내 곁을 떠나지 마
아직 날 사랑하니? 내 맘과 같다면 오늘은 떠나지 마
굳이 너여야만 하는 이유는 묻지 마
그저 내 곁에 stay with me 🎵
첫 시작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 가사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사실 엄청 거창한 문장도 아니고, 조금은 평범해 보이는 문장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겠는데요. 하지만 저는 이 세상을 지탱하는 것이 '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특별하고도 의미가 깊은 가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는 참 논리와 공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숫자와 직접 만질 수 있는 것들이 높은 가치를 가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 '굳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은 참 색다릅니다.
왜 우리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마음을 나누고,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상처를 받으면서 살아갈까요?
그 이유를 묻지 말고 그냥 내 곁에 남아달라는 참 절절한 가사입니다. 정말 좋네요.
POW (파우) - Favorite
🎵 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중
제일 좋아하는 거
눈빛을 맞출 때면 더는 바라는 게 없어
서로 가진 컬러가
다르지만 잘어울려
틀림 없는 마음인거야 BABY YOU’RE MY FAVORITE 🎵
이번에도 제가 참 좋아하는 노래 가사입니다.
요즘 제가 푹 빠져있는 노래인 Favorite, 그중에서도 좋아하는 가사들만 골라와봤습니다. 의미없는 단어들을 마구 나열하는 듯한 요즘 노래(개인적인 감상입니다)들 사이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가사여서 들을 때 마다 기분이 좋아지네요. 제목 그대로 저의 favorite이 된 이 노래, 한번 들어보세요.
SEVENTEEN (세븐틴) - Rock with you
🎵 이 밤은 짧고 넌 당연하지 않아
더 말이 필요 없네요. 짧은 이 문장 하나로 저의 마음을 싱숭생숭, 요리조리 뒤흔든 노래입니다. 짧은 인생에, 수 많은 기적들과 함께 겨우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생각나네요.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과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우리 둘도 당연하지 않은 시간을 함께하고 있네요.
만나서 반갑고,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카라 - STEP
🎵 넘어지진 않을 거야, 슬픔아 안녕
친해지지 않을 거야, 눈물아 안녕
자신을 믿는 거야, 한숨은 그만
이깟 고민쯤은 웃으며 bye-bye 🎵
유행가 노래 가사의 기준을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로 정한다면, 무조건 1등을 차지할 노래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특히 여자가) 모든 종류의 고난과 역경의 때에 힘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문장들이 가사에 포함되어 있는게 특징이죠.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사는 '나 좋으라고 그랬겠어? 그랬겠어?🎵'입니다. 왜 일까요? 제가 가장 가슴 아프고 힘들고 외롭고,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갑자기 이 문장이 머릿속에서 흘러나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곤 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노래는 수험생활 내내 제 모닝콜이었습니다.
저 믿고 모닝콜로 한번 설정해 보세요. 1초 만에 잠에서 깰 수 있습니다. 저만의 냉수마찰송 입니다.
KIHYUN (기현) - Youth
🎵 난 요즘엔 하늘이 아름다워
잘 알던 서울이 새삼스러워
비가 오면 그대로 다 맞고 싶어
애쓰지 않더라도 행복하고 싶어
기억해 불안했던 나의 어린 마음을
겁먹은 채 새우던 어두운 밤을
그때 내게 말할 수 있다면
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
위로가 필요할 때 찾아듣는 오쏘몰 노래입니다. 최근에 나온 노래 중에, 이토록 모든 가사가 하나하나 정말 마음에 와닿는 노래는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마음의 정리가 필요할 때, 눈에 보이는 아무 버스에 올라타서 진정될 때까지 이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꼭 해보세요.
DAY6 원필 - 행운을 빌어줘
🎵 앞으로 총 몇 번의 몇 번의 희망과
그리고 또 몇 번의 몇 번의 절망과
차가운 웃음 혹은 기쁨의 눈물을 맛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행운을 빌어 줘
내 앞길에 행복을 빌어 줘
계절이 흘러 되돌아오면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을 테니 기대해 줘 🎵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망설여지신다면 일단 이 노래를 들어보세요.
BEAST - Shadow
🎵 네가 불길이라도 난 뛰어들게
너와 나의 저 하늘을 검게
물들인 저 이별을 어서 지워줘 🎵
정말 K-POP스러운 가사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가사를 너무나 사랑했습니다.
위로받는 가사도 참 좋고, 사랑스러운 가사도 참 좋지만 역시 저는 케이팝을 사랑하는 오타쿠이기 때문에 이런 가사가 미칠거같이 좋네요. 비장하고, 비참하고 그래서 더없이 아름다운 그런 이야기에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오타쿠의 습성인 것 같습니다.
온앤오프 (ONF)_Beautiful Beautiful
🎵 모두의 마음엔 은하수가 있어서
어둠을 이겨낼 땐 눈물이 흘러
I'm beautiful 노래해
내 삶의 모든 외침이 곧 예술
I'm wonderful 느껴
보란 듯이 우린 활짝 피어나
살아 있다 우린 꿈을 꾼다 우린
아름다운 우리 여기에 있다 🎵
K-POP 띵곡 마스터인 온앤오프의 노래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특히 가사가 하나하나 정말 주옥같네요. 멜로디도 참 좋아서 노동요로 틀어놓기 좋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질 타이밍 마다 '빠밤 빠밤 빰빰 빰빠밤빠밤 빰'이 나와서 정신 차려보면 일이 모두 끝나있더라고요.
f(x) - Airplane
🎵 하늘을 나는 바람을 감는
구름을 걷는 이 비행은 시작됐지만
하나의 기적 너만을 믿어
손을 잡은 오직 한 사람
바람을 감는 구름을 걷는
그 비행은 끝이 났지만
오래된 인연 영원을 믿어
손을 잡은 오직 한 사람🎵
K-POP 명반으로 꼽히는 에프엑스의 '핑크테이프' 앨범,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위로를 하는 방식에는 참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끝'을 이야기 하며 위로를 건낸 노래는 제 인생에서 이 노래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러모로 기억에 남아있는 가사네요.
엑소 - LOVE ME RIGHT
🎵 네가 없는 난 어딜 가도 반쪽짜리니까
수 없는 밤이 찾아와도 내 하늘엔 오직 너만 빛나
내 우주는 전부 너야 🎵
누가 뭐라해도 아이돌 노래 가사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긴 코멘트가 필요 없네요. 이 외에도 엑소의 곡 중에는 참 이상할 정도로 좋은 가사의 노래가 많으니 아시는 분들은 생각난 김에 찾아 들으시고, 모르시는 분들은 이참에 검색 한번 해보셔요.
자우림 - 팬이야
🎵 내보일 것 하나 없는 나의 인생에도 용기는 필요해
지지 않고 매일 살아남아 내일 다시 걷기 위해서 🎵
이 노래를 알게 된 후, 저는 마음에도 약이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유명한 노래고 많은 분들의 세상을 바꾼 가사지만, 그래도 이걸 뺄 수는 없었네요.
아, 자우림... 정말 좋습니다. 숭배하고 싶습니다.
체리필터 - Happy Day
🎵 난 내가 말야 스무살 쯤엔 요절할 천재일 줄만 알고
어릴 땐 말야 모든게 다 간단하다 믿었지
이제 나는 딸기향 해열제 같은 환상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징그러운 일상에 불을 지르고 어디론가 도망갈까
찬란하게 빛나던 내 모습은 어디로 날아갔을까 어느 별로
작은 일에도 날 설레게 했던 내 안의 그 무언가는 어느 별에 묻혔나 🎵
마지막으로는, 이 노래입니다.
어쩔수가 없네요. 뭔가 진지하게 글을 써보려고 해도, 저는 어쩔수가 없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가사라서 뭐라 말을 할 수가 없네요. 그냥 느껴주세요. 정말 좋아합니다.

너무 공감가는 댓글이 있어서 함께 첨부합니다.
이 노래와 함께한 수 천가지의 사연과 수 만 가지의 감정들이 매 순간마다 쏟아지는 것 같네요. 어떤 상황에 듣는 지에 따라서 매번 다르게 들리는 가사가 참으로 일품입니다. 최고. 1등. 진짜 짱.
시작은 진지하게 해봤는데, 결국 끝에는 헐떡거리는 덕질로 마무리되네요. 어쩔수 없습니다. 글 쓰는 사람이 오타쿠라서 그냥 견디셔야합니다.
여러분 인생에 한 줄의 가사를 남길 수 있다면, 어떤 가사를 남기고 싶으신가요?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궁금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