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탈덕: 내가 너를 사랑할 수 없는 7가지 이유
작성자 쑨디
케이팝은재미있습니다
#3. 탈덕: 내가 너를 사랑할 수 없는 7가지 이유
오늘은 조금 자극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떤 덕질이든 '끝'이 있기 마련이죠. 저의 경우도 K-POP 외에도 정말 많은 것들을 덕질해온 만큼, '탈덕'도 여러 차례 경험해 본 바 있습니다.
여러분도 너무 사랑했던 무언가가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언젠가는 시들고 한때는 정말 좋아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꼴 보기 싫어질 때도 오는 법입니다. 문득, 영원한 건 절대 없다던 유행가 노래 가사가 떠오르네요.
그중에서도 특히 K-POP처럼 도파민이 흘러넘치는 덕질을 하다가 탈덕하게 되면 주변사람은 물론이고 나 자신조차도 '도대체 내가 왜이러지?'싶은 기분이 들곤 하죠.
오늘은 K-POP 덕질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공감을, 한 번도 덕질 경험이 없는 '머글' 분들에게는 오타쿠의 심리를 조금이나마 알려드리고자 '탈덕'이라는 주제를 꺼내봤습니다.
정말 사랑했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된 걸 까요?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그동안 '덕질'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총집합하여 탈덕의 7가지 유형에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아티클을 특정 인물 또는 사건을 절대 지칭하거나 저격할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1. 실망스러운 신곡
아이돌의 역할과 범위에 대한 여러 논쟁이 있지만, 그래도 K-POP의 범위 내에 있는 만큼 주기적으로 신보를 발매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문제는 언제나 그들이 내 입맛에 맞는 노래를 할 순 없다는 점에 있죠.

많은 K-POP팬들이 아이돌의 비주얼에 집중하는 것 같지만, 사실 무엇보다 사랑에 쉽게 빠지게 만들고 사랑을 오래 유지시켜주는 것은 바로 그들이 낸 노래입니다. 실제로 별 생각 없이 올렸던 위의 트위터 게시글에 수 많은 사람들이 "탈덕 했습니다."라는 답변을 주셔서 저도 의외였던 기억이 있네요.
이건 아이돌이 어쨌든 '가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탈덕 사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콘텐츠가 없을 때
위에서 노래가 중요하다고는 했지만, 사실 K-POP 산업에서 노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콘텐츠입니다.
K-POP의 팬들은 그들이 사랑하는 아이돌이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하길 바라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말 끊임없이 많은 채널과 방송에 출연하곤 하는데요. 요즘은 TV 방송, 유튜브 콘텐츠와 라이브 방송, SNS는 물론이고 틱톡 등 숏폼을 활용한 챌린지와 같은 콘텐츠도 쏟아져 나오고 있죠.
이 중에서도 소속사에서 직접 제작하는 일명 자체 제작 콘텐츠, 일명 '자컨'은 K-POP 콘텐츠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번 1,000만 뷰 이상의 기록을 내는 세븐틴의 레전드 자체 제작 콘텐츠인 '고잉 세븐틴' 시리즈가 대표적인 아이돌 '자컨'이죠.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하는 만큼, 남들보다 콘텐츠 제작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아이돌의 경우 팬의 마음을 오래 사로잡기 어렵습니다.
3. 소통의 부족
콘텐츠뿐만 아니라 '소통'도 아이돌이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영역이죠. 이제는 공식 SNS가 아니라 개인 채널이나 버블, 위버스, 포닝 등으로 대표되는 플랫폼을 통해서도 소통이 이뤄지는 만큼 이에 대한 팬덤의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소통 플랫폼의 경우 부분적으로 유료화된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의무'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소통을 자주 하는 아이돌의 경우 '효자, 효녀'로 불리며 다른 팬덤의 부러움을 받기도 하죠.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소통을 자주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팬덤 내 불만이 쌓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아이돌마다 성격이 다르고 소통보다는 다른 영역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이해해 주자는 의견도 많지만, 전반적으로는 소통의 부족이 탈덕의 원인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4. 팀 탈퇴 및 해체
K-POP은 아이돌 팀을 주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 자체가 주는 무대 위에서의 파워가 크기도 하고, 팀이 주는 시너지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멤버 개개인 보다 '팀' 자체를 사랑하는 문화가 K-POP 전반적으로 깔려있죠.
그렇기 때문에, 팀을 탈퇴하거나 팀이 해체되는 것은 무엇보다 확실한 탈덕의 사유가 됩니다.
물론 팀이 사라지거나 탈퇴한 뒤에 더 잘나가게 되는 경우도 있고, 팀에 소속되어 있을 때는 시도하지 못하는 음악이나 활동을 하며 본인과 팬덤 모두 이전보다 훨씬 만족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례가 많지 않고 팀에서 이탈하는 것 자체가 본인과 팬 모두에게 어느 정도 크리티컬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죠.
5. 사회적 이슈에 휘말릴 때
어느 날 갑자기, 범죄자의 팬이 되어버린다면 어떨까요?
더 설명을 붙일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욕을 먹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누구보다 열심히 변호해 주고, 스스로 검열하는데 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걸까요?
'좋아하는 것' 자체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 팬의 입장에서 무엇보다 가장 강력하고 슬픈 탈덕 사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내용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이나, 공감을 느끼시는 분은 오세연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성덕'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6. 팬덤 분위기의 변화
이건 한 번도 '덕질'해보지 않은 분들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덕질을 할 땐, 생각보다 그 팬덤의 분위기라는 것이 중요한데요.
인터넷 속에서는 물론이고 공개 방송이나 콘서트, 다양한 팬 주최 행사 등 현실에서 팬들을 실제로 만나게 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팬덤의 분위기를 탈덕 사유로 뽑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그냥 좋은 것만 보고 싶은데, 계속해서 팬덤 내 불만이 터져나와 견디기 어렵다는 사람과 불만이 생겼는데 모두가 이를 쉬쉬하고 있어 힘들다는 사람 모두 이 유형에 해당합니다.
회사를 다닐 때도 연봉이나 하는 일 자체는 좋지만, 견딜 수 없을 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 동료가 있거나 사무실 분위기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 퇴사하는 일이 있죠?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7.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을 때
사실상 가장 확실한 탈덕 사유이자, 위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는 사유입니다.
내가 좋아했던 부분이 없어졌다고 느껴지거나 더이상 아이돌같지 않을 때, 많은 팬들이 느끼는 감정 중에 하나인데요. 매우 주관적인 이유인 만큼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도 어렵고 몇 글자로 정의 내리기도 참 어려운 것이 특징입니다.
식은 것은 나의 마음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의 열정일까요?
이렇게 7가지의 대표적인 탈덕 사유를 알아봤습니다. 적어내려가다 보니 몇 가지 단어만 바꾸면 K-POP이 아닌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는 이별 사유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러분은 언제 '탈덕'을 경험하셨었나요?
가장 공감가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