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케이팝 '뮤직비디오' 변천사 아르켜줄게 🎬

#12. 케이팝 '뮤직비디오' 변천사 아르켜줄게 🎬

작성자 쑨디

케이팝은재미있습니다

#12. 케이팝 '뮤직비디오' 변천사 아르켜줄게 🎬

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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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loveha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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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스파 뮤직비디오, 다들 보셨나요?

저의 아티클을 읽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감상하셨으리라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니 영상도 함께 첨부해 보았습니다.

이번 에스파의 신곡 '아마겟돈'은 일명 '쇠맛'이라고 불리는 에스파 특유의 강렬한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명곡인데요.

케이팝 팬덤 사이에서 이 노래의 매력을 1000% 상승시켜준 일등 공신으로 '뮤직비디오'가 꾸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아마겟돈 공식 뮤직비디오에 달린 댓글들... 공감 100%입니다

이제 단순히 영상 화보의 역할이나 퍼포먼스 요약을 넘어 예술의 한 분야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K-POP 뮤직비디오. 과연 뮤직비디오는 어떤 유형이 있으며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K-POP 뮤직비디오들과 함께 주절주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시대별, 유형별로 착착 정리된 아티클을 기대하셨겠지만... 이번에도 의식의 흐름대로 작성되었습니다. 그래도 함께 해주실 거죠?)

🎬 뮤직비디오 = 뮤직드라마

옛날에 노래방 좀 다녀보신 분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뮤직비디오죠?

00년대 즈음의 발라드 뮤직비디오는 대부분 일명 '드라마타이즈' 형식으로 노래 가사, 멜로디와 잘 어울리는 시나리오의 짧은 드라마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즈음의 발라드 가사가 워낙 구슬프기로 유명하다 보니 뮤비의 내용도 신파,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그 자체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었죠.

남자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깡패, 야쿠자, 조폭... 여자 주인공은 청순하고 가녀린 모습에 눈물을 자주 흘리며 결말은 둘 중 하나가 피를 뚝뚝 흘리며 새드 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클리셰, 다들 알고 계시죠?

(모르시면 00년도 이후 출생이신 걸로...)

이런 CJ 영화 냄새 뿜뿜하는 드라마타이즈 뮤비는 한국 가요계 발라드 집권기가 막을 내리고 아이돌 그룹이 주를 이루면서 사라지는 듯 했으나... 당대 최고의 아이돌의 손에 다시 부활합니다.

아직도 여러 방식으로 패러디되고 회자되는 레전드 뮤직비디오인 '하루하루'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남자 주인공의 처절한 눈물과 여자 주인공의 죽음까지, 너무나 완벽한 신파 드라마 한 편이 아이돌 노래와도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이었죠.

뮤직비디오에 제대로 된 군무가 1초도 나오지 않는 (심지어 흑백) 순도 높은 드라마타이즈 뮤비에 모두가 감탄했지만, 이후에 제대로 된 명맥이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이 뮤비가 등장하기 전까진 말이죠.

지금의 월드스타 BTS를 만든 명곡 중 하나인 'I NEED U'.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중심으로 한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시리즈는 청춘의 슬픔과 고통, 방황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 낸 것이 특징인데요.

밝고 청량한 긍정적인 모습이 주류를 이루던 K-POP 사이에서 피어난 화양연화는 그 자체가 하나의 컨셉을 상징하는 단어가 될 만큼, 모든 아이돌 팬들이 부러워하는 레전드 뮤직비디오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화양연화 이후로 이런 청춘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 컨셉이 유행하면서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가 살짝 인기몰이를 했다는 이야기)

🔥 역시 K-POP은 강렬한 퍼포먼스

하지만 역시 K-POP의 주 무기는 '갬성'이 아닌 강렬한 퍼포먼스죠.

위에서 언급한 에스파의 '아마겟돈' 뮤비처럼 노래와 컨셉이 가지는 강렬함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방식을 선택한 뮤직비디오들도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빠질 수 없는 K-POP 장르가 바로 'SMP'(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특유의 강렬함을 가진 노래 장르)인 만큼, SM 소속 그룹의 뮤비에서 자주 보이는 것이 바로 이런 퍼포먼스 형 뮤직비디오 입니다.

딱히 스토리도, 맥락도 없지만 컨셉을 관통하는 약간의 상징성을 부여하며 덕심을 자극하는 형식의 '퍼포먼스형 뮤직비디오'는 K-POP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오래도록 사랑받으며 꾸준히 제작되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영상 화보같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군무를 풀샷으로 잡아주는 등 나름의 전통적인 요소들이 있어 각 뮤직비디오 마다 기획의 깊이가 잘 드러나기도 하죠.

최근 들어서는 한 뮤비에서 다양한 컨셉을 보여주기 위해 의상이나 소품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형식이 무난한 만큼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뮤직 '비디오'에 가까운 형태가 아닐까 싶네요.

✅ 그래서 요즘은? '영상미'가 대세

아직도 '레전드 뮤직비디오'하면 꼭 언급되는 그룹이 있습니다.

바로 (구)민희진 디렉터, (현)민희진 대표의 첫사랑이라 불리는 '에프엑스'인데요. 에프엑스의 뮤직비디오 하면 영상미가 자동완성 되는 만큼, K-POP 뮤직비디오의 한 획을 그은 여러 뮤비들이 이 그룹과 함께 탄생되었습니다.

이런 '영상미'에 집중한 뮤직비디오는 보는 이에게 미학적인 카타르시스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촌스럽지 않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 봐도 정말 모든 장면이 예술이네요.

언뜻 생각하기엔 퍼포먼스형 뮤비와 영상미를 중심으로 한 뮤비는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 있고, 논리적으로 따져봤을 때 비슷한 점이 많지만 가슴으로 느껴지는게 다르다고 할까요?

모든 캡쳐본이 그 자체로 완벽한 작품이라는 느낌...

대놓고 퍼포먼스 영상과 영상미 가득한 뮤비가 따로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직접 보면서 비교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엔시티127의 러프 버전과 퍼포먼스 버전 뮤직비디오

뉴진스의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비디오

📍 주목할만한 특별함이 있는 뮤직비디오

마지막을 어떻게 끝맺으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따로 언급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제 기준) 뮤직비디오를 몇 가지 골라봤습니다.

전주만 들어도 심장이 요동치는 엑소의 레전드급 메가히트곡, 으르렁의 뮤직비디오입니다.

원테이크(영화에서 쓰이는 촬영기법 중 하나로,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중간에 끊기지 않고 한 번의 컷으로만 촬영하는 것을 뜻함) 형식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죠.

드라마타이즈라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퍼포먼스나 영상미에 집중한 것도 아닌 정말 기묘한 형식의 뮤직비디오로 유명한 뉴진스의 'OMG'뮤직비디오.

마치 연극처럼 '제 4의벽'을 자유자재로 넘너들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실제 영화 '어벤저스'에서 CG를 담당했던 팀을 모셔와 제작했다는 온앤오프의 뮤직비디오.

내용 자체가 참신한건 아니지만, 주목할 만한 영상적인 포인트가 확실한 뮤비입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빤쮸토끼'의 작가 카와이소니!와 콜라보 한 스트레이키즈의 뮤직비디오입니다.

이런 형식의 콜라보 뮤직비디오도 독특하죠?

혹시 놓치실까 최종 마지막에 넣은 피원하모니의 뮤직비디오입니다.

제목 그대로 '때깔' 죽인다는 표현이 딱 맞는, 그야말로 요즘 뮤비의 정석을 보여주니 뮤직비디오의 폼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궁금하시다면 필수시청.


벌써 12회나 함께 달려왔습니다.

앞으로도 뉴닉과 함께 재미있는 K-POP 이야기를 이어가보려고 하니, 많이 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혹시 빠져서 아쉬운 특징이나 뮤비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아마 분량 문제로 빠지게 된 뮤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