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마무 강림, 무한 반복되는 그 질문! “나 뭐 먹고 살지?”
작성자 시계꽃
Dear My Future
도르마무 강림, 무한 반복되는 그 질문! “나 뭐 먹고 살지?”

‘오늘 저녁 뭐 먹지?’
점심 메뉴 고르기가 직장인의 고민 0순위라고 하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저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매일 저녁 메뉴를 생각합니다. 어릴 땐 몰랐어요. 어른들이 “먹고” 사는 게 힘들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을 때 리터럴리 먹는 문제로 이렇게 매일 고민할 줄은🤦♀️
그런데 “먹고”와 “사는 게” 언제나 세트로 묶이듯이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고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일’입니다. ‘이 일로 커리어를 계속 쌓을 수 있을까?’, ‘이 일이 진짜 내 일이 맞나?’, ‘이 회사 언제까지 다녀야 하지?’ 등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결국엔 아래 질문으로 수렴하곤 하지요.
‘이렇게 사는 게 맞아?’
오랫동안 이런 고민을 떠안고 사는 스스로를 ‘비정상’이라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은 착실히 근속연수를 채우며 사원-대리-과장으로 승진하는데 한 회사는커녕 한 가지 일에도 정을 붙이지 못하고 옮겨 다니며 ‘이게 맞는지’ 고민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고요. ‘천직’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경외감 혹은 신비감 때문일까요. 저의 시선은 어릴 때부터 확고한 자기 적성을 찾아 꾸준히 한 우물만 파는 사람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마치 그들의 행보가 절대 규범인 것처럼 말이죠.
🤨 나의 방황은 타당하다!
우리가 흔히 레퍼런스로 삼는 사람들, 일찍부터 자기 일을 찾아 쭉 밀고 나가는 사람들,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전공을 살려 취업한 사람이 주위에 얼마나 있나요? 장담컨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겁니다. 혹시 ‘난 아닌데? 처음부터 전공 살릴 계획이었고 전공 살려서 지금 잘 먹고 잘살고 있는데?!’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면,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행운을 타고난 럭키 뉴니커이시군요🍀 (부럽네요...)
인간은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성장을 멈추지 않습니다.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전 생애에 걸쳐 총 8단계의 발달 과제가 주어집니다.* 각 단계의 발달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는지 여부에 따라 우리의 성격 구조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요.** 사실 어려운 심리학 이론을 끌어들일 필요도 없습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 봐도 10대의 ‘나’, 20대의 ‘나’, 30대의 ‘나’가 전부 동일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우리는 자아를 고정된 실체로 생각하고 싶어 합니다. MBTI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나’라는 사람을 16가지 유형 중 하나로 명쾌하게 분류하니까요.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대로 자아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달합니다. 또한 칼 융이 분석심리학에서 제시하는 페르소나(persona) 개념처럼 개인적 자아, 사회적 자아, 문화적 자아 등 자아는 일차원이 아닌 다차원으로 존재합니다. 따라서 ”진짜 내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처럼 평생 끌어안고 가야 하는 문제일지도 모르겠어요.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지금 ‘내 일’을 찾아 방황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당신의 방황은 매우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 36살, 또 신입 사원이 되었다
이쯤 되면 취미를 직업 바꾸기로 써야 하나 싶습니다. 올해 2월, 온라인 심리상담 콘텐츠 기획 직무로 4번째 커리어 체인지 퀘스트(!)를 완료했거든요. 누군가는 저를 향해 커리어 패스가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지난 10년간 지금처럼 방향성이 또렷하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진심으로요. 지식메이트로 활동하는 동안 어떻게 ‘내 일’을 찾았고 방향을 잡았는지 나눠보려 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진로 탐색과 관련된 심리학적 지식도 소개하려 해요. 당연히 제 경험이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의 선택지를 마치 정답인 양 강요하는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식으로 자기 일을 찾아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맥락에서 타당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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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과 기질을 구분 지어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기질과 달리 성격은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 참고 자료: 마이어스의 심리학개론, 시그마프레스,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