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커리어 베팅: 안전지대 벗어나기
작성자 시계꽃
Dear My Future
첫 커리어 베팅: 안전지대 벗어나기
직장인 유머 중 하나로 퇴사가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이 있지요. 약 6년 전 저는 번아웃과 초기 우울증 진단을 받고 한 달 반 정도 정신건강의학과를 내원했어요. 전문가의 진단은 때론 환자에게 안정감을 주기도 하는데요. 마음의 문제를 ‘정신력과 의지력’으로 극복하라는 메시지를 주입하는 한국 사회에서 내가 지금 이만큼 아프구나, 이만큼 힘들구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셈이니까요. 그래서였을까요? 병원을 다닐수록 이상한 용기가 솟구쳤어요.
이판사판이다, 이러나저러나 똑같이 힘들고 괴롭다면 차라리 내가 선택한 지옥으로 가자!
🖐 회사와 헤어질 결심!
퇴사를 결심했습니다(벌써 몇 번째야🤦♀️). 하지만 지난 번처럼 도망을 위한 퇴사가 아니었어요. 교육업에서 쌓아온 커리어패스를 버리고 프리랜서 번역가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덤으로 사직서를 내자 눈에 띄게 상태가 좋아져 병원에서 이제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들었답니다(역시 퇴사는 만병통치약😏).
🧐 냉철한 자기 분석은 필수!
충동적으로 퇴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어느 때보다 계획적이었답니다. 왜 프리랜서인지, 왜 출판 번역인지, 레드오션인 번역계에서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하고 또 분석했어요. 그리고 프리랜서의 단점 혹은 후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찾아 봤고요.
🙃 비빌 언덕은 필요하다!
프리랜서의 희망편보다 절망편을 더 찾아본 이유는 플랜B를 위해서였습니다. 퇴사와 동시에 프리랜서의 최대 단점인 불안정한 수입을 상쇄할 수 있는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데 힘썼어요. 계약직으로 영어교육 컨텐츠 개발을 하기도 했고 파트 타임으로 학원 강사를 하며 출판번역 강의를 들었습니다. 어제는 죽도록 미웠던 일이 오늘은 삶의 동아줄이 되어준단 사실이 묘했어요.
🙄 그래서 결과는?!
프리랜서 도전을 선언 후 약 1년 3개월이 지나 첫 역서 계약을 따냈습니다. 목표로 한 번역가 데뷔도 기뻤지만 안전 지대를 벗어나 위험을 감수한 베팅에서 이겼다는 사실이 참 뿌듯했어요. 내 선택을 믿는다는 감각과 내 삶에 대한 자신감 획득은 프리랜서 도전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재산이랍니다.
지금도 번역을 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번역가라는 옷이 마음에 들긴 했지만 나한테 ‘딱’ 맞는 느낌은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제 자신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사건이 벌어지면서 눈 앞에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기도 했고요(네 다음 아티클 스포입니다😉).
직장인 뉴니커분들이라면 프리랜서라는 꿈을 한번쯤 품어 보셨을 거예요.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시다면 도전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세요. 혹시라도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땐 언제든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그러려면 한살이라도 어릴 때 도전하는 게 현실적으로 좋다고 봅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스스로가 프리랜서 시장에서 살아남을 역량이 충분한지, 내가 정말 혼자 일하기에 적합한 사람인지 냉철하게 따져보셔야 합니다. 월급 받을 땐 체감하기 힘들어요. 4대 보험과 정해진 출퇴근 시간, 함께 고충을 나눌 동료의 소중함을. 프리랜서는 일하는 방식 중 하나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카페에서 우아하게 일하는 프리랜서? 전부 환상인 거 아시죠?
“스스로 모든 (🐶)고생을 자처할 만큼 나에게 가치 있는 일인가?”
그렇다고 누군가의 도전을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폄훼하고 싶진 않습니다. 위 질문에 망설임없이 YES라고 답할 수 있다면 프리랜서든 직무 전환이든 무엇이든 마음껏 도전하세요! WE ONLY LIVE O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