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스데이, 진짜는 영화가 아니라 '스크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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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2월 18일, 북미 극장가는 워너 브러더스의 <듄: 파트 3>와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둠스데이>가 물러섬 없이 정면충돌하며 일명 '듄스데이(Dunesday)'로 불리는 역대급 흥행 대격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업계는 2023년 <바비>와 <오펜하이머>처럼 두 메가 텐트폴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두 작품 모두 SF/판타지 블록버스터로서 남성 및 핵심 장르 팬덤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극장 좌석 점유율을 두고 초반 치열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공존합니다. 대체 어쩌다 이런 상황이 나오게 된 걸까요?
듄스데이의 시작
디즈니가 <둠스데이> 개봉을 2026년 5월 1일에서 12월 18일로 약 7개월 미뤘고, <시크릿 워즈>도 다음 해로 미뤘습니다. 워너 역시 '드니 빌뇌브' 감독의 미공개 작품으로 12월 18일 개봉을 잡았고, 매체들은 이를 <듄 3>로 추정했습니다.
이후 한동안 "어느 쪽이 날짜를 옮기느냐"는 관측이 이어졌습니다. 같은 날 개봉을 두고 마블이 12월 11일로 일주일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결국 양쪽 다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맥스 스크린 확보 경쟁
26년 2월 경, IMAX 투자자 설명회에서 듄 3가 독점 상영 창구를 확보했고, 둠스데이는 "일부 해외 시장"에서만 IMAX에 걸린다고 확인됐습니다. <듄 3>가 12월 18일부터 3주간 IMAX 전 스크린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 디즈니가 CinemaCon에서 PLF(프리미엄 대형 포맷) 인증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이름하야 '인피니티 비전'. 스크린 폭 45피트 이상, 돌비 7.1 또는 몰입형 사운드, 일정 수준 이상의 밝기를 기준으로, 미국 75개관, 해외 300개관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를 본 IMAX CFO는 "디즈니의 마케팅 플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피니티 비전
그리고 9월 인피니티 비전을 가동시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로 말이죠. 그리고 성공합니다. 개봉 첫 주말 전체 스크린의 43%인 1,300개 인피니티 비전관에서 주말 매출의 52%인 1,35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인디와이어는 이 수치를 디즈니가 원하던 결과라고 봤습니다.
흥행 전망
대중 동원력과 오프닝 볼륨 (어벤져스 우세)
사전 예매 추이와 일반 관객 동원력 면에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복귀와 루소 형제의 연출력이 결합된 <어벤져스: 둠스데이>가 <듄: 파트 3>를 상회하며 전체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객단가와 롱런 지구력에서는<듄: 파트 3>는 티켓 가격이 가장 높은 IMAX 명당 회차들이 오픈 직후 매진되는 등 객단가 방어에 유리한 구조를 선점 중입니다. 대중적 팝콘 무비인 마블에 비해 시네필과 성인 관객층의 지지가 탄탄하며, 아카데미 시즌 버프를 업고 크리스마스-연초 홀리데이 시즌에 걸쳐 강력한 드롭률 방어(롱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삼’의 질문
인피니티 비전은 IMAX 킬러가 될 것인가, 아니면 마케팅일까?
단기적으론 마케팅, 장기로 갔을 땐 협상 카드가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디즈니는 극장에 인증 기준을 들이밀 수 있게 됐습니다. IMAX처럼 장비를 파는 게 아니라 기준을 쥐는 구조라, 배급사의 힘이 세지는 방향입니다.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가 그 근거입니다. 인증관이 전체 스크린의 43%였는데 매출은 52%를 차지했습니다. 소비자가 라벨에 반응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진짜 시험은 <어벤져스: 둠스데이>입니다. 여기서 인증관 판매가 크게 나오면 다른 스튜디오도 따라 붙을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조용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