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첸은 왜 8년째 집 이야기를 할까

스위첸은 왜 8년째 집 이야기를 할까

브루스
@bruc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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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러 갔다가 영화보다 광고가 더 기억에 남았어요.”

쓰레드에서 우연히 본 글이다. KCC건설 스위첸의 새로운 광고 「위대한 집안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광고의 내용은 깨끗한 수건도, 정리된 식탁도, 편안한 집도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반복되는 노력과 돌봄으로 우리의 일상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담았다. 광고의 반응은 뜨거웠다. 광고를 보고 울컥했다는 사람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는 사람, 영화보다 광고가 더 기억에 남았다는 사람까지. 한 편의 광고가 대중의 마음을 건드렸다.

스위첸은 오래전부터 ‘광고 맛집’으로 유명했다. 2019년 「엄마의 빈방」을 시작으로 2020년 「문명의 충돌」, 2021년 「등대프로젝트」, 2022년 「내일을 키워가는 집」, 2023년 「문명의 충돌2」, 2024년 「식구의 부활」, 2025년 「집에 가자」까지 집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왔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영상광고제에서 7년 연속 수상했을 만큼 광고에 대한 평가도 좋았다.

특히 배우 김남희가 출연했던 「문명의 충돌」은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쇼츠나 릴스에서 종종 다시 만난다. 결혼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생활방식을 맞춰가는 과정을 ‘문명의 충돌’로 표현했고, 3년 뒤에는 아이가 태어난 가족의 이야기로 시즌2까지 이어갔다. 광고를 한 편의 콘텐츠로 소비하게 만드는 스위첸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사례다.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부러운 광고다. 제안서를 쓰다 보면 이런 캠페인을 한 번쯤 꿈꾼다. 제품을 열심히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공유하고, 댓글에 자신의 경험을 남기고, 광고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캠페인 말이다.

그런데 광고를 보고 난 뒤 한편으로 다른 생각도 들었다.

아니, 아파트 광고를 왜 이렇게까지 만들지?

스위첸은 아파트 브랜드다. 아파트는 광고를 보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가격은 몇 억 원이고 구매 주기는 길다.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지역에 스위첸 아파트가 없다면 아무리 브랜드를 좋아해도 살 수 없다.

실제로 아파트를 선택할 때는 브랜드 외에도 입지와 가격, 상품성이 강하게 작용한다. 2025년 부동산R114 조사에서도 현재 거주 아파트를 선택한 이유로 ‘입지가 좋아서’라는 응답이 51.4%로 가장 높았고, ‘유명 브랜드 아파트라서’는 23.7%였다. 물론 응답자의 91.7%가 브랜드 가치가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준다고 답한 만큼 브랜드 역시 중요한 요소다. 다만 광고에 감동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구매가 일어나는 상품은 아니다. 어떤 사람이 스웨첸의 광고를 보고 감동받았어도 내일 스위첸 견본주택으로 달려갈 가능성은 낮다.

일반적인 콘텐츠 마케팅은 이 거리를 줄여나간다. 콘텐츠를 보고 브랜드를 검색하고, 제품을 경험한 뒤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만든다. 잘 터진 콘텐츠가 며칠, 몇 주 안에 트래픽과 매출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콘텐츠를 통해 쌓은 브랜드의 이야기가 비교적 빠른 구매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파트는 그럴 수 없다. 지금 광고를 본 사람이 실제 집을 사는 것은 5년 뒤일 수도, 10년 뒤일 수도 있다. 어쩌면 평생 스위첸 아파트에 살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스위첸은 이 일을 8년째 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 광고에 쏟아진 찬사에 비해 아파트 브랜드 순위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부동산R114와 한국리서치의 연례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스위첸은 종합 Top 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자이, 힐스테이트, 래미안, 푸르지오, 롯데캐슬 같은 브랜드가 계속 상위권을 차지했다.

좋은 광고를 오랫동안 만든다고 브랜드 순위가 그대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질문을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스위첸은 지난 8년 동안 무엇을 쌓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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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량을 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023년 네이버에서 ‘스위첸’ 검색량은 7월 8,170회에서 8월 18,800회로 크게 뛰었다. 2024년에도 7월 8,160회에서 8월 15,900회로 올랐고, 2025년에는 4,900회에서 7,840회로 증가했다. 캠페인이 공개되는 시기에 사람들이 다시 스위첸을 검색하는 패턴이 나타난다.
반면 평상시 검색량이 계속 높아진 것은 아니다. 1월부터 6월까지 월평균 검색량을 계산하면 2024년 약 5,173회에서 2026년 약 3,073회로 낮아졌다. 약 40%가 줄어든 셈이다.

물론 검색량만으로 광고 효과를 판단할 수는 없다. 분양 물량도 다르고 시장 상황도 다르다. 광고를 하지 않았다면 검색량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줄었을지도 알 수 없다. 다만 하나의 장면은 분명하게 보인다.

사람들은 스웨첸을 쉽게 잊고, 스위첸은 다시 집을 이야기한다.

집 이야기도 아무 이야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엄마가 떠난 빈방을 이야기하고, 함께 사는 부부의 충돌을 이야기한다. 아파트 경비실을 바라보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를 바라본다. 함께 밥을 먹는 식구를 이야기하고, 지친 하루 끝에 돌아가고 싶은 집을 이야기한다. 올해는 그 집을 유지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노동을 이야기했다. 소재는 매번 달라지지만 결국 모두 ‘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이렇게 놓고 보면 스웨첸의 광고는 각 캠페인이 독립되었다기 보다 하나의 긴 연재물처럼 보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 스위첸은 8년 동안 계속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집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매년 다른 이야기로 자신들의 답을 꺼내놓는다. 스위첸이 광고를 통해 만들고 있는 것은 ‘좋은 아파트’라는 주장보다 ‘집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브랜드’라는 서사에 더 가깝다.

스위첸이 왜 굳이 영화 같은 광고를 만드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자이와 힐스테이트, 래미안처럼 이미 강한 브랜드가 즐비한 시장에서 스위첸이 똑같이 프리미엄과 첨단 주거를 이야기한다면 그 목소리는 쉽게 묻힐 수 있다. 대신 스위첸은 집을 바라보는 자신들만의 관점을 가져갔다.

“스위첸 광고는 뭔가 다르다.” “거기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잘한다.” “광고가 꼭 영화 같다.” 이런 인상이 몇 년 동안 반복해서 쌓인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당장 구매를 만들지는 않더라도 언젠가 소비자가 스위첸이라는 이름을 마주했을 때 완전히 낯선 브랜드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특히 아파트처럼 구매 주기가 긴 상품에서는 그 작은 차이를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오늘 광고를 본 사람이 10년 뒤 스위첸 아파트를 선택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그때 스위첸을 처음 들어보는 것과 ‘집과 가족 이야기를 잘하던 브랜드’라는 희미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흔히 브랜드 자산을 ‘쌓는다’고 표현한다. 캠페인을 하나 하면 조금 올라가고, 다음 캠페인이 그 위에 또 올라가는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에 망각도 있다. 경쟁사의 광고가 나오고 새로운 브랜드가 생긴다. 소비자의 관심은 계속 다른 곳으로 움직인다. 브랜드는 쌓이는 동시에 희미해진다. 어쩌면 스위첸은 판매할 물건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집을 바라보는 자신들의 관점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다시 올려놓기 위해 다시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른다.

외부에서는 이 광고가 실제 브랜드 매출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없다. 측정할 수 있는 수치로 브랜드 가치를 제고 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8년이라는 시간은 한 가지를 만들어냈다. 스위첸의 광고가 새로 나오면 사람들이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일까’를 기대하고, 지난 광고와 자연스럽게 연결해 바라본다는 점이다.

서사는 한 번의 히트작으로 생기지 않는다. 같은 관점으로 다른 이야기를 반복하고, 그 시간이 충분히 쌓였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그 브랜드가 무엇을 이야기하는 곳인지 알게 된다. 브랜드의 서사는 결국 브랜드가 기억되는 방식이다. 스위첸은 집을 짓는다. 그리고 오랫동안 집을 이야기해왔다. 우리 브랜드는 어떤 이야기로 기억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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