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럽대디는 왜 청소용품 광고에 임신 테스트기를 썼나

스크럽대디는 왜 청소용품 광고에 임신 테스트기를 썼나

브루스
@bruc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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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브랜드 담당자가 잘못 올린 거 아니야?'

최근 마케터들 사이에 화제가 된 브랜드가 있다. 청소용품 전문 브랜드 스크럽대디다. 스크럽대디는 신제품 홍보를 하며 임신 테스트기 릴스를 활용해 큰 바이럴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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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링크: https://www.instagram.com/reel/DXbZovtE_l7/?igsh=dGZ3bm96b3I4ODhs

스크럽대디는 미국에서 잘 알려진 청소용품 브랜드다. 브랜드 투자 TV 프로그램 샤크탱크에 대표가 출연하며 화제가 됐고, 프로그램 출연 이후 회사 가치는 2020년 기준 1억 7천만 달러로 출연 전 대비 170배 증가하며 대표 성공 사례가 됐다.

미국에서 스크럽대디는 'Smile While You Scrub'이라는 메시지 아래 청소가 즐거운 순간이라는 경험을 전달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유쾌한 콘텐츠를 만드는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며 스크럽대디 자체를 하나의 캐릭터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마케팅은 달랐다. 스크럽대디 코리아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쇼핑몰과 백화점 중심의 팝업스토어, 제품 성능 강조 콘텐츠 위주로 즉각적인 매출을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이번 스크럽 베이비스 출시 캠페인은 달랐다. 대디-마미-베이비스로 구축된 브랜드의 가족 세계관을 적극 활용하며 캠페인 스토리를 설정했다. 국내에서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인 90년대생의 출산으로 출산율이 반등하며 젠더리빌, 베이비샤워 같은 출산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크럽대디는 이 소비자 정서를 읽고 캠페인 스토리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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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간단하다. 스크럽대디와 마미를 실제 사람처럼 의인화해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콘텐츠를 시리즈로 설계한 것이다. 임신의 순간, 임산부로서 어려운 순간들, 출산 준비 모습을 공감대 있게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신제품에 대한 긍정 반응이 형성됐다. 첫 임테기 릴스가 조회수 200만 회를 기록했고, 이후 콘텐츠도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조회수를 거뒀다.

예전 글에서 브랜드 스토리와 실체가 일치하지 않으면 오히려 위기가 된다고 썼다. 스크럽대디는 그 반대편의 사례다. 대디-마미-베이비스로 구축해온 가족 세계관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출산이라는 가장 가족적인 순간에 일관되게 풀어냈다. 스토리는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을 꺼낸 것이다.

제안서를 쓰다 보면 이 지점에서 늘 갈등이 생긴다. 클라이언트는 지금 당장 팔리는 콘텐츠를 원한다. 제품 성분, 사용법, 후기. 스토리 콘텐츠를 제안하면 돌아오는 말이 비슷하다. "이게 매출로 연결되나요?"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스크럽대디 사례를 보면, 그 질문 앞에 하나를 더 묻고 싶어진다. "지금 우리 브랜드를 소비자가 원하고 있나요?"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제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구매가 합리적이라는 걸 설득하는 방식. 가격에 민감한 시기일수록 이 방식이 즉각적인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다른 하나는 제품 스토리를 통해 긍정 인식을 쌓는 것이다. 상향평준화된 시장에서 차별화를 만드는 방식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서, 어떤 방식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초기 설득이 크게 달라진다. 공감대를 형성한 스토리 콘텐츠는 무의식 중에 제품에 대한 긍정 인식을 쌓고 구매를 끌어낸다.

마케팅에 이런 말이 있다. "필요한 것을 팔지 말고, 원하는 것을 팔아라." 소비자가 원하게 만드는 가장 기본은 공감을 만들어내고 우리 콘텐츠에 몰입시키는 일이다. 스크럽대디의 임테기 릴스가 바이럴이 된 건 청소용품이 필요해서가 아니다. 그 이야기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제품을 사게 만드는 콘텐츠는 많다. 브랜드를 원하게 만드는 콘텐츠는 드물다. 우리 브랜드의 캠페인에서 후자가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지 한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진= 스크럽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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