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 시대, 브랜드 일관성이 생존 전략이 된 이유
작성자 브루스
브루스의 영감노트
AI 검색 시대, 브랜드 일관성이 생존 전략이 된 이유
"저희는 브랜드의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세일 기간에 매출도 중요해요. 메시지를 강조하는 건 너무 교과서 같은 이야기 아니에요?"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담당자와 나눴던 이야기다. 최근 많은 FMCG 기업들은 상향평준화의 지옥에 빠져있다. 브랜드를 빼고 보면 대부분의 제품들은 비슷한 성분 구성으로 비슷한 효능을 소구하고 있다. 올리브영이나 기타 커머스 플랫폼 매출 비중이 큰 카테고리의 경우 올영세일 같은 프로모션 스케줄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마케터들은 이 스케줄 중심으로 마케팅 플랜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프로모션 대응 전략도 대부분 최적화가 되어 있어, 많은 브랜드들이 큰 차이 없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정신없이 프로모션만 따라가다 보면, 우리 제품이나 타사 모두 각 브랜드의 차별점을 보여주기보다는 프로모션 때 팔리는 제품 중의 하나로 남게 된다.
지금까지는 이런 전략이 검증된 성공 방정식이었다. 플랫폼 중심으로 발생되는 트래픽과 노출을 통해 관심도가 올랐을 때 그 관심을 구매로 전환시키는 것. 세일 기간에 비슷한 제품을 검색한 사람들에게 광고를 노출시켜 구매 확률을 높이는 전략은 디지털 마케팅 씬에서 오랫동안 자리잡은 정석이었다.
그러나 AI가 대중화되면서 기존의 마케팅 문법이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은 클릭하지 않고 구매하고 있다. 필요를 느낀 소비자가 AI에게 질문하면, AI는 접근 가능한 정보 안에서 최선의 선택지를 추천한다. 소비자는 단 한 번의 광고 클릭 없이 추천받은 제품을 직접 검색해 구매하게 된다. 제로클릭 시대에 플랫폼의 개입과 광고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제로클릭 시대가 되면 진짜 브랜드와 그냥 제품의 차이가 선명해진다. AI는 여러 채널에 흩어진 정보를 종합해 브랜드를 판단한다. 어디서 나오든 메시지가 일관된 브랜드는 신뢰도 높은 선택지로 인식되고, 프로모션 때만 등장하는 브랜드는 데이터 조각 하나로 사라진다. 즉 AI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채널에서 브랜드 콘텐츠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일관성이 높을수록 AI가 그 브랜드를 신뢰하고 추천할 확률이 올라간다.
사실 이 고민은 AI 이전부터 했던 이야기다. 제안서에서 "메시지로 브랜드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돌아오는 반응은 늘 비슷했다. "그게 매출로 연결되냐",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아니냐". 틀린 말이 아니었다. 단기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구조에서 브랜드 일관성은 당장 숫자가 안 나오는 투자처럼 보였다. 과거에는 그 일이 비효율적이고 낭비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제로클릭 시대의 생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람에게도, AI에게도 브랜딩은 신뢰의 증거다. 우리 브랜드가 그저그런 브랜드가 아니라 찾아가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면을 더 세워야 한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 시대가 아니라, 특색 있는 돌이 되는 시대가 됐다.
처음에 들었던 그 말, "교과서 같은 이야기 아니에요?" 이제는 그게 맞는 말이 됐다. 교과서가 현실이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