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두아’로 본 브랜딩의 함정

‘레이디 두아’로 본 브랜딩의 함정

작성자 브루스

브루스의 영감노트

‘레이디 두아’로 본 브랜딩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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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c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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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 연휴 무렵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가 화제다. 이 시리즈는 가짜도 명품으로 만들었던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공개 이후 빠르게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가짜가 성공했다”는 자극적인 설정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 드라마는 브랜딩이 어떻게 욕망을 만들고, 동시에 어디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는지를 보여준다. 즉 ‘레이디 두아’는 브랜딩의 정석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정석이 함정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냈다.

드라마의 내용은 가짜 브랜드 ‘부두아’가 성장하는 과정 속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다. 픽션 속 설정이지만 ‘부두아’ 브랜드의 성장 과정은 실제 세상에서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게 표현되며 브랜딩의 역할과 과제를 동시에 보여줬다.

주인공은 ‘부두아’를 하이엔드 브랜드로 포지셔닝 하기 위해서 총 3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사진=넷플릭스

첫 번째는 브랜드 스토리를 설정했다. ‘부두아’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고 과거 영국 왕실에 공급하는 희소한 브랜드로 소개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판매하지 않고 상위 0.1%에게만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줄 뿐 아니라 브랜드를 구매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심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사진=넷플릭스

두 번째는 입소문 내기다. 상위 0.1%만 구매한다는 서사를 알리기 위해 부자 커뮤니티에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입소문을 낼만한 사람을 섭외하기도 하고, 백화점 사장을 포섭하기 위해 접근한다. 부자들의 사교 모임, 부자들이 방문하는 호스트 바를 활용해 ‘요즘 부두아를 든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부자가 나눠진다’라는 이야기를 전했고, 그 결과 부자들이 부두아 백을 앞장 서서 구매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사진=넷플릭스

세 번째는 사회적 증거를 만들었다. 브랜드 스토리와 부자들의 서사를 입증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었다. 청담동 부지를 임대해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었고, 국내 영화 PPL에 참여해 (극 중 김용지가 나온 영화) 브랜드를 홍보했다. 이를 통해 부두아는 단순히 부자들만 아닌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우러러 보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여기까지 보면 부두아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만드는 정석’을 그대로 밟았다. 스토리로 의미를 만들고, 입소문으로 확산시키고, 사회적 증거로 신뢰를 굳혔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이 정석이 강력할수록, 브랜드는 더 빠르게 커지지만 동시에 더 빨리 검증대에 오른다. 그리고 그때부터 ‘말’의 크기만큼 ‘실체’가 따라오지 못하면, 그 브랜드는 함정에 빠진다.

드라마 속 허구의 스토리지만 실제 브랜드 마케팅도 '레이디 두아' 속 스토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랜드 마케팅 자체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산 시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브랜드 태초부터 가지고 있던 서사를 중심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를 반영한 브랜드 메세지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브랜드 필름 제작, 콘텐츠 제작, PPL,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 바이럴)을 통해 확산한다.

그러나 브랜드 스토리와 브랜드 서사 간에 일치하지 않는다면 극 중 부두아처럼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은 당장은 브랜드에 큰 관심을 가져오게 만든다. 그러나 그 관심을 꾸준히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다. 카페를 예를 들면 좋은 소셜미디어 콘텐츠와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더라도, 실제 고객들이 방문했을 때 맛이나 공간에서 콘텐츠와 동일한 경험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브랜드는 빠르게 붕괴된다.

관심은 ‘말’이 만들지만, 유지는 ‘경험’이 만든다. 여기서 브랜딩의 함정이 생긴다. 말이 커질수록 기대치도 커지는데, 경험이 그 기대를 따라오지 못하면 브랜드는 가장 취약한 지점에서 깨진다.

브랜딩은 없는 것을 있게 만드는 활동이 아니라 각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알리고 그 핵심가치를 고객들이 느껴 꾸준히 머무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마케터는 브랜드의 핵심가치에 기반한 새로움을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 내야한다. 핵심가치와 공통분모가 있는 트렌드가 있다면 적극 활용하고, 콜라보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협업을 시도해야한다. 그럼에도 브랜드의 핵심가치에서 멀어지거나 핵심가치에는 없는 이야기를 하면 브랜드의 균열이 시작된다.

브랜딩은 ‘말’이 아니라 ‘일치’다. 브랜드가 약속한 말과, 고객이 실제로 겪는 경험이 일치할 때 브랜드는 유지된다.

우리 브랜드는 부두아처럼 없는 가치를 핵심가치로 포장해 알리고 있지 않는가? 마케터라면 우리 브랜드를 잘 알리기 위해서는 우리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정의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고객들이 시간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리 브랜드가 지금 키우고 있는 건 ‘말’인가, ‘일치’인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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