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매니저: 지금 3층에서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데요.

오 매니저: 무슨 내용을 다룰까요?

김 매니저: 이번 실적이 안 좋아서 구조조정 안건이 나온다는데요.

오 매니저: 이런 너무하네요.

김 매니저: 안건이 부결되기를 바라야지.

오 매니저: 네? 부계요?

ㅡ 혹시 이런 뜻?

구조조정 안건이 통과되기를 바란다는 의미구나.

구조조정 안건이 통과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구나.

ㅡ 정말 이런 뜻!’

가결(可決)은 옳다 ‘가(可)’와 결정하다 ‘결(決)’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회의에서 제출된 안이 합당하다고 결정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안이 통과했다는 뜻이에요. 반면에 부결(否決)은 아니다 ‘부(否)’와 결정하다 ‘결(決)’이 합쳐진 단어로 제출한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결정을 의미합니다. 통과되지 못한 것이죠. 정치 뉴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가결과 부결은 조직 내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 회사에서 회의를 진행하며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인지, 복지 제도를 개편할 것인지, 사업방향은 어떻게 나아갈지 정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민주적으로 이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ㅡ 이렇게 활용하세요!

*주주총회에서 직원 급여 인상 계획이 부결되었습니다.

*이사회는 기존 복지 제도 개편안을 가결했습니다.

민주적으로 해결하라

회사에서 명절 선물을 투표로 정한 적이 있어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회사인 만큼 고기 선물 세트와 과일 선물 세트가 중심이었는데요.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오래 보관하기 힘든 선물을 부담스러워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의견이 반영되었습니다. 구매 단가가 있으니 개별 선정은 힘들고,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참치와 햄 선물 세트 종목을 추가해 투표를 진행했어요. 기존 원로 직원들의 기대와 다르게 참치와 햄 선물 세트가 많은 표를 얻었고, 저는 기쁜 마음으로 두고두고 먹었답니다. 직급 상관없이 모두 한 표라 가능했어요.

이외에도 회식 장소를 정할 때 투표로 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습니다. 과거의 윗분들 눈치 보며 선택하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크지 않은 것들부터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조금씩 범위가 넓어지게 됩니다. 물론 결과를 인정하고 따르는 문화도 함께 필요해요.

콘텐츠를 만들 때, 제품의 이름이나 표지 디자인 등은 업무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과거에는 상사의 직관에 의존하는 경향이었다면 요즘은 다양한 경로로 데이터를 모아서 결정해요. 내부 직원들의 투표, 외부 설문,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 등등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한 번에 많은 것들이 바뀌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민주적인 분위기와 문화를 계속 만들어야 합니다. 상사의 결정에 의해 공들여 쌓아 온 탑이 무너져도 포기하지 마세요. 나의 독단도 마찬가지로 조심해야 해요. 문제를 해결할 때 민주적으로 접근하려는 태도가 모여 건강한 의사결정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