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어휘] 배상, 제위: '정중한 태도'를 표현하라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어휘력 처방전
[비즈니스 어휘] 배상, 제위: '정중한 태도'를 표현하라

(이메일)
안녕하세요. OO님.
OOO사에서 총괄을 맡고 있는 이승화입니다.
이번 업무도 함께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이승화 배상 –
(답장) 안녕하세요. 이승화 배상님.
저도 잘 부탁드려요.
날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ㅡ 혹시 이런 뜻?
배상이라는 직책으로 불러드려야겠구나.
공손하게 표현해 주시는구나.
ㅡ 정말 이런 뜻!
배상(拜上)은 절 ‘배(拜)’, 오르다 ‘상(上)’이 결합된 말로 절하여 올린다는 뜻입니다. 보통 아랫사람이 윗사람에 절을 하며 올리는 글이란 의미로 좀 더 예의를 차릴 때 많이 씁니다. 공손한 표현 중에 제위(諸位)는 모두 ‘제’와 자리 ‘위’가 합쳐진 말로 ‘여러분’이라는 의미입니다. 보통 편지나 메일에서 ‘수신자 제위’라는 말을 종종 볼 수 있는데, 편지를 받는 사람들을 높여서 부르는 표현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배상’ 대신 ‘드림’과 ‘올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둘 다 공손한 자세로 메시지를 마무리하는 느낌인데, 둘 사이에서도 대상을 나누기도 해요. ‘드림’이 동료나 친한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면, ‘올림’은 윗사람에게 하거나 공식적인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의미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불쾌해할 수 있으니 고려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ㅡ 이렇게 활용하세요!
*(아랫사람이 윗사람한테) - OOO 배상 -, - OOO 올림 –
*(동년배나 아랫사람한테) – OOO 드림 -
정중한 태도를 표현하라
커뮤니티에 이런 사연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메일 마지막에 ‘OOO드림’이라고 적었더니 상사분께 혼났다고 말이죠. ‘드림’은 동년배나 아랫사람한테 쓰는 말이니 ‘올림’이나 ‘배상’이라고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이 게시글을 보고 또 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배상’은 조선시대 사람들이나 쓰는 말 아니냐는 말도 있었고, ‘올림’이나 ‘드림’이나 무슨 차이냐고 따지는 말도 있었습니다.
의사소통은 결국 상호작용이에요. 상대방을 고려해야 해요. 나의 의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되느냐입니다. 내가 ‘드림’이라고 한 의도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불쾌해한다면 내 표현을 수정해야 합니다. 아니면 충분히 설명을 해서 메시지가 제대로 이해되도록 도와야 해요.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그러다 관계가 틀어지면 비즈니스도 꼬이게 됩니다. ‘배상’이 과하다면 ‘올림’ 정도로 타협할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는 특히 높임말이 발달했고 세분화되어 있어요. 언어는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그 문화가 비즈니스에도 스며들어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태도입니다. 나보다 상대방을 높이면서 함께 빛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언어적 장치죠. 너무 과한 표현이라고 생각되는 것들도 있지만, 그것 또한 태도입니다. 상대방이 존중받는 기분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러한 문화를 피곤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상대를 존중해 주는 자세는 중요합니다. 특히 문자 소통은 비언어(몸짓, 표정 등), 준언어(억양, 속도 등)적 메시지가 빠져 있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해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존중을 표현하고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겁니다.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알 수 없으니까요. 요즘은 가벼운 이모티콘(^^)도 함께 활용하기도 해요. 상황에 맞게 정중한 태도를 표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