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어휘] 펜딩(Pending): 숨을 고르고 기다려라

[비즈니스 어휘] 펜딩(Pending): 숨을 고르고 기다려라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어휘력 처방전

[비즈니스 어휘] 펜딩(Pending): 숨을 고르고 기다려라

북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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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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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내년도 사업계획 짜느라 고생했어요.

매니저: 쉽지 않았습니다.

팀장: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더 그러네요.

매니저: 경쟁사들도 다 힘들더라고요.

팀장: 회의 결과, 이번 A 프로젝트가 펜딩됐습니다.

매니저: 네?? 펀딩이요?


펜딩(Pending)의 사전적 의미는 ‘미정인, 보류 중인, ~을 기다리는 동안’입니다. ‘pend’가 매달리다, 의존하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확장된 의미로 철봉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어요.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결재 서류 확인이 지연되고 있거나, 서버의 오류 등으로 작업이 보류되고 있는 상황, 대기 중인 상황을 의미해요. 취소되거나 반려된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자주 활용되는 말로 홀딩(Holding)이 있어요. 사전적 의미로 ‘잡는, 고정하는’의 의미를 비롯해 다양한 뜻이 있는데,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일시적인 중단, 보류’의 의미로 쓰입니다. 

*프로젝트 승인이 아직 펜딩 상태입니다.

*네트워크 문제로 해당 작업 펜딩 중입니다.

https://m.dnews.co.kr/m_home/view.jsp?idxno=202103011607476940435

숨을 고르고 기다려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위해 많은 협력사들을 만났습니다. 팬데믹 시기에 큰 인기를 얻었던 유초등 디지털 교육 콘텐츠들을 모아 플랫폼을 구성하기 위해 여러 출판사, 영상 콘텐츠 제작사, AR/VR 교육 업체 등을 만나며 기획을 구체화했습니다. 오랜 회의와 피드백 끝에 샘플 콘텐츠도 만들었어요. 샘플을 보고 나니 이제 출시가 기다려지며 차근차근 다음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프로젝트가 보류되었습니다. 회사의 상장이 미끄러지면서 현금 투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거기다 팬데믹이 끝나고도 유초등 디지털 교육이 계속 인기가 있을지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했어요. 진행자 입장에서 매우 아쉬운 결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았을 때 그 판단은 현명했어요. 팬데믹 시기가 끝나자 대면 교육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인기는 급격히 줄어들었답니다. 이때의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기업 교육, 성인 교육으로 전환하여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었어요.

일잘러 하면 어떤 그림이 떠오르나요? 빠르게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해결하는 바쁜 사람들이 그려집니다. 한국 사람들 성질이 급하기도 하지만, 요즘 시대가 빨리 변하면서 더 조급한 마음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주마처럼 맹목적으로 달리다 보면 놓치는 것들도 있어요. 주변을 되돌아보기 힘들고, 스스로를 객관화할 여유도 없어요. 그럴 때 잠심 숨을 고르며 때를 기다리는 순간도 필요해요.

진행된 프로젝트가 보류되면 우선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거기다 언제 다시 진행될지 모르는 불안감도 있어요. 하지만 이 순간을 건강하게 보내야 해요. 잠시 멈추었을 때는, 왜 멈추었는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다른 팀이나 상급자가 보았을 때 어떤 점이 부족한지 고민하고, 스스로 놓친 것은 없는지 살펴야 합니다. 보완할 내용이 있다면 수정해서 다시 도전해야 하고, 빠진 부분은 채워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적절한 때를 기다리는 일이에요. 

수많은 히트곡들이 모두 따끈따끈한 신곡은 아닙니다. 오래전에 만들어 두었던 곡을 때에 맞추어 발매한 경우도 많아요. 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떠올랐던 이야기를 쓰고 묻어둔 뒤에, 시기에 맞추어 발행하기도 합니다. 내가 하는 일들에도 다 때가 있다는 여유로운 마음도 필요합니다. 적절하게 숨을 고르고 정돈하는 태도도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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