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어휘] 피저빌리티: 실행 가능한 일을 하라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어휘력 처방전
[비즈니스 어휘] 피저빌리티: 실행 가능한 일을 하라

팀장: 회사가 요즘 힘들어요.
매니저: 그렇군요….
팀장: 조정된 예산 다시 공유할게요.
매니저: 이런! 이미 진행 중인 건은 어떡하죠?
팀장: A 프로젝트 피저빌리티 다시 확인하세요..
매니저: 네?? 피자요?
피저빌리티(feasibility)는 사전적 의미로 ‘실행 가능성, 적용 가능성’을 뜻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기간, 예산, 인력 등을 고려하였을 때 해당 업무가 실현 가능한 정도를 의미해요. 피저빌리티가 높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진행이 가능하다는 뜻이고, 피저빌리티가 낮다는 것은 예산이나 기간 문제 등으로 진행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프로젝트 단위가 커질수록 장애물이 많아지기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부터 실현 가능한 정도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위험 요소를 뜻하는 리스크(risk)의 여부는 실행 가능성과 긴밀한 관련이 있어요. 리스크가 클수록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꼭 예상되는 리스크를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제안주신 금액 토대로 피저빌리티 체크 해보겠습니다.
*피저빌리티 높은 곳으로 협력사 리스트 골라 주세요.
실현 가능한 일을 하라
드라마 <미생>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어요. 직원들이 고생해서 기획서를 작성하고 상부에 올리는데, 기획서가 채택될까 봐 불안해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힘들게 만든 기획안이 실제 사업으로 이루어지면 좋을 텐데, 왜 저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연차가 쌓이고 어떤 의미인지 알겠더라고요. 우선 본인 기획서의 허점을 스스로 알고 있는 겁니다. 번지르르한 말로 포장했지만, 큰 리스크가 있거나 매력적인 아이템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그다음은 책임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나의 기획서가 통과되면 기획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 올 텐데, 부담스럽겠죠. 잘 안 풀리면 공격받을 수도 있고요. 반복적으로 기획서를 쓰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직장 생활이 더 안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콘텐츠를 직접 연구개발을 하다가 신사업기획팀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일의 진도가 나가지 않아 답답했어요. 기획했다가 엎어지고, 기획했다가 엎어지고의 반복이었습니다. 실제로 매너리즘에 빠진 동료들 중에는 일을 하는 척에 매몰된 경우도 있었어요. 어차피 월급은 나오니까, 기획서 작성이라는 업무에 몰입하는 겁니다. 어차피 실현되지 않을 일이라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말이죠.
기획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화된 결과물을 만드는 입장에 익숙했던 저는 이 과정이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고 싶어 노력했어요. 하지만 경제 상황도 좋지 않고, 주어진 예산과 일정, 인력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한계에 부딪쳤습니다. ‘이상주의자’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이 결과물이 있어야 사람들의 반응도 볼 수 있고, 당당한 포트폴리오가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때의 고민은 피보팅을 거쳐서 다른 영역에 접목되어 자그마한 성과를 이루게 되었고 지금도 강의 소재로 사용해요.
흥미로운 사실은 몇 년 사이에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여 그때의 리스크가 쉽게 해결되었다는 점이에요. 당시에 구현하기 힘들다고 했던 기능들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로 어렵지 않게 구현되는 세상입니다. 항상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일을 떠올리고 만들어 나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