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글의 상황과 맥락 파악하기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어휘력 처방전
[문해력] 글의 상황과 맥락 파악하기
진짜 의미란 무엇일까?
우리는 말을 하면서 본래 의도를 숨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말에 뼈가 있다!는 말도 자주 쓰이죠. 글도 마찬가지예요.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와 다른, 숨은 메시지가 담긴 경우가 있습니다. 어려운 글일수록 이런 장치가 많이 있죠. 깊은 독해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언어학에서 화용론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언어 자체보다 사용의 맥락에 중점을 둔 영역인데요. 말하는 이 - 듣는 이 - 시간 - 장소가 주요 고려 요소입니다. 같은 말도 말하는 이와 듣는이의 관계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고, 언제, 어디에서 진행된 대화냐에 따라 또 어조가 달라지니까요. 이런 언어적 센스를 기르기 위한 방법들을 함께 알아볼게요.
글을 쭉쭉 ~ 기계적으로 읽지 말고, 속에 담긴 상황과 맥락을 머릿속에 그려 보는 겁니다. 문학 같은 경우는 묘사를 읽고 상상하고, 비문학 같은 경우는 작가와 대상의 관계, 상황과 대상의 관계 등을 구조화해보는 것이죠.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 때는 단순하게 표현한 그림을 직접 그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친절한 책들은 등장 인물 관계도, 주요 장소 지도, 부연 설명 및 자료 등을 별도로 첨부해두기도 합니다. 이해에 도움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글쓴이 A의 직업은 인공지능 로봇의 투입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글에서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 상황을 그려 보면 조금 의아한 면이 있죠. 그럴 때, 뒷부분에 반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칭찬하면서 극복하기 힘든 한계를 이야기한다거나, 미래는 유망하지만 현재는 부족하다는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배경지식을 잘 활용하여 상황을 파악하면 좋지만, 그러기 힘든 순간에는 문맥에 집중해야 합니다. 최소한으로 긍정의 의미인지, 부정의 의미인지만 파악해도 큰 이득입니다. 칭찬하는 듯 하면서 ‘비꼬기’ 했을 때, 그 어조를 놓치면 상처가 배로 커지는 원리입니다. 앞뒤 문맥을 잘 살펴보아야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가 되었다.”라는 중립적인 문장이 있을 때, 이 말의 어조를 파악해봅니다. 앞에서 “인간은 대단하다. 신체적 열세를 무릅쓰고 많은 것을 이루었다.”는 문장이 있다면 긍정적인 어조죠. 그럼 “앞으로 인간의 특징을 더 지켜내야해!”라는 전개로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에, 앞에서 “인간은 많은 동물들을 죽이고 이용했다. 그렇게 홀로 살아남았다.”라는 문장이 있다면 부정적인 어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공생을 위해 인간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해!”라는 전혀 다른 전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황과 맥락에 맞게 속담이나 사자성어를 쓰는 연습은, 언어적 센스를 기르기 좋은 습관입니다. “축구 토너먼트 경기에서 ‘어부지리’로 다른 팀이 4강에 오르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어부지리의 의미가 이 상황에 적합한지 판단하게 됩니다.
동음이의어, 다의어와 같은 언어의 특성을 활용한 언어유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너한테 ‘사과’ 받고 싶어.” 라고 했을 때, 이 ‘사과’는 먹는 사과일까요? 미안하다는 사과일까요? 상황과 맥락이 중요한 순간이죠. 이런 것들을 활용한 언어유희, 허무 개그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자주 듣고, 자주 활용하면 언어적 감각을 기를 수 있습니다. 예전에 ‘최불암 시리즈’, ‘만득이 시리즈’를 즐겨 보았었는데요. 유머는 타이밍이다! 라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 이렇게 말하면 ~ 빵 터지겠구나! 농담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상황 속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이것도 훈련이니 자주 시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