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사양 알기 - 고급 편

컴퓨터 사양 알기 - 고급 편

작성자 삼백

나도 산다, 컴퓨터

컴퓨터 사양 알기 - 고급 편

삼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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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iledv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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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편은 기본 편과 무엇이 다른가 하면, 직접 컴퓨터의 구성을 꾸린다는 점에 차이를 두었습니다. 키보드도 조립식으로 많이들 사용하시죠? 키캡과 축을 선택하는 것처럼 PC도 부품 하나하나 원하는 사양으로 맞출 수 있는데 이 경우 조립 PC를 구매한다고 해요. 조립 PC는 대부분 데스크톱입니다.

이전 편에서 제가 겜알못임을 강조했는데요. 기십 년간의 인생에서 해본 게임이라곤 바람의 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동물의 숲, 그 외 플래시 게임밖에 없어요. ㅎ_ㅎ 요즘 유행한다는 게임이나 총, 칼 들고 싸우는 건 해본 적 없는 수렵 채집형 인간에게 게임용 PC는 솔직히 과분하지요. 그래서 새로 알게 된 것이 꽤 있습니다.

처음으로 PC의 견적을 내고 주요 부품을 하나씩 선택하면서 몰랐는데 알게 된 것을 중심으로 글을 써보려 합니다.


https://app.newneek.co/community/articles/116

앞선 [적당히 괜찮은 컴퓨터를 사고 싶은 당신께] 아티클에서 알 수 없는 숫자를 서두에 늘려 놓았는데 다들 해석할 수 있으셨나요?

(1) 7500f(7600) + 4060(ti)
(2) i7 + 4060(ti)
(3) 7800 + 4070s(ti)

앞의 항은 CPU의 스펙을 뒤의 항은 GPU의 스펙을 조합한 거였어요.

CPU는 컴퓨터 사양 알기 기본 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중앙 처리장치로 컴퓨터의 모든 시스템을 통제하고 명령하는 역할을 하죠. 여기서 7---은 주요 CPU 공급업체인 AMD사의 CPU 라이젠 시리즈입니다.

40--으로 시작되는 건 GPU의 스펙인데 GPU는 또 무엇인가,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더하면 "남"이 되는 것처럼 CPU와 GPU는 할 수 있는 일에 차이가 있습니다.

1. GPU

GPU(Graphic Processing Unit) 컴퓨터에서 그래픽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여 결괏값을 모니터에 출력하는 부품이에요. 저는 GPU를 연산 작업 박사학위를 받은 CPU라고 생각하는데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며 원하는 결괏값을 빠릿빠릿하게 출력하는 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CPU가 다중작업의 강자라면 GPU는 주어진 일을 빠르게 완수하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전자가 웹 브라우저를 여는 일을 빠르게 한다면, 후자는 그래픽과 극사실적 비주얼을 연속적으로 출력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게임이 끊어지지 않도록 내 위치를 끊임없이 계산하는 일을 GPU가 하므로 게이밍 PC의 핵심 부품이 됩니다.

한동안 주가가 심상치 않게 올라갔던 엔비디아(NVIDIA)를 아시나요?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이 GeForce RTX 40시리즈 GPU입니다. GPU의 연산에 특화되어있다고 말씀드렸죠. 빅데이터를 처리하고 AI를 학습시키는 데 GPU가 사용되기 때문에 생성형 AI 시장이 커지며 GPU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습니다.

2. 메인보드

레고도 보면 블록을 이어줄 커다란 밑판이 존재하잖아요, PC도 마찬가지로 산 부품들을 연결할 기판이 필요합니다. 이를 메인보드라 하는데 CPU, RAM, GPU, DISK 등 모든 부품은 메인보드의 회로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메인보드 구매 유의 사항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 1. CPU 소켓 확인

  • 2. 메모리뱅크 확인

  1. CPU 소켓
    CPU 소켓(socket)은 메인보드 내에 CPU를 장착하고 교체할 수 있는 연결부예요.

    커다란 성을 만드는 블럭를 조립하려는데 3*3 밑판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겠죠? CPU를 선택했다면 해당 CPU를 품을 수 있는 메인보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intel i7-14세대 CPU를 선택했다면, 이를 품을 수 있는 (인텔 B760/ATX) 규격 소켓이 포함된 메인보드를, AMD 라이젠 7900 CPU라면, (AMD B650/M-ATX) 소켓이 있는 메인보드를 구매해야 합니다. CPU와 메인보드 소켓 규격이 다르다면 장착도 안 되고 괜히 두 배로 지출해야 하니 꼭 확인 후 구매해야 해요.

  2. 메모리 뱅크
    메인보드의 메모리 슬롯 개수와 최대 수용 용량을 확인해야 하는데요. 메모리 슬롯 개수에 따라 메인보드의 크기가 달라져 케이스 크기가 달라져야 하고, 최대 용량에 따라 구입해야 하는 메모리 개수가 달라질 수 있어요.

    이번에 저는 RAM 슬롯이 2개인 메인보드를 구입하고 16GB 메모리를 1개만 장착하려 했는데 메모리 뱅크가 듀얼인 메인보드라 무조건 2개의 RAM이 필요했습니다. 8GB + 8GB 조합이거나 16GB + 16GB 조합으로 쌍을 맞춰 장착해야 했기에 추가로... 16GB 메모리를 구매했어요. 여러분은 미리미리 내 메인보드가 RAM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확인하고 구매하시길 바랄게요.

3. 파워서플라이

PC에 전기를 흘려보낼 심장부 파워서플라이는 줄여서 파워라고 많이 불러요. 파워(전원장치)의 힘은 W로 파악하는데요. 사무용 데스크톱은 보통 300W도 충분한데 전기를 끌어다 쓰는 게 중요한 장비면 500W, 게이밍 PC는 850W, 1,000W 꾸리기 나름이에요.

얼마나 강하게 전기를 끌어오는지 감이 안 오시죠? 항공 모터가 달렸다는 드라이기 전력이 1,500W거든요.
소비전력 500W를 하루 5시간 30일 사용하면 사용한 전기는 500W * 5 hr * 30 day = 75kWh로 전기요금 계산기로 계산하면 예상 전기요금은 7,900원이에요. 방학한 자식이 집에 왔더니 전기세가 몰라보게 많이 나온다면 그 주범은 하루 종일 켜놓는 컴퓨터일 수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내 PC는 잘 안 켜지는데 동료분 PC는 아무 문제 없는 경우도 종종 있죠? 일찍 켜야 PC가 켜진다거나 PC를 켰더니 프린터기가 말썽이라던가 한다면 내 PC는 300W인데 동료 PC는 500W 파워가 장착된 걸 수도 있습니다. 보통 멀티탭을 두고 여러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들어오는 전기에 비해 나가는 전기가 많아야 할 때 출력이 좋은(==W가 높은) 전자기기가 전기를 왕창 땡겨다 사용해서 다른 기기에 적절한 전기를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예요.

4. 쿨러

쿨러는 말 그대로 냉각 역할을 하는 부품입니다. 저는 CPU가 쿨러와 같이 나오는 모델을 구입해 추가 장착을 하지 않았는데요. 게임 실행 시 CPU 온도가 84℃까지 올라가는 핫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쿨러의 필요성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사양 상 사용할 수 있는 쿨러였지만 역부족이었어요.

쿨러의 종류는 크게 공랭 쿨러와 수랭 쿨러가 있습니다.

  • 공랭쿨러(Air cooled)
    팬이 회전하며 바람으로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뜨거워진 공기는 밖으로 배출하는 일반적인 팬 방식

  • 수랭쿨러(Water cooled)
    펌프를 이용해 냉각수를 순환시켜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

수랭쿨러가 더 조용하고 효율이 높다지만 설치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켜보다가 좀 더 심각해지면 저는 공랭식 쿨러를 추가하려고요.


제 컴퓨터는 150만 원대 가성비 컴퓨터와 300만 원 대 제 기준 울트라 슈퍼컴퓨터를 두고 고민하다가 후자로 조립을 진행했습니다. 원한다면 차 한 대 가격은 거뜬하게 맞출 수 있는 컴퓨터의 세계라 부품 하나 바꿀 때마다 천정부지 솟는 가격에 조금 심란했는데 예산의 상한을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좋은 게 좋은 걸로 장만했습니다. 앞으로 한 10년을 함께 할 거라 ROI(투자 대비 수익률)는 괜찮지 않을까요?

기본 편 다음은 중급 편이 있어야 하는데 바로 고급 편이라 의아하신가요? 제 인생에 다시 조립 PC를 사는 일은 드물겠고 내 취향을 녹인 컴퓨터를 사겠다는 마음은 이미 깊이 있는 취미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 단계 점프한 고급 편으로 나도 산다, 컴퓨터 편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써 내려간 [나도 산다, 컴퓨터] 시리즈를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합니다. 그 끝이 방치한다는 결말일지라도 컴퓨터 구매의 기준이 생기고 내가 고른 컴퓨터를 구매했을 때 애정이 더해지길 바랄게요.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