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 한 박자 쉬어가는 가을🍂

*작성하는 내용 중 일본 내 지역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夕日が沈む空を見ているか
석양이 저무는 하늘을 보고 있을까?
時が過ぎるその背中は美しいだろう
시간이 흘러가는 그 모습은 아름답잖아

🍂한 박자 쉬어가는 가을

글을 작성하고 있는 현시점(12월 1일), 제가 있는 이곳은 완연한 가을입니다. 코트 하나면 적당한 날씨이지요🧥

며칠 전, 한국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게다가, 폭설이던 탓에 휴강까지 되었다고❄️

바로 옆 나라인데도 이렇게 딴 판일 수가 있나 싶었습니다. 여기는 거리마다 단풍이 알록달록 물들어 있는데 말이죠.

제가 있는 지역이 워낙 남쪽이라 그런 것도 같습니다. 윗동네 삿포로 같은 곳은 진작 눈이 내렸다고 하네요. 이곳의 계절은 다른 곳보다 한 박자 느린가 봅니다.

🌄 가을은, 해 질 녘이 좋다

일본인들이 가을이면 가슴에 품고 사는 문구가 있습니다🔖

윗글은 일본 헤이안 시대의 궁녀인 세이 쇼나곤(清少納言)이 지은 수필 <베갯머리 서책(마쿠라노소시(枕草子)> 중 한 부분입니다✍️

사실, 원문에는 봄부터 겨울에 이르는 사계절에 대한 감상이 모두 들어있지요. 이번 글에서는 가을에 해당하는 부분만 발췌해왔습니다.

하굣길 자전거를 타면서 펼쳐지는 저녁 하늘을 보노라면, 가을은 해 질 녘이 좋다는 저자의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현지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에 석양 사진을 올리면서 '가을은 해질녘이 좋다(秋は、夕暮れ)'라고 함께 달아두는 것을 종종 보기도 했습니다.

한국인들이 가슴에 품고 사는 가을 문구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이용 선생님의 <잊혀진 계절>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이 노래를 듣기 위해 10월 31일을 손꼽아 기다리곤 합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맺음말

가을은 이파리가 꽃으로 변하는 두 번째 봄이라는 말이 마음 속을 맴돕니다. 가을이 이렇게 예쁜 계절이었나 싶더라고요.

사실 한국에 살 때는 거리의 나무들을 그닥 관찰한 적이 없습니다. 추워지면 슬슬 가을이 오겠거니, 하고 넘겼던 게 다입니다. 어쩌면 계절의 변화는 슬슬 옷장을 정리해야 하는 귀찮은 시기 정도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여기 오면서부터 나무와 꽃들이 보내는 신호를 차츰차츰 알아채기 시작했습니다. 계절의 전령들이 온몸으로 가을이 온다고 외치는 소리가 이제서야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마음의 여유도 계절을 따라 함께 찾아왔나 봅니다.

오지 않은 겨울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한국을 통해 먼저 겨울을 체험할 수 있는 저는 럭키비키🍀🍀인 것 같습니다. 이 낯선 땅은 저에게 어떤 겨울을 보여줄까요?

[ 자료 출처 ]

枕草子「春はあけぼの」現代語訳からテストに良く出る重要表現まで！

교환학생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