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 한강 - <흰>을 일본어로 읽다

뉴닉과 세웠던 목표🦔

지난 지식메이트 2기 북클럽으로 기억합니다. 다달이 읽을 책의 테마를 정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당시 저는 교환학생이 막 정해졌을 때라, '일본에 가면 이런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기대를 가지고 열심히 작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워 두었던 목표 중 하나가 '일본어로 번역된 한국 작품 읽어보기'였습니다.

때마침 영광스럽게도 올해의 노벨상을 한강 작가님께서 수상하시게 되어, 작가님 작품 중 하나를 읽어보기로 결정했지요📖

Q. 작품 선정 이유 ? 🤔

문장이 간결했습니다. 분류는 소설이나 각 장 마다 짤막한 글로 구성되어 시집처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외국어판까지 소화해야 했으니 시간적 효율성도 중요했었고요.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어야 했습니다.😵‍💫

한국어판은 한국에서도 쉽게 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일본어판 위주로 서술하겠습니다. 일본어판을 읽으면서 찾아낸 몇 가지 포인트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부제목, '모든, 흰 것들의 이야기(すべての、白いものたちの）’

세로 쓰기(縦書き)

한국 문학 전문 번역가의 솜씨

노벨상을 받은 작가 본인만큼 뿌듯할 사람은 번역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흰>의 번역을 맡은 사이토 마리코 씨는 한국 문학 전문 번역가입니다. 일본 메이지 대학 역사학과에서 고고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한강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희랍어 시간>, <채식주의자> 등의 번역을 맡기도 했지요.

그녀는 인터뷰에서 한강 작가님과 한국 문학에 대해 다음과 같은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번역 했을까?🔡

책을 찬찬히 읽어내려 가면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번역을 몇 가지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평이므로, 전문 지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원문의 '다가온다'를 '달려온다'로 번역했습니다. '다가온다'는 '나에게' 점점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후 시구를 보면 파도가 '힘차게, 더 가까이 몰려온다'는 묘사가 이어집니다.

이런 상황을 보아 '달려 온다'는 '파도가' 나에게 힘차게 달려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도가 힘차게 몰려오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이어가기에 참 좋은 동사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성글다'라는 표현을 이 시를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어렴풋이 느낌을 왔지만 정확한 뜻은 알기 어려워 사전의 도움을 구했습니다❄️

언뜻 보면 '성글다'와 'ひたぶる(히타부루)'는 꽤나 느낌이 다른 것도 같습니다. 띄엄띄엄 내리고 있는 하얀 눈과 한결같이 내리는 눈. 이런 류의 형용사 번역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한국인인 제가 고어(古語)인 ひたぶる(히타부루)의 이미지를 완벽히 알 턱이 없기에, 사전의 도움을 한 번 더 구해보았습니다.

이런 해석을 바탕으로, '오롯이'와 비슷할 수도 있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오롯이 성글게 흩날리고 있는 눈. 풍경이 그려지시나요? 🌨️

한국인인 저도 확실하게 정의할 수 없는 단어를 쏙쏙 찾아서 번역해내시는 번역가님이 새삼 존경스러워졌습니다👏

어이쿠, 앞 내용에서 머리를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기본적인 감상평도 잊을 뻔했네요😅

일본어 부제가 이 책을 완벽 요약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흰 것들의 이야기'.

흰 것이라면 무엇이든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눈, 흰나비,성에, 그리고 유골까지...

'흰 색'이 주는 이미지가 이렇게 무궁무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쥐죽은 듯 고요했다가, 온 힘을 다해 반짝이기도 하는.

심플의 대명사인 '흰 색'은 어쩌면 무지개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출처 ]

동아일보 : [단독]“아픔과 회복 주제로 하는 한강 작품엔 신비한 힘”

Weblio 古語辞典 'ひた－ぶる・なり'

교환학생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