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라 엎어라 : 프로젝트는 실망을 싣고
작성자 서교동직장인B
일의 기쁨과 슬픔
뒤집어라 엎어라 : 프로젝트는 실망을 싣고
저는 애자일이니 린이니 잘 모르지만 그 언저리에서 주워들은 가르침 중 하나는 잊지 못해요. “성공이든 실패든 작고 빠르게 겪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배운 두 가지 같은 한 가지가 있다면 이렇습니다.
확실한 건 없다
중요하다고 여기던 것이 며칠만 지나도 안 중요해진다 (=확실한 건 없다)
힘 빼고 반복하기
어떤 종류든 운동을 처음으로 배우던 기억을 더듬다보면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얘길 많이 들었을 거에요. “힘을 빼세요...”.
프로젝트는 필연적으로 실망을 실어 나르지만 실망이 곧 실패나 종말은 아닙니다. 다음 프로젝트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이번 프로젝트의 방향과 성격을 조정해서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도 있어요. 다음이 있다는 것. 이게 무얼 의미할까요?
이번 일로 너무 지쳐서 다음으로 못 넘어가면 손해
어차피 다음에 바뀔 결정 때문에 이번에 너무 애쓰면 속상해
해봤더니 괜히 했다 싶었던 실행은 이제 다음에 안 해도 되니 럭키
열심히 만든 결과물이 쓸모가 없게 되었다면 적어도 큰 그림에서 어떤 쓸모를 발견한 것일테니 불행 중 비키
목표보다 목적
대부분의 작은 “결과”들은 흩어지거나 잊혀지고, 그걸 견디고 지속하는 “과정”이 프로젝트를 지탱한다고 생각을 종종 해요. 과정 자체가 결국 목적에 가깝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요.
그럼 힘을 어디에 줘야 하나. 운동 배우는 장면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볼까요. 선생님들이 ‘힘을 빼라’는 말을 자주 하긴 하지만 맹목적으로 내 신체의 모든 힘을 제거하는 것이 그 운동의 목적은 아니었을거에요. 선생님의 말을 더 정확히 해석하자면 ‘힘을 줘야 할 곳은 따로 있으니 그 외의 영역에서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지 마세요’에 가깝겠죠.
현재에 집중하되 시선은 멀리 두기. 끝이 없는 수련을 오늘도 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