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곧 태어날 집이라면 이사할 때 더 꼼꼼히 보게 되죠. 햇빛은 잘 드는지, 곰팡이는 없는지 하나하나 확인하게 돼요. 그런데 생각보다 자주 빠지는 질문이 있어요. 이 집에서 예전에 누군가 담배를 피웠는지예요.
한 연구에서는 흡연자가 이사한 뒤 최대 2개월 동안 집이 비어 있었고 청소와 입주 준비까지 마쳤는데도 집 안 표면과 먼지에서 니코틴이 검출됐어요.[1] 새로 입주한 비흡연자의 손에서도 니코틴이 나왔고요.[1]
담배 연기가 보이지 않아도, 담배에서 나온 물질은 생각보다 오래 남을 수 있어요. 오늘은 아직 낯선 개념인 3차 흡연에 대해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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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흡연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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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가 담배 연기를 직접 들이마시면 1차 흡연이에요. 옆에 있던 비흡연자가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건 2차 흡연이고요. 3차 흡연은 그다음 문제예요. 담배를 끄고 연기가 사라진 뒤에도 니코틴과 담배 유래 화학물질이 벽, 가구, 옷, 침구, 차량 시트, 먼지 등에 남아 있다가 다시 사람에게 노출되는 현상이에요.[3,4]
남은 물질은 공기 중으로 다시 나오기도 하고, 먼지와 함께, 또는 피부 접촉을 통해 몸에 들어올 수 있어요. 흡연자의 옷, 피부, 머리카락, 소지품을 따라 금연 공간으로 옮겨질 수도 있고요.[2,3] 즉 3차 흡연은 연기가 사라진 뒤에도 이어지는 생활환경 오염에 가까워요.
냄새가 안 나면 안전할까요?
그렇지 않을 수 있어요. 엄격한 금연 공간인 영화관에서도 관객이 입장한 시점과 맞물려 담배 연기 관련 화합물의 농도가 증가했어요.[2] 영화관 안에서 흡연이 일어난 게 아닌데도 사람의 옷과 몸에 묻어 있던 담배 유래 물질이 실내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제시된 거예요. 노래방과 PC방을 방문한 비흡연자를 조사한 국내 연구에서도 담배 냄새가 뚜렷하지 않은 공간에서 체내 담배 노출 지표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18] 그래서 3차 흡연 문제는 “냄새가 빠졌으니 괜찮겠지”라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림1. 3차 흡연 오염물질의 잔류 및 재노출 경로[1-5]>
몸에 해로울 수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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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흡연이 사람에게 암을 직접 일으키는지 장기간 추적한 연구는 아직 부족해요.[10] 하지만 걱정할 만한 이유는 있어요. 실내 표면에 남은 니코틴은 아질산과 반응해 담배특이 니트로사민 (NNA, NNK, NNN 등)이라는 물질을 만들 수 있어요.[5] 이 중 NNK와 NNN은 국제암연구소가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다고 평가한 1급 발암물질이에요.[6]
정리하자면 3차 흡연이 곧 암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담배 연기가 사라진 뒤에도 발암 관련 물질이 남거나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어요.
아이들은 더 취약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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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와 소아는 성인보다 3차 흡연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어요. 바닥을 기어다니고 물건을 만지고 손을 입에 가져가는 행동이 많기 때문이에요.[9] 집이나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고요.[10]
실제로 2차 흡연으로부터 엄격히 보호된 아동 중 94.5%의 손에서 측정 가능한 수준의 니코틴이 나왔어요.[11]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도 흡연자인 엄마가 출입한 경우 신생아 소변과 인큐베이터 표면에서 담배 관련 물질이 검출됐어요.[12]
소아는 1급 발암물질인 NNK를 해독하는 능력도 성인보다 낮게 나타났어요. 담배 노출이 많은 소아에서는 산화스트레스 지표도 더 높았고요.[13] 산화스트레스는 몸 안에서 세포 손상과 관련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해요. 국내 초등학생 연구에서는 부모가 흡연할 경우, 3차 흡연 노출군에서 기침 관련 증상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어요.[14]
어떻게 해야 3차 흡연을 줄일 수 있을까요?
3차 흡연을 줄이려면 담배 오염이 실내에 쌓이지 않게 해야 해요. 주변에 흡연자가 있다면 금연이 가장 확실해요. 당장 금연이 어렵다면 최소한 집 안, 차량 안, 베란다, 화장실처럼 비흡연자와 연결된 생활공간에서는 피우지 않아야 해요.[1,19]
밖에서 피우고 들어오면 괜찮을까요? 완전히 그렇지는 않아요. 담배 유래 물질은 손, 머리카락, 피부, 의복에 남아 실내로 들어올 수 있어요.[20]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흡연할 때 입었던 겉옷은 아이 옷, 담요, 장난감, 침구와 분리해 두는 편이 좋아요. 흡연 후에는 손을 씻고, 가능하다면 얼굴과 노출된 피부를 닦은 뒤 아이를 안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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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 흡연자가 없다면 조금 다르게 봐야 해요. 이때 중요한 건 과거 흡연 이력과 외부에서 묻어 들어오는 오염이에요. 이런 경우 청소는 분명 도움이 돼요. 특히 먼지 제거와 필터 진공청소 같은 건식 청소, 스팀 청소 같은 습식 청소를 함께 했을 때 표면과 먼지의 니코틴 농도를 낮추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고 해요.[19] 다만 청소 후에도 오염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고 먼지 속 니코틴은 시간이 지나며 다시 증가하는 경향도 보였어요.[19] 그래서 흡연 이력이 있는 공간에서는 일회성 청소만으로 안심하기보다 표면 닦기, 먼지 제거, 커튼·카펫·침구 같은 섬유류 세탁이나 교체를 반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해요.[19]
3차 흡연은 누군가가 지금 눈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공간과 물건을 통해 이어질 수 있어요. 아이들은 바닥과 물건을 자주 만지고 손을 입에 가져가기 때문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고요. 아직 3차 흡연이 암이나 질병으로 직접 이어진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발암 물질이 남아 있을 수 있는 만큼 담배 냄새가 사라진 뒤에도 공간과 물건을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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