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이 넘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보통 이렇게 생각해요. “다리 힘이 약해지셔서 그런가?” “균형감각이 떨어지신 걸까?” 물론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걷는 일은 다리로만 하는 게 아니에요. 걷는 동안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동시에 해요. 앞을 보고, 장애물을 피하고, 방향을 바꾸고,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계속 몸의 균형을 맞춰야 하니까요.
그래서 최근에는 낙상을 볼 때 인지 기능, 즉 주의력과 판단력, 처리 속도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1,2] 특히 치매 환자에서는 낙상 위험이 더 높아요. 한 연구에서는 약 47%가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실제 낙상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어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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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몸만 쓰는 일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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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움직일 수만 있다면 다 걸을 수 있는 걸까요? 우리는 걸으면서 주변 환경을 확인하고, 발을 어디에 디딜지 판단하고, 갑자기 나타나는 장애물에 반응해요. 이 과정에는 실행 기능, 주의력, 작업 기억이 필요해요.[4]
그래서 인지 기능이 떨어지면 보행도 달라질 수 있어요. 정상군과 비교했을 때 보행 속도는 인지장애 단계에서 0.11m/s, 경도 치매에서 0.20m/s, 중등도 치매에서 0.41m/s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어요.[4] 이처럼 인지 기능 저하는 실제로 걷는 속도와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2,5]
대화하면서 걷기가 어려워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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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면서 대화하거나, 숫자를 세거나, 물건을 들고 이동하는 상황을 떠올려보세요. 이런 상황을 이중 과제라고 해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해서 주의력이 나뉘는 상황을 말해요.[6] 젊고 건강할 때는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인지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에게는 꽤 어려운 일이 될 수 있어요. 주의력을 나눠 쓸 여유가 줄어들기 때문이에요.[7,8]
실제로 처리 속도와 실행 기능이 낮을수록 손상성 낙상 위험이 증가했고 각 기능이 낮아질 때마다 위험이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어요.[8] 다리 힘을 키운다고 낙상을 모두 예방할 수는 없는 거죠. 실제 생활에서는 걷기와 생각하기가 늘 함께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인지치료는 낙상 예방에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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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기능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CST(Cognitive Stimulation Therapy, 인지자극치료)가 있어요. CST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이야기하고, 단어 게임이나 활동을 하면서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과 사회적 기능을 자극하는 비약물적 중재예요.[9] 치매 환자의 전반적 인지 기능과 삶의 질 개선에는 비교적 근거가 있는 중재로 평가돼요.[9,10] 하지만 현재까지 CST 자체가 낙상을 직접 줄인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아요. 기억력이나 언어 활동을 자극하는 것과 실제 보행 중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을 훈련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에요.[4] 따라서 낙상 예방을 목표로 한다면 단순 인지 자극보다 걷기와 직결된 인지 능력을 함께 훈련하는 접근이 더 중요할 수 있어요.[8,11,12]
낙상 예방을 위한 훈련?
figure 1. The smart±step gaming system [16]
최근 주목받는 방법은 운동-인지 이중 과제 훈련이에요. 예를 들면 숫자를 세면서 걷기, 방향을 바꾸며 단어 말하기, 공을 주고받으며 색깔 맞히기 등 운동과 인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이에요.[11,12] 이 훈련은 실제 생활과 닮아 있어요. 우리는 대화하고, 주변을 살피고, 갑자기 방향을 바꾸며 걸으니까요.
30개 연구를 분석한 문헌고찰에서는 26개 연구에서 균형 능력이 좋아졌고, 5개 연구에서는 실제 낙상 감소가 관찰됐어요.[13] 즉, 인지 기능과 신체 활동을 함께 자극하는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이 두드러졌어요.[14]
인지 훈련 중에서도 효과는 다르게 나타났어요. 기억력, 추론 능력, 처리 속도 훈련을 비교한 10년 추적 연구에서는 처리 속도 훈련군에서만 낙상 발생률이 유의하게 낮았어요.[15] 여기서 처리 속도란 보고 듣고 판단한 뒤 반응하는 속도를 말해요. 길을 걷다가 장애물을 보고 피하는 데 꼭 필요한 능력이죠.
최근에는 게임을 이용한 훈련도 연구되고 있어요. 화면을 보며 발을 디디거나 게임 과제를 하면서 몸을 움직이는 방식이에요. 이런 운동-인지 결합 훈련을 했을 때 낙상 발생이 줄고, 보행 속도와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는 능력이 좋아졌어요.[16]
다만 이런 방식이 모든 어르신에게 맞는 것은 아니에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거나, 화면 자극이 부담스럽거나, 게임 규칙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따라서 대상자의의 인지 수준, 기능 상태, 피로도, 안전을 함께 고려해야해요.[17]
정리하자면 우리는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걸을 수 없어요. 걷는 동안에는 주변을 확인하고, 갑작스러운 장애물에 반응하는 등 주의력과 처리속도와 같은 인지 기능이 요구돼요. 따라서 인지 기능 저하는 보행 속도와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2,4,5]
인지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은 대화하면서 걷기, 숫자를 세면서 걷기처럼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취약해질 수 있고 실제로 처리 속도와 실행 기능 저하는 낙상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어요.[7,8]
그래서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지 기능과 신체 활동을 함께 자극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해요. 숫자를 세며 걷기, 방향을 바꾸며 단어 말하기, 공을 주고받으며 색깔 맞히기처럼 몸과 머리를 함께 쓰는 훈련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11-14] 하지만 인지 수준과 기능 상태, 피로도, 안전을 함께 고려해 조정해야 해요.[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