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돼지기름, 즉 라드유가 BBC에서 ‘슈퍼푸드’로 선정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나요? 혹은 집에 있는 올리브유를 버리고 동물성 기름을 먹어야 한다는 내용을 SNS에서 접한 적은 없나요?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돼지기름은 정말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기름일까요? 과연 어떤 말이 사실인지 ARMS와 함께 살펴봐요.
<이미지 출처: Severance ARMS>
‘라드유가 세계 최고 건강식품’∙∙∙어디서 나온 말일까?
유튜브나 릴스 탭에서 라드유가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 중 하나’라고 소개하는 콘텐츠를 한 번쯤 본 적 있지 않나요?
BBC Future에서 라드유를 영양가 높은 식품으로 소개한 이후 라드유 건강설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해당 순위는 실제 건강 효과를 직접 측정한 연구 결과가 아니었어요. [1] 연구에서는 식품이 하루 영양 요구량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지를 계산해 ‘영양 적합도(NF)’라는 지표로 평가했어요. 그러니까 특정 식품이 영양소 조합 측면에서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본 거지 종합적인 건강 척도를 분석한 게 아니에요!
따라서 ‘라드유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건강식품’이라는 표현은 연구 결과를 단순화한 해석에 가까운 거죠. 이를 곧바로 건강에 유익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해요.
라드유에 잔뜩 들어있는 포화지방, 이게 뭐지?
라드유 논쟁의 핵심에는 ‘포화지방’에 있어요. 포화지방은 주로 라드, 버터, 삼겹살 같은 동물성 지방에 많이 들어 있는 지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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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식물성 지방은 단일∙다중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죠.
일반적으로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LDL-C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2-3] LDL-C는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려요. 혈액 속에 너무 많아지면 혈관 벽에 쌓일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혈관이 좁아져 심혈관질환 위험으로 번질 수 있어요.
그래서 현재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도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올리브유나 대두유처럼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는 식이 패턴을 권장하고 있어요. [4-5]
그런데! 연구 결과가 항상 같은 방향으로 나타나는 건 아니에요.일부 연구에서는 포화지방과 심혈관질환 사이의 관계가 뚜렷하지 않게 나타나기도 했어요. [6-8] 왜냐하면 포화지방을 줄인 뒤 불포화지방으로 바꿨는지, 빵이나 과자 같은 정제 탄수화물로 바꿨는지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9]
그렇다면 라드유, 정말 ‘악역’일까? (feat. 상대적 안전성의 함정)
식물성 지방이 전반적으로 유리한 경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효과가 모든 식물성 기름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에요.
먼저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한 메타 연구를 살펴보죠. 마가린처럼 부분적으로 경화된, 다시 말해 고체화된 식물성 기름은 트랜스지방산을 많이 함유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높여요. 연구에서는 트랜스지방이 35% 들어 있는 식물성 기름을 다른 지방으로 바꿨을 때 심혈관 위험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확인했어요. [10]
그림 #1. (심혈관질환 위험 변화: 부분경화 식물성 기름의 대체 기름별 지표 기반 분석) [10]
핵심은 버터·라드유로 바꾸면 위험이 12~14% 줄고, 대두유·카놀라유로 바꾸면 32% 줄었다는 점이에요. 동물성 지방이 트랜스지방산이 많은 경우에 대해서는 덜 해롭다는 상대적 의미가 있겠네요.
결국, 식물성 기름이 라드유보다 더 효과적일 수는 있지만, 포화지방산이 많은 경우라면 항상 우월하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는 점이 중요해요.
삐빅! 라드유만 먹어서는 안돼요.
이렇게 살펴보니 어떤 기름을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은지 헷갈리는 게 자연스러워요. 연구마다 결과가 조금씩 다르고, 기름마다 성분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최근 이상지질혈증 관리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을 간단히 제시해요.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이를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는 식단을 권장하고 있어요. [5]
<이미지 출처: Pixabay>
따라서 일상적인 조리에서는 이러한 식물성 기름을 우선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고, 라드유·버터·소기름처럼 포화지방이 많은 동물성 기름은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해요.
라드유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좋다’, ‘나쁘다’로 정리하기 어려워요.
연구를 종합해 보면 라드유는 마가린처럼 트랜스지방이 많은 기름보다는 덜 해로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건강에 유익한 식품이라고 단정하기에도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어요.
특히 라드유에 포함된 포화지방산은 LDL-C와 같은 ‘나쁜 콜레스테롤’ 증가와 관련되어 있고, 현재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포화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는 식이 패턴을 권장하고 있어요. [2-5]
결국 중요한 건 특정 기름 하나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게 아니라 전체식이 패턴과 조리 방법을 함께 고려하는 거예요. 현재로서는 식물성 기름을 우선으로 활용하고, 동물성 지방과 고온 조리는 제한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인 방향에 가깝답니다! [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