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박스 CEO가 전 직원 캘린더를 삭제한 이유

드롭박스 CEO가 전 직원 캘린더를 삭제한 이유

작성자 ArchCalendar

몰입의 기술

드롭박스 CEO가 전 직원 캘린더를 삭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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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드롭박스 직원들은 아침에 출근해 캘린더를 켰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어제까지 빼곡하게 채워져 있던 회의 일정들이 모두 사라져 있었습니다. 정기 회의, 체크인 미팅, 주간 보고, 팀 회의... 평소라면 캘린더를 가득 채웠을 일정들이 흔적도 없이 삭제되어 있었죠.

직원들이 혼란스러워하던 그때, CEO 드류 휴스턴으로부터 전사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제목은 단호했습니다: "Armeetingeddon(Meeting+Armageddon 합성어) has landed" (회의의 종말이 도래했다)

"캘린더를 확인해보셨나요?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 겁니다. 자정에 스위치를 눌렀거든요. 아, 정말 환상적이지 않나요?"

이것은 단순히 직원들을 놀래키기 위한 발언이 아니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던 스타트업에서 규모가 커지면서 맞닥뜨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과감한 해결책이었습니다.

캘린더 ‘리셋 청소’

많은 회사들이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자"는 캠페인을 펼칩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합니다. 왜일까요? 관성 때문입니다.

드롭박스의 오피스 팀 리드였던 그레이엄 애보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회의로 비대해져 있었습니다."

조직이 성장하면서 한때 합리적이었던 정기 회의들이 이제는 목적을 잃었지만, 여전히 캘린더에 남아 있었던 것 입니다.

문제는 "어떤 회의를 없앨까?"라는 질문 자체에 있습니다. 이 질문은 현재의 틀 안에서 최적화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드롭박스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이 회의가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백지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드류 휴스턴은 모든 정기 회의를 삭제했습니다. 단순히 회의를 줄인 것이 아니라, 캘린더를 완전히 리셋한 것입니다.

2주간의 강제 성찰 기간

Armeetingeddon은 단순히 회의를 삭제하고 끝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습니다. 드롭박스는 2주 동안 "성역 기간(Sanctuary period)"을 선포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어떤 정기 회의도 다시 예약할 수 없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규칙의 집행 방식이었습니다. 매일 밤, 누군가가 몰래 다시 예약한 정기 회의가 있다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그것을 삭제했습니다. 단순한 권장사항이 아니라, 조직 차원의 강제적인 개입이라는 걸 분명히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2주는 직원들에게 강제로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사용됐습니다:

  • 이 회의가 정말 필요한가?

  • 이 회의를 통해 무엇을 달성하려는가?

  • 더 효율적인 방법은 없는가?

회의를 다시 예약하려면 참석자 전체가 함께 그 필요성을 논의하고 합의해야 했습니다. 회의 하나하나에 진짜 의도와 목적을 부여하도록 강제한 것입니다.

캘린더를 다시 설계한다는 것

Armeetingeddon 이후, 드롭박스의 회의는 더 짧아지고 더 생산적으로 변했습니다. 논의가 산으로 가는 대신 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더 인상적인 것은 숫자였습니다. 2년 후 드롭박스의 직원 수는 거의 3배로 증가했지만, 회의실 수는 약 2배만 늘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직원 수 증가에 비해 정기 회의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조직이 성장해도 회의가 자동으로 늘어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캘린더를 방치하고, 관성에 맡겨둘 때 당연하다는 듯이 무의미한 회의가 방치 되는 것입니다.

드롭박스 본사에는 지금도 "Armeetingeddon"이라는 이름의 회의실이 있습니다.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입니다. 애보트는 "Armeetingeddon은 분명히 반복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조직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정기적인 리셋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당신의 캘린더는 누가 설계했나요?

이제 여러분의 캘린더를 한번 열어보세요. 거기에 있는 회의와 일정들을 누가 설계했나요?

대부분의 경우, 아무도 설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쌓여온 것들입니다. 누군가 "정기 회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라고 제안했고, 대부분이 거부 의사 없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한 달 전 시작한 프로젝트의 주간 미팅이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캘린더는 방치하면 엔트로피가 증가합니다. 마치 방을 청소하지 않으면 먼지가 쌓이듯이, 캘린더도 관리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일정들로 가득 차게 됩니다.

드롭박스의 Armeetingeddon이 우리에게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당신은 캘린더를 능동적으로 설계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수동적으로 채워지도록 내버려두고 있습니까?

캘린더 중심 시간 설계의 본질

많은 생산성 전문가들이 "시간 관리"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관리할 수 없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24시간 주어지니까요. 우리가 실제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주의력과 에너지의 배치입니다.

캘린더는 단순히 일정을 기록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캘린더는 당신의 주의력을 어디에 얼마나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설계 도구입니다.

드롭박스가 Armeetingeddon을 실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회의로 가득 찬 캘린더는 직원들의 주의력을 파편화시키고, 깊은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빼앗아갔습니다. 회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설계 없이 무분별하게 쌓여간 회의들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캘린더 리셋이 필요한 신호들

당신의 캘린더에 리셋이 필요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다음과 같은 신호들을 확인해보세요:

1. 회의 사이 전환 시간이 없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다음 회의가 시작됩니다. 이전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거나, 다음 회의를 준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하루가 끝나면 회의는 많이 했지만 실제로 한 일은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2. "이 회의 왜 하는 거지?" 싶은 회의가 있다 회의에 참석하면서도 왜 자신이 여기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의가 끝나도 구체적으로 무엇이 결정됐는지, 다음 액션 아이템이 무엇인지 불분명합니다.

3. 정기 회의의 기원을 아무도 모른다 "우리 언제부터 이 회의 했지?"라는 질문에 아무도 명확히 답하지 못합니다. 회의가 처음 시작된 이유는 이미 해결됐지만, 관성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4. 깊은 작업을 위한 블록이 없다 캘린더를 보면 30분, 1시간 단위로 잘게 쪼개진 일정들뿐입니다. 2-3시간 연속으로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 신호가 보인다면, 당신의 캘린더는 리셋이 필요합니다.

개인의 Armeetingeddon: 당신의 캘린더를 리셋하는 법

드롭박스처럼 조직 전체의 회의를 한 번에 삭제할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 개인의 캘린더는 지금 당장 리셋할 수 있습니다.

Step 1: 리뷰 다음 2주간 캘린더에 있는 모든 정기 일정과 회의를 리스트로 만드세요. 각 항목에 대해 물어보세요:

  • 이 회의/일정의 목적은 무엇인가?

  • 마지막으로 이 목적이 달성된 게 언제인가?

  • 이것이 없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Step 2: 제로 베이스 재설계 리스트를 보지 말고, 백지에서 시작하세요.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이 회의를 계속할까?" 가 아닌,

"만약 지금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처음부터 시작한다면,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가 되어야 합니다.

Step 3: 필수 블록 먼저 배치 회의와 리액티브한 일정을 먼저 채우지 마세요. 대신:

  1. 깊은 작업을 위한 2-3시간 블록을 먼저 배치하세요

  2. 운동, 휴식, 전환 시간을 배치하세요

  3. 그 다음에야 회의와 미팅을 배치하세요

Step 4: 2주 실험 새롭게 설계한 캘린더로 2주간 살아보세요. 드롭박스가 2주간의 성역 기간을 설정한 것처럼, 당신도 최소 2주는 새로운 방식을 고수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효과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캘린더는 당신의 의도를 반영해야 한다

드류 휴스턴은 2018년 MIT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은 회사에서 매니저들은 시간의 60%를 사람들을 조율하는 데 쓰고, 창의적인 작업을 할 시간은 거의 남지 않습니다."

이것은 조직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시간이 어디로 가는지 의식적으로 선택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의 우선순위가 당신의 캘린더를 채웁니다.

캘린더는 당신의 우선순위를 시각화한 것이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올해는 깊은 사고와 전략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캘린더에 그를 위한 시간이 없다면? 그 다짐은 의미가 없습니다.

리셋은 일회성이 아니라 루틴이다

드롭박스는 Armeetingeddon을 기념하기 위해 회의실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애보트는 "이것은 분명히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반복이 필요할까요? 조직과 삶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3개월 전에 최적이었던 캘린더 구조가 지금도 최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팀이 바뀌고,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캘린더 리셋을 정기적인 루틴으로 만드세요:

  • 매주 금요일: 다음 주 캘린더를 검토하고 불필요한 일정 제거

  • 매월 말: 다음 달 정기 일정을 재평가

  • 분기마다: 완전한 캘린더 감사와 재설계

이것이 바로 캘린더 중심 시간 설계의 핵심입니다. 한 번 완벽하게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의도를 점검하고 조정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Armeetingeddon을 시작하세요

드롭박스의 이야기는 과감해 보이지만, 본질은 단순합니다: 관성을 깨뜨리고, 의도적으로 다시 설계하라.

당신의 캘린더를 지금 한번 펼쳐보세요. 거기에 있는 일정들이 정말 당신의 선택인가요, 아니면 그냥 흘러온 것들인가요?

드류 휴스턴의 이메일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아, 정말 환상적이지 않나요?" 빈 캘린더를 보며 환상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가능성의 백지이기 때문입니다.

회의를 줄이는 것이 아닙니다. 캘린더를 리셋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시간은 당신이 설계해야 합니다. 아무도 대신 해주지 않습니다. Armeetingeddon은 매일 회사에서든 개인의 삶에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