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몰입을 위한, 몰입에 의한
작성자 오월
어바웃 공간
[카페] 몰입을 위한, 몰입에 의한
이 글을 읽는 분은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묻고 싶다. 누구나 인생을 살다 보면 계속해서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입시, 취업, 시험, 결혼, 독립 같은 덩치 큰 애들 하나씩은 꼭 찾아온다. 나타났었고, 나타났고, 나타날 거다. 이번에도 준비할 차례가 왔다. 나는 다시 취준생이 됐다. 조금 진지하게 몰입해야 하는 일들을 만날 때면 <리브레리>로 떠난다.
1장: 몰입을 위한 (공간)
리브레리는 도서관과 카페의 얼굴을 둘 다 가지고 있다. 콘센트 있음, 스탠드 있음, 책 빌려줌, 커피 맛있음, 음악 센스 있음. 작업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게 다 있어서 늘 나만 있으면 된다. 혼자 온 사람도 있고 여럿이서 온 사람들도 보인다. 멍때리거나, 책을 읽거나, 대화하거나,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등의 모습을 지켜본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모두 ‘몰입’하고 있다. 보다 보면 저절로 나도 몰입하고 싶어져서 작업하던 걸 다시 잡는다.
2장: 몰입에 의한 (연결)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텐데 가게 되는 이유는 이게 아닐까? 같이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완벽한 타인이지만 나처럼 무언가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 왜인지 응원하고 싶어진다. 내가 더 열중할 거라는 경쟁의식도 아니다. 그저 각자의 할 일을 하는 건데도 힘을 얻는다. 알 수 없는 동력의 출처다. 아는 이, 모르는 이가 모여 한 공간을 공유할 뿐이다.
공간 후일담 💬 혼자 작업할 때도, 친구와 같이 공부할 때도 즐겨찾기인 카페다. 작년 7월, 1주년을 맞아 사장님께서 올리신 글이 감명 깊었다. 아래는 그중 일부다. 목적을 가진, 서로를 존중하는 사람들이 자유로이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리브레리가 계속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필요에 의해 서로를 이용하는 일들. 이를테면 어떤 이는 작업이나 독서와 같은 개인적인 활동을 위해 리브레리를 이용하고, 역으로 리브레리는 신용이나 현금을 얻기 위해 커피와 공간을 제공합니다. 흔히 이루어지는 사회 구성원 간의 상호적 움직임이고, 이것이 매정함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다른 것이 더 있으리라 확신하기 때문이에요. 데스크로 직접 오셔서 리브레리가 “너무 좋다.”고 전해주시거나, 리브레리에서의 시간 덕분에 시험, 작업, 논문, 작품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축하할 일을 나누는 것은 단순히 서로를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똑같지 않습니다. 그런 말들을 전달하는 행위는 순수한 이익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들여야 하기까지 합니다.
📍 리브레리
🕚 평일 12:00 – 24:00, 주말 11:00 – 2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