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짜 과학자 "인간 대멸종까지 150년 남았어요"
작성자 allreview
누가 크루즈 낭만적이라고 했냐
⌛ 괴짜 과학자 "인간 대멸종까지 150년 남았어요"

[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 관장(전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기후위기, 6번째 대멸종이 다가온다 : 찬란한 멸종>
괴짜 과학자 현실판이다. 덥수룩한 수염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공룡이 새겨진 옷과 양말까지 신고 강연 무대에 올랐다.
그의 스펙은 화려하다. 연세대학교 학,석사에 독일 본 대학교 박사를 마친 그는 서울시립과학관장, 국립과천과학관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그가 하는 말은 이해하기 쉽다. 온갖 수학적 풀이와 방정식을 통해 기후 위기와 인간 대멸종을 설명하지 않는다. 빨려 들어가는 이야기 속에 우리 스스로 문제들을 발견한다. '맞아. 이게 문제지!'
멸종의 시대를 앞둔 인류에게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가 바뀌면 돼요. 방향도 알아요. 문제는 속도에요!"
찬란한 멸종은 결국, 다가올 것인가.

제가 대학에서 ‘기후변화’라는 과목을 만들었습니다. A+를 받은 학생들을 모아서 치맥 파티를 했어요. 근데 한 학생이 이러는 거에요. “교수님 제가 A+를 받았는데, 전 사실 기후변화 안 믿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기온이 오르는 거 아니에요?” 라고 하더라고요. 무슨 다큐를 봤다는 거에요. ‘기후변화는 거대한 사기극’이라는 다큐였어요. 심지어 제법 잘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 다큐에 돈을 댄 회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재벌입니다. BP라고. 그 이후로 모든 다큐의 끝에는 누가 돈을 댔는지 표시하게 됐습니다. 모든 과학 논문도 연구비 출처를 쓰게 돼 있고요. 그러면 안 되지만, 과학자들도 다 연구비에 따라갑니다. 가습기 옥시 문제가 없다고 만들어준 분들도 과학자였죠. 우리는 그래서 보다 냉철하게 바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약 5천 명의 교장 후보자들에게 강의를 합니다. 매번 하루에 약 500명 정도를 하게 되는데, 한 명 정도는 기후변화가 없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저는 약간 야박하지만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은 교장선생님이 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 분은 표준분포곡선의 끝에 계신 분이거든요. 교사들이 프로그램 만들어오면 협조가 안 될 거에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사람들이 거의 안 계시죠.
저는 과학자 중에선 스티븐호킹을 제일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인슈타인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아인슈타인은 수학자 부인의 도움을 받았는데, 스티븐 호킹은 혼자 하셨거든요. 인간적으로 존경합니다. 이 분은 인생 자체가 과학자에요. 갈릴레오 사망일 정확히 300년 뒤에 태어나셨어요. 아인슈타인 생일에 139년을 더하면 이 분이 돌아가신 날입니다.
그런데 이 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인간은 100년 안에 지구를 떠난다”고 하셨어요. 인간이 지구를 포기한다는 거에요. 왜냐면 지구가 너무 더워졌기 때문이라는 거에요. 지난 173년간 지구 평균 온도는 점차 높아졌습니다. 파란색은 차가운 거고, 빨간색은 뜨거운 건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붉은 색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1960년대생은 정상적인 기후를 살았습니다. 제 큰 딸은 1992년생입니다. 제 딸 뻘의 대학생들이 지구온난화를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태어날 때부터 뜨거웠어요. 이 친구들은 단 한 번도 정상적인 지구에서 살아보지 못했습니다.
지구는 정말 생각보다 엄청나게 빨리 더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내 인생의 가장 뜨거운 여름이 올해 여름이야!” 정말 그럴까요. 작년 여름은 우리 남은 인생의 가장 시원한 여름일지도 모릅니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커요. 그러다 보니까 스티븐 호킹이 이렇게 말한 겁니다. ‘인류는 영원해야 하니까 다른 곳에서 살자’ 이걸 이른바 ‘테라포밍’이라고 합니다. 다른 행성을 지구처럼 만들자는 거에요. 태양계에서 크고 멋있는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그 후보중 하나가 목성입니다. 못 갑니다. 왜일까요? 땅이 없어서입니다. 목성은 기체 행성입니다. 땅이 없어요. 생명이 살려면 땅이 있어야 합니다. 자 그러면 나머지 소행성인 ‘수금지화’ 정도가 남죠. 지구가 산업혁명 전에 평균 15도였어요. 남극 북극 우리나라 다 합치면 평균 15도 정도라는 겁니다. 자 금성을 고려해보죠. 평균 477도입니다. 수성은 평균 430도와 –180도를 오갑니다. 그러면 나머지 후보는 딱 하나 남죠. 바로 화성입니다. 화성의 온도는 –63도입니다. 이런. 여기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요? 충분히 삽니다. 왜 못 살아요? -63도. 남극이 –60도인데도 살잖아요. 제가 살고 왔잖아요?(웃음) 러시아 도시를 만들고 살잖아요? 살고 싶지 않을 뿐이지, 못 사는 건 아닙니다.
스티븐 호킹은 말했습니다. ‘가자! 화성으로!’ 화성 갈 수 있을까요? 생각나는 사람 있으시죠? 일론 머스크. 대단하죠. 개인적으로 저는 좋아하지 않아요. NASA보다 더 큰 일을 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말 대단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기획한 스타 링크로 연결해서 제가 이 크루즈 안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었습니다. 칭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일론 머스크처럼 많은 사람들이 테라포밍을 연구해요. 네이처, 사이언스 저널을 보면 두 달에 3편 정도 테라포밍 얘기가 나옵니다. 이런 과학 저널 중 하나에 논문 내면 과학자 인생에서 할 일 다 했다고 할 정도입니다. 과학 저널에 논문을 실고 싶지만,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조금 낮게 칩니다. 그건 잡지야! 라는 거죠.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향이 있어요. 대중 인기에 영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얘기를 많이 실어주니까, 그쪽과 연결하면 논문도 잘 실리죠. 하도 많이 하다 보니까 작년 여름엔 이 주제와 관련한 특집 기사가 사이언스에 나왔어요. 핵심이 뭐냐면, ‘화성을 테라포밍하는 건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쉬울 것 같은데?’라는 거에요. 다양한 방식으로 테라포밍을 해 볼만 하다는 거죠.
작년에, 카이스트 학생들이 자기는 석박사 주제를 테라포밍으로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많은 연구를 해서 방향도 잡았는데, 개념을 못 잡겠다. 그래서 제가 찾다가 준 책이 이겁니다. ‘테라포밍, 두 번째 지구 만들기’라는 책입니다. 이건 그림이 대부분인, 초등학생을 위한 책입니다.
테라포밍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단 화성을 가야죠. 자, 빛의 속도가 1초에 지구 7바퀴 반을 돕니다. 이상하게 사람들이 다 똑같이 얘기해요. 이걸 어떻게 알고 계세요? 이게 얼마나 빠른지 몰라요. 어떤 분은 30만km로 배우기도 합니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38만km에요. 빛의 속도로 지구에서 달까지 대략 1.3초쯤 걸리겠구나 싶은 거죠. 이왕이면 조금 더 정확하게 알아야죠. 우린 그린보트를 탔으니까. 자, 빛의 속도는 2,997,902,458m/s입니다. 이걸 쪼개서 외우면 됩니다. ‘299에구구 79(다 때려)치고 24이사(가요) 58오빠.’ 이렇게 외우세요. 쉽죠?(웃음)
자, 화성을 간다고 치죠. 빛의 속도로 3분 2초에요. 빛의 속도로 1.3초만에 가는 거리를 여태까지 간 사람이 역사적으로 12명밖에 없죠. 그럼 여태까지 화성에 간 사람은? 없어요. 편도표는 팔 수 있겠네요. 돌아오려면 가는 것과 돌아오는 것까지 포함한 추진체를 하나 더 가져가야 해요. 이런 거죠. ‘가서 잘 살아. 그리고 너가 알아서 와.’(웃음). 화성에서 돌아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 다른 문제, 화성에는 물이 없어요. 지구는 바다가 있어요. 혜성이 지구와 부딪히면서 가지고 있던 얼음이 녹아서 바다가 생겼어요. 근데 왜 화성엔 없고 지구에만 있냐? 나머지는 다 기체로 존재하니까요. 다 뜨거워서 증발했기 때문이죠. 근데 아까 보니까 화성은 추워서 증발을 못 했겠죠? 근데 물이 없어요.
이게 화성과 지구의 차이에요. 자 왜 그런지를 설명할게요. 지구는 양파처럼 생겼어요. 내핵, 외핵, 맨틀이 있죠. 무거운 게 밑에 있어요. 지구 내부는 부글부글 끓는 액체 상태에요. 밀도 때문에 밑으로 가죠. 고체는 자기 자리를 지킵니다. 내핵은 액체니까 빙글빙글 돌아요. 그 위는 금속같은 고체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나요. 과학시간에 배웠죠? 자기장이 생깁니다.
지구는 일종의 거대한 자석이에요. 이것 때문에 우리는 사는 겁니다. 태양에서는 빛만 오는 게 아니라 우주 입자도 날아와요. 이 입자는 단백질, DNA 등등 뭐 다 쪼갭니다. 지구는 자기장이 있으니까 이걸 알아서 다 쳐내요.
반대로, 화성은 다 식었어요. 더 이상 자기장이 생기지 않아요. 바다가 처음에는 있었는데, 바닷물이 수소와 산소로 쪼개져요. 화성이 바다가 줄어들면서 점점 붉게 변합니다. 산화하는 거에요. 화성의 한자 火(화)를 쓰는 이유가 빨개서에요. 여러분 제 말을 믿고 오늘 밤에 밤하늘을 보세요. 분명히 빨간 게 하나 있습니다. 그게 화성이에요. 왜? 빨갛게 녹슨 행성이니까요.
지구의 좌우 지름이 12,800km에요. 바닷물의 평균 깊이는 4km에요. 이게 감이 잘 안 오시죠. 농구공에 비닐랩을 감아보세요. 비교하자면, 바다의 깊이는 그 비닐보다 얇습니다. 지구는 자기장 덕분에 그 얇은 바다를 지켜냈고, 그래서 우리가 살 수 있는 거죠.
우리 인류가 영원히 존재하지는 못할 겁니다. 언젠간 멸종하겠죠. 지구는 어떤 풍경일까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보통 두 가지에요. 완전히 황폐해졌거나, 숲이 엄청나게 울창한 모습. 하지만 제가 생각한 모습 이 두 개와 달라요. 평상시와 똑같은 모습일 것 같아요. 로봇과 AI가 도시 기능을 잘 관리하는 모습이요.
아, 제가 자연사 박물관 관장을 했습니다(웃음). 어떤 분들은 또 묻죠. 도대체 ‘자연사’가 뭐야? 자연사(自然死)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오 좋은 일 하시네요.’
자연사가 좋아요? 한 번 생각해보세요. 동물원의 동물과 야생동물 중 누가 오래 살까요? 동물원의 동물이 훨씬 오래 삽니다. 대부분은요. 왜? 늙는 건 사람의 일이기 때문이죠. 환갑이 되면 몸이 많이 바뀝니다. 병이 막 찾아와요. 근데 요즘은 고통도 별로 없습니다. 약 많이 먹으면 돼요. 죽으려면 심각한 병에 걸려야 해요. 암, 뇌졸중 같은 병이요. ‘사자가 암에 걸렸다, 코끼리 뇌중풍에 걸렸다, 토끼가 백내장에 걸렸다’ 그런 얘기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없어요. 왤까요. 왜냐면 다 그 전에 죽기 때문이에요(웃음). 늙기 전에 죽어요!
늙어도 사는 경우가 있어요. 사자처럼 포식자는 늙어도 살아요. 나는 임플란트를 했지만 얘네는 그런 걸 못하죠. 사냥도 못하죠. 두 눈 멀쩡히 뜬 채로 죽어요. 약해지면, 2인자가 목덜미를 물고 몸을 막 찢어요. 그러면 새끼들이 몸을 뜯어먹어요. 배가 찢어지고 창자를 씹어먹습니다. 그리고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독수리가 나타나서 남은 몸을 파먹습니다. 이러다 죽는 게 자연사에요. 자 다시 묻겠습니다. 여러분 ‘자연사’.. 하고 싶으세요?(웃음) 어쩌면 짧은 병사가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아 물론 그 자연사가 아니죠.
자 그럼 왜 자연사를 배워야 하냐. 선조들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배우려고요? 자, 역사책에 등장하는 모든 나라가 망했습니다. 다 망했어요. 그런 나라들을 왜 배우죠? ‘어떻게 하면 우리는 지속 가능할까’를 배우는 거에요. ‘3억년 간 잘 살던 삼엽충은 왜 멸종했나. 공룡은 왜 멸종했나.’ 그들의 멸종을 통해 우리가 지속할 방법을 찾기 위한 거죠.
자연사 박물관에 가보세요. 기후도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요. 겸손한 척해서 말하면 저는 아시아 역사상 최고의 박물관장이에요(웃음). 제가 어쩌다 공무원(어공)인데요. 공무원 연금이 나와요. 오래 일했죠. 제가 박물관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 자리에 못 왔어요.
지구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누군가 자리를 비켜줘야 해요. 멸종을 너무 슬프게만 생각하지 마세요. 전 공룡을 좋아합니다. 양말도 공룡 양말 신고, 옷도 공룡 옷이에요(웃음). 그런데 그 공룡과 같이 살고 싶다? 그런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어요. 멸종은 슬픈 일이 아닙니다. 내가 멸종되지 않으면 돼죠.
옛날 생명의 멸종은 고마운 일이에요. 그래야 우리가 사니까요. 눈이 5개 달린 동물이 있었어요. 손바닥 만해요. 얘는 멸문을 당했어요. 멸종이 아니라 문이에요. 종보다 더 큰 항목이 문이거든요. 38개문 중 1개가 멸문당했어요. 자 그렇다고 우리가 슬퍼하나요? 여기 오기 전까진 얘가 있는 줄도 몰랐잖아요?
어느 정도의 동물이 사라져 줘야 지금의 바다생물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멸종은 자연사에서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지구의 역사를 보면 46억년이에요. 생명은 38억년 전인데, 실제론 5억 4천년 전부터 따져 봐요. 왜냐면 5억 4천년 전부터 처음으로 동물들에게 눈이 생겨요. 하늘에서 내리는 눈 말고, 얼굴에 2개 달린 눈이요. 지구에는 많은 생물이 살고 있었는데 눈이 없었어요. 내가 누구를 좇아야 하나 몰라요. 입을 아 벌리고 있으면 음식을 먹고, 재수 없이 누군가의 입에 들어가면 죽는거 였죠(웃음). 그러다가 눈이 생기니까, 그 때부터 ‘목적’을 갖고 살기 시작해요.
석탄기로 넘어와볼게요. 이 때 나무가 처음 생겼어요. 지금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10배 높았어요. 그러니까 아마 기온이 높았을 거에요. 산업화 전보다 이산화탄소 비중이 0.02% 올랐는데 지금 엄청 더워졌잖아요? 당시에는 열대 기후같았을 거에요. 우리는 점심만 먹으면 잠이 쏟아지는데, 이 때는 점심만 먹으면 비가 쏟아져요.
나무 입장에서는 천국이죠. 이산화탄소 많고, 온도 높고, 비 많이 오고. 아름드리 나무가 가득했을 텐데, 문제는 뿌리가 변별치 못했어요. 지금도 식물의 뿌리가 어렵지만 넓고 깊게 아래로 내려가는 이유가 있어요. 뿌리는 물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진화하면서 이걸 나무가 안 거에요. 근데 처음엔 비가 펑펑 오니까, 깊게 내려가고 싶진 않겠죠. 태풍이 불면 나무가 쓰러지면 다 휩쓸려 내려갑니다. 뿌리 뽑힌 나무가 가득하겠죠. 그러면 썩어야죠.
그런데 썩으려면 미생물이 있어야 합니다. 없어요. 나무가 안 썩어요. 열과 압력을 받아 이 나무들이 쌓이고 쌓여서 마침내 석탄이 만들어져요. 우리가 쓰는 석탄은 고생대 대기 중에 있었던 이산화탄소가 나무를 거쳐 썩지 않고 땅 속에 갇혀버린 거에요. 대기 중에 다시 이산화탄소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럼 석유는 뭐냐. 사실 정확하게는 석유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직도 몰라요.
어쨌든 우리가 아는 건 이들이 저장되면서 시원해졌는데, 이걸 다시 사용하니까 뜨거워졌다는 거에요.
생명들은 그냥 사라지는 거에요. 사라지고 나가고. 그게 자연스러운 거죠. 자연도 가끔 기업처럼 정리해고를 합니다. 기후가 확 나빠지면서 생명이 사라져요. 그런 걸 대멸종이라고 하죠. 지금까지 총 5번의 대멸종이 있었어요. 지금 우리는 6번째 대멸종을 겪고 있어요.
얼마 뒤에 사라질 지 몰라요. 과학자들은 짧으면 500년, 길면 1만년 정도로 봐요. 하지만 요즘처럼 가면 150년에도 끝장날 수 있겠구나 싶어요. 3번째 대멸종 때도 생물의 5%는 살아남았어요. 인간만 살아남으면 되잖아요.
자연의 역사를 보니까, 대멸종 과정에서 당시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했어요. 지금 어떤 생물의 생물량이 가장 많을까요? 맞아요. 인간이에요. 그 어떤 동물도 이렇게 많아 본 적이 없습니다. 개미도 사람만큼 많지만, 개미는 최소 1만 4천 종입니다. 우리는 종이 하나입니다. 1종의 생명체가 이렇게 많아 본 적이 없어요. 우리는 최고 포식자이면서 생물량도 제일 많아요. 우리는 대멸종의 시대를 통과하지 못할 거라는 거죠.
진화하려면 누군가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멸종의 원인은 기후변화이고요. 지금까지는 멸종이라는 게 참 고마웠어요. 그렇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멸종의 대상이 우리니까요. 그래서 정신 바짝 차려야 하죠.
자,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 혁명이 2개 있죠.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이죠. 산업혁명 때문에 인구가 80억까지 늘어나요. 이게 없었으면 인구는 지금의 1/8밖에 없었을 거에요. 이거 중요한 거에요. 말도 안 되게 싸고 강력한 에너지원을 발견했으니까 인구가 늘어요. 6만 원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비행기 타고 옵니다. 석탄과 석유가 없어서 가마를 타고 왔다고 치죠. 얼마가 들까요. 600만원도 부족해요. 석탄발전은 정말 싸고 강력한 거에요.
그런데 그 결과가 바로 이산화탄소에요. 우리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경제 개발해야 하니까 CO2 배출을 멈출 수 있었는데 못 멈췄어요. 계속 높아집니다. 미국과 유럽은 엄청 CO2를 줄였어요. 옛날엔 중국, 인도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엄청 늘렸어요. 두 나라 인구가 30억 명이에요. 두 나라가 처참하게 가난했는데, 지금 정말 잘 살아요. 인도는 심지어 화성 탐사도 한 나라에요. 쌍용자동차도 인도 꺼에요. 그 나라가 에너지를 쓰니 경제개발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얘기해왔죠. 여태까지는요.
그런데 지금은 더 이상 그러면 안 됩니다. 중국과 인도는 모범적인 국가로 변하고 있어요. 지금 태양광 발전 엄청나게 늘었어요. 인도는 매달 원자로 4개로 대체할만만큼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있어요. 인도가 갑자기 지구 걱정을 해서 태양광과 풍력으로 가나요? 그럴 여유가 없겠죠. 경제 개발해야 하니까요.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히려 태양광과 풍력이 싸고 빠르게 에너지를 가지기 위한 방법으로 바뀌고 있다는 거에요.
우리나라가 전 세계 평균을 놓고 비교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3배 더 많아요. 그럼 이런 분들이 있어요. ‘아 우리 선진국이잖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유럽에 비교해도 4배 많아요.
그런데 왜 석탄으로 발생된 이산화탄소가 많을까요? 유럽과 한국이 쓰는 에너지원이 달라요. 예외적인 국가 미국이라는 또 반례를 찾으시겠지만, 미국이 석탄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우리의 70%에 불과합니다. 미국은 에너지 발전 방식을 많이 바꿨어요. 왜냐하면 그게 궁극적으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태양광과 풍력이 가장 싼 에너지가 돼 버렸어요. 전체적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저는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지 않아요. 유럽에서는 원자력발전을 신재생 에너지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물론 조건이 있지만요. 2050년까지 핵폐기물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제가 있어요. 사실상 불가능하죠(웃음).
우리는 그럴 시간이 없어요. 태양광과 풍력은 당장 할 수 있어요. 쉽고 빠릅니다. 올해 말이 되면 전 세계 평균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석탄 에너지 발전량보다 더 많아지게 됩니다. 바로 그 첫 번째 해가 올해입니다. 신재생 에너지는 ‘착한 나라의 예쁜 에너지’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표준’이 된다는 겁니다. 세계 평균에서 벗어나면 당연히 돈 벌기 어려워지겠죠.
제가 처음에 다큐 얘기를 했었죠. 석유회사였던 그 BP가 전 세계에서 태양광과 풍력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회사로 바뀌었습니다. 저 사람들이 개과천선한 게 아니라 돈이 거기 있기 때문에 바뀐 거에요.
바뀌면 돈 벌 기회가 있어요. 신재생 에너지 확보율을 보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 꼴등이에요.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에 52%를 의존하고 있잖아요? 잘못하면 우리는 더 이상 수출로 못 먹고 살 수가 있어요. 이런 분들도 있습니다. ‘아니, 신재생 좋은데, 우리나라는 지형이 신재생 에너지에 좋지 않잖아요.’ 라고 얘기 해요.
독일 아세요? 독일의 남단과 우리나라의 북단을 보면 누구 위도가 더 높을까요? 독일이 위도상 7도가 더 높아요. 독일 햇빛이 좋을까요, 우리나라 햇빛이 좋을까요. 우리나라죠. 우리는 삼면이 바다에요. 누구 바람이 좋을까요. 우리나라 바람이 좋아요. 서해는 해상 풍력을 하기도 좋아요.
물론 경관을 해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100% 완벽한 건 없어요. 뭔가는 타협을 해야 하죠. 그러니 길은 뻔합니다.
지난 5차례 멸종은 다 기후변화 때문이었어요. 다 자연적인 것 때문이죠. 그때 생명이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속수무책이었어요. 그들의 잘못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 기후변화 원인은 인간이에요. 그래서 너무나 간단해요. 우리가 화산 막을 수 있나요? 못 막아요. 자연적으로 기후변화가 일어난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이에요. 지금 원인은 인간의 행동이라고요.
우리만 바뀌면 돼요. 아주 간단한 문제입니다. 심지어 방향도 알고 있어요. 이산화탄소 만드는 석탄이 아니라 바람과 햇빛에 의존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