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라는 단어 사용을 어려워하지 마세요

'장애'라는 단어 사용을 어려워하지 마세요

작성자 레몬자몽

어느 비장애형제자매의 이야기

'장애'라는 단어 사용을 어려워하지 마세요

레몬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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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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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장애'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조차 조심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해요.

"내가 아는 분도 가족이 그건데... 조금 아파서... 그니까 그냥 아픈 게 아니고 좀 도움이 필요한데..."

이렇게 빙빙 둘러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제가 다 조바심이 납니다. 또는 큰 소리로 대화를 잘 하다가도, '장애'라는 단어를 말할 때는 갑자기 주변을 살피다가 몸을 낮추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장애'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어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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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상처를 줄까봐 걱정돼요"

우리는 왜 '장애'라는 단어를 말했을 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까봐 걱정할까요? 그 이유는 '장애'가 많은 사람들에게 '잘 몰라서 말을 꺼내기에 조심스러운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는 분야를 이야기하다가, 괜히 말실수를 해서 '장애 혐오'를 하게 될까봐 걱정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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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감이 별로 좋지 않아요"

또 우리는 왜 '장애'라는 단어가 어감이 좋지 않다고 생각할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장애'라는 단어를 너무 오랫동안 부정적인 뉘앙스으로만 사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같다', '찐따 같다', '결정장애'처럼, 이미 우리 삶은 장애 자체를 비하하는 표현들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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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프다'는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장애'라는 단어 대신 '아프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니에요. 우리는 감기 같은 병에 걸렸을 때 '아프다'고 말하지요. "나 감기 걸려서 아파.", "나 감기 걸려서 아팠다가 나았어." 이렇게요. 하지만 장애는 병이 아닙니다. '낫는다'는 개념이 없어요. 평생 그 상태로,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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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뭐가 정확한 표현인가요?

"ㅇㅇ장애가 있다"라고만 이야기해도 됩니다. "발달장애*가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거래.", "지체장애*가 있대. 그래서 시간이 좀 더 걸린대."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장애'라는 정확한 단어의 적절한 사용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의사소통의 효율을 높여주지요. 우리가 '장애'라는 단어를 필요한 상황에서 알맞게 사용한다면, 그 어감도 차츰 중립적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단어를 올바르게 사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진짜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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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쉽게 말해 나이에 맞는 정신적 발달이 이루어지지 못해 도움이 필요한 장애. 일반적으로는 지적장애와 자폐 범주성 장애를 말합니다.

*지체장애: 신체 기능이 영구적으로 제한된 장애. 쉽게 말해 몸이 불편해 지원이 필요한 장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