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가 글로벌 트렌드가 된 비결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K-푸드가 글로벌 트렌드가 된 비결 🥢
K-푸드가 글로벌 트렌드가 된 비결 🥢
언젠가부터 접두사 ‘K’가 모든 단어에 붙기 시작했잖아요. K-pop을 시작으로 K-드라마, K-무비, K-뷰티, K-컬처 등 K의 쓰임새를 보면 ‘K-everything’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데요. 여기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K-푸드예요. 한국의 먹거리가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트렌드로 떠오른 것.
K-푸드가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금의 현상은 여러모로 새로워요. ‘한식 세계화’를 목 놓아 외치던 과거와도 다르고요. 오늘 비욘드 트렌드는 K-푸드 유행을 둘러싼 맵고 깊고 시원하고 달큰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훑어보기 👀: 수상할 정도로 인기인 요즘 K-푸드
누가 뭐래도 요즘 가장 핫한 K-푸드 중 하나는 바로 불닭볶음면이에요 🔥. 사실 2012년 출시 이후, 불닭볶음면이 핫하지 않은 적은 없었어요. 국내외 인플루언서들이 유튜브 등에서 올린 시식 영상이 바이럴을 타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극한의 K-매운맛을 널리 알려왔던 것.
하지만 최근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어나더 레벨’로 진입한 모습이에요. 지난 4월, 미국 유명 래퍼 카디비가 틱톡에 올린 까르보불닭볶음면 조리·시식 영상은 수백 만 조회수를 찍었어요. 무려 30분을 운전해 겨우 제품을 구할 수 있었다는 설명에 “카디비도 30분 운전해 사왔을 정도로 인기”라는 반응이 쏟아졌고요.
얼마 전에는 덴마크 정부가 ‘너무 맵다’는 이유로 ‘핵불닭볶음면 3배 매운맛’, ‘핵불닭볶음면 2배 매운맛’, ‘불닭볶음탕면’을 리콜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 언론을 탔어요. ‘대체 얼마나 맵길래 그러냐’는 관심이 폭주하며 전 세계 구글 트렌드 검색량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들은 직접 시식 영상을 찍기도 했다고.
불닭볶음면뿐 아니라 K-라면의 인기는 관련 통계가 발표될 때마다 기록을 새로 쓰는 중이에요 📈. 올해 4월의 라면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까이 늘었고, 월간 통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했어요.
K-푸드 유행에 라면만 있는 것도 아니에요. 국내 한 중소업체가 개발한 냉동김밥은 미국에서 품절대란을 일으켰고, ‘꼬북칩’ 등 K-과자도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거든요. 고추장이나 된장, 불닭소스 등 ‘K-소스’ 수출액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고.
K-푸드의 인기가 치솟자 물 들어올 때 제대로 노 저으려는 식품업체들도 공장을 새로 짓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어요. ‘비비고’ 브랜드로 해외 만두·김치 시장을 휩쓸고 있는 CJ제일제당의 작년 4분기 해외 매출은 국내 매출을 처음으로 앞지르기도 했는데요(분기 기준). 요즘은 웬만한 K-푸드 업체의 해외 매출 비중이 20~30%는 기본이라고 하니, K-푸드의 글로벌한 인기를 알 수 있겠죠?
자세히 보기 🔎: K-푸드 유행이 ‘반짝 트렌드’가 아닌 이유
한국인의 밥상을 전 세계에 알리려던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어요. 2010년대 초반 무렵,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삼은 게 대표적이고요. 미국 뉴욕 한복판에 ‘플래그십 한식당’을 오픈 계획을 세우고, 해외에서 떡볶이 무료 시식 행사를 열고, K-pop 아이돌을 섭외해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식이었는데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는 비판이 나왔어요.
요즘의 K-푸드 유행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달라요. K-pop이나 K-드라마, K-무비 등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모은 게 자연스럽게 K-푸드 열풍으로 이어졌다는 것. 영화 ‘기생충’이 짜파게티를 알리고, BTS 지민이 먹은 음식이 뭔지 궁금해하는 해외 팬들에 의해 떡볶이가 알려진 것처럼요.
지금의 K-푸드 유행이 김치·비빔밥·불고기 등으로 대표되는 ‘전통 한식’의 유행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해야 해요. 한국의 맛과 식재료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이는 ‘한식 파인다이닝’이 K-푸드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것 🍽️. 올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024년 뉴욕 최고 레스토랑 100곳’ 중 7곳은 한식당이었고, ‘미쉐린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뉴욕의 71개 식당 중 11개가 한식당이었어요. NYT의 유명 음식평론가 피트 웰스는 이런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프랑스 음식의 패권을 끝냈다”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K-푸드가 해외에서 ‘힙한’ 이미지로 자리 잡다 보니 한국식 레트로 감성을 살린 기사식당 컨셉의 백반집마저 미국 뉴욕에서 오픈런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데요. 이쯤 되면 지금의 K-푸드 인기가 반짝 뜨고 지는 시절 유행은 아니라고 말해도 될 것 같아요. 음식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유행의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 K-푸드가 보다 다채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K-푸드의 유행이 (평소 구경하기도 힘든) 궁중음식을 앞세우며 ‘한국적인 게 최고야! 세계에 알려야 해!’ 하던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이 가장 반가웠어요. 한식이 다른 나라 음식보다 우월하고 매력적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난 뒤에야 비로소 K-푸드의 매력이 제대로 알려질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뉴니커는 읽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