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 '억까기'로 바꿔야하는 거 아닌가요?

하멜 '억까기'로 바꿔야하는 거 아닌가요?

작성자 파란잠수함

옛날 이야기🖋️

하멜 '억까기'로 바꿔야하는 거 아닌가요?

파란잠수함
파란잠수함
@blu_submarine
읽음 714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스.포.주.의

본 글은 도서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조선시대 제주도에 표류한 하멜의 일기를 엿보려고 합니다. 아마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하멜 표류기>를 한 번쯤은 접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 기억이 생각 나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흥미진진해서 끝까지 책을 놓지 못했지요.

제목에서도 일러두었 듯 ‘표류기’가 아닌 ‘억까기(억지로 까이는 억울한 상황)’로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하멜은 정말 온갖 역경을 겪었거든요. ‘표류'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는 일축하기에는 모자란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엾은 하멜…😢


🔖원제목은 사실....

네덜란드어 - Journal van de Ongeluckige Voyagie van 't Jacht de Sperwer
영어 - The journal of the unfortunate voyage of the jaght the Sperwer

"스페르베르호의 불운한 항해 일지"

현재의 <하멜 표류기>라는 이름은 국역본으로 들어오면서 바뀌었다고 합니다.


🧔핸드릭 하멜

네이버 웹툰 <이말년 시리즈>, '하멜 표류기 1편'

본명은 ‘헨드릭 하멜’로 네덜란드 출신입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서 일했지요. 1653~1666년(효종~현종) 표류해있다 귀국한 후 약 13년에 걸친 조선 체류기를 담은 <하멜 표류기>를 저술합니다.

Q. 어쩌다 한국까지 오게 되었나?

비행기도 없던 시절 네덜란드에서 조선까지 오기란 쉽지 않지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하멜 일행은 ‘표류’하였습니다. 본래는 일본 나가사키에 가려다가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제주도에 떨어지고만 것이지요.😭


👣이동경로

우리역사넷

제주➡️해남➡️영암➡️나주➡️장성➡️정읍➡️태인➡️금구➡️전주➡️여산➡️은진➡️연산➡️공주➡️한양

분명 제주도에 떨어졌건만, 하멜 일행은 조선 방방곳곳으로 (끌려) 다닙니다.

그 동안 수도 없는 고난을 당합니다. 내용 중 일부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 ‘너희들은 나갈 수 없다’ 통보 : 당시 조선은 외국인을 국외로 보내지 않았기에 평생을 조선에서 살아야 한다고 전달받음

  • 나무를 패거나 벼를 찧는 등 잡일을 함

  •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겼다며 구경하러 옴

  • 탈출시도가 발각되어 곤장을 맞음

  • 전라도까지 유배

  • 항해사가 참수당함

  • 훈련도감에서 군사 훈련을 함


🏃‍♂️세 번의 탈출 시도

첫 번째 : 배를 조종할 줄 몰라 돛대가 꺾여버림

두 번째 : 청나라에 호소했으나 사절이 국왕에게 매수되어 발각

세 번째 : 성공 !🥳🎉

천신만고 끝에 하멜은 세 번의 시도 끝에 탈출에 성공해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일본에 도착합니다. 이 여정이 얼마나 고됐는지, 탈출 후 심경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저희들은 하느님께, 14년 동안의 슬픔과 고생끝에 그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이교도의 손에서 벗어나 다시 많은 동포들이 있는 곳으로 오게 된 것을 마음으로부터 감사하며 기도를 올렸습니다.


*하멜과 박연 이야기를 담은 KBS 다큐입니다. 실제 네덜란드 대사관 직원 분들이 연기하셨다고 하네요 !

🧔조선에 살어리랏다, 박연

천신만고 끝에 조선을 탈출한 하멜 일행과 달리, 조선에 눌러 살았던 외국인이 있습니다.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처음 표류하고 심문을 받던 시기, 제주목사(사또) 옆에서 친숙한 사람을 발견합니다. 이 사람이 바로 하멜보다 먼저 조선에 표류해있던 ‘박연’입니다.

본명은 ‘얀 얀서 더벨테브레이’로, 하멜과 같은 네덜란드인이었습니다. 조선에 정착한 최초의 유럽인이지요. 그 역시 일본으로 항해하다가 표류하여 제주도에 오게 된 것입니다.

박연을 만난 하멜 일행은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이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박연은 하멜 일행의 심문에 통역을 맡게 되었는데, 재밌는 점은 하멜이 알아듣기 어려웠을만큼 네덜란드말이 서툴었다고 합니다. 당시 박연은 체류한지 어언 26년차였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조선사람들 : 이 자(박연)이 어느 나라 사람인줄 아느냐?

하멜 : 이분은 우리 네덜란드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조선사람들 : 틀렸다. 이 자는 조선사람이다.

이 대화문으로 보건대, 박연은 조선사람으로 대우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조선 여자와 결혼해서 자식도 낳았다는 기록도 전해집니다. 조선에서는 그에게 서양식 무기 기술을 얻어 내기 위해 무기나 화포 관련한 직책을 맡기기도 했지요. 또한 병자호란에 참전하기도 합니다.


💙맺음말

<하멜 표류기>는 개인의 기록이기 때문에 다소 왜곡되었거나 과장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미래에서 보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멜 표류기>는 당시 조선 풍습에 대해 기록하고 있기에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지요. 제 글에서는 하멜의 여정을 위주로 적어 놓았기 때문에 해당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아래 참고 할만한 문헌을 기재해놓겠습니다.

또한 잘 눌러살고 있는 거 같아보였던 박연 역시, 하멜 일행을 만나게 되고 ‘옷깃이 젖을 때까지 울었다’(윤행임, <석재고>)고 전해지고 있을만큼 타국에서 분명 외로웠을 것입니다. 부디 지금은 하늘에서 그리웠던 가족들과 함께하고 있길 !


사진 출처 : 네이버 웹툰 <이말년 시리즈>, 우리역사넷

헨드릭 하멜, 신동운 옮김, <하멜 표류기>, 스타북스, 2020

우리역사넷, 김경란, '하멜이 경험한 조선'

http://contents.history.go.kr/mobile/km/view.do?levelId=km_030_0060_0020_0020

경향신문, 이기환,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하멜이 박연을 만났을 때'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1506161756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