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동 성착취물 신고 시스템 논란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애플 아동 성착취물 신고 시스템 논란

아이폰 쓰는 뉴니커, 혹시 사진 어디에 저장해요? 아무래도 기기 용량만으론 부족해서 보통은 애플 아이클라우드(iCloud)에다 사진을 백업하게 되잖아요. 사실상 애플의 거대한 창고에 수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이 다 모여있는 셈이죠. 그렇다보니 개인정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애플의 중요한 일이기도 한데요. 지난 5일 애플이 발표한 아이클라우드 업데이트 계획을 두고 논란이 있어요.
아이클라우드? 무슨 일이야? ☁️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 중 아동성착취물(CSAM)로 의심되는 걸 자동으로 찾아내 신고하는 기능을 넣겠다고 했거든요 📱. 암호화 기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문제가 되는 사진을 1차로 가려낸 다음, 애플이 다시 한번 직접 확인해 아동성착취물로 확인되면 아동학대 전문 비영리 민간단체에 알려 경찰 등에 신고할 수 있게 하는 거예요. 이 기능은 올해 가을에 나올 애플 운영체제 업데이트에 포함되고, 일단 미국 사용자에게만 적용돼요. 단, 동영상에는 이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사진에만 적용된다고. 아이클라우드를 쓰지 않으면 이 기능이 안 먹히고요.
헉... 그럼 애플이 개인 사진을 막 들여다보는 거야?
그런 건 아녜요. 애플은 개인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아동성착취물도 찾아내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해요. 어떤 기준으로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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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착취물 사진과 비슷한가? 🧐: 애플이 만든 소프트웨어는 사진을 분석한 다음 각각의 사진을 숫자로 바꾼 고유한 값(해시값)을 붙여요. (🦔: 이 숫자는 기계만 읽고 이해할 수 있슴!) 만약 거의 똑같은 사진이라면 이 값도 같아질 수 있는데요. 아동성착취물 사진의 특징이 담긴 해시값 데이터를 미리 잔뜩 모아놓고 이용자가 아이클라우드에 올리는 사진의 숫자와 맞춰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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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너무 비슷한데? 🤔: 이렇게 숫자를 맞춰보다가 딱 맞는(=아동성착취물과 비슷한) 사진이 나오면, 기기의 소프트웨어는 일단 보이지 않는 딱지를 사진에 붙여서 아이클라우드에 함께 올려둬요. “이 사진 의심스러워!” 이 딱지는 암호로 처리돼 누구도 읽을 수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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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진이 너무 많다! 🚨: 그런데 이런 딱지가 붙은 사진이 너무 많아 애플이 정해둔 기준을 넘어서면, 그 때는 암호가 풀려 애플이 아이클라우드에 있는 이 사진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사람이 눈으로 직접 사진을 확인해 아동성착취물이 맞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맞다면 이용자 계정을 정지시키고, 이 사진을 신고하는 것.
애플은 맨 마지막 단계 전까지의 과정을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처리하는 거라 프라이버시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설명해요. 아동성착취물 사진이 아닌 다른 사진을 애플이 들여다보는 일은 없다는 것.
흠... 다른 사람들은 뭐래?
의견이 엇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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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찬성 🙋: “끔찍한 범죄 막으려면 필요해. 아동성착취물이 온라인에 퍼지는 걸 막을 수도 있고, 범인 잡는 것도 더 쉬워질 거야. 애플 말대로라면 프라이버시 문제도 없을 거 같은데? 그리고 애초에 나쁜 짓을 안 했으면 걱정할 일도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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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걱정되는데 😟: “프라이버시를 많이 신경썼다고 해도 결국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이용자의 사진을 감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거잖아? 만약 정부가 테러 같은 다른 범죄와 관련된 사진을 찾아내는 기술도 만들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건데? 이런 기술이 일단 만들어지면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어.”
애플은 왜 이런 걸 발표한 거야?
그동안 FBI나 CIA 같은 미국 수사당국과의 갈등이 심했거든요. 범죄 증거를 찾겠다며 용의자가 가지고 있던 아이폰의 잠금을 풀어달라고 해도 애플이 “우리도 못 풀게 되어있다!“면서 거부하는 일도 있었고요. 2016년에 FBI와 크게 한번 부딪힌 뒤에는 오히려 아이폰 등의 보안을 강화해서 계속 긴장이 팽팽했어요. 애플 입장에서도 부담이 없지 않았는데요. 그간 수사당국이 애플에 협조를 요청하며 가장 많이 든 이유가 아동성착취물이나 테러 범죄였던데다, 아동성착취물의 경우 상황을 알았을 때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법도 있기 때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구글 등은 이미 비슷한 시스템으로 모니터링을 열심히 하는 분위기라 애플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을 거라는 분석도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