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네옴시티, 왕 크니까 왕 걱정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나라에 1박 2일 일정으로 왔어요. 그가 온다는 소식에 대기업 대표들이 만나고 싶다고 쭉 줄을 섰고요. 사우디에서 큼직한 일감을 많이 딸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인데요. 그중에 핵심은 바로 ‘네옴시티’ 만들기. SF영화에 나올 법한 거대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예요 🏙️.

네옴시티, 어느 정도인데 그래?

서울보다 44배 큰 허허벌판 사막에 ‘스마트+친환경’ 도시를 짓는 프로젝트예요. 그동안 석유 팔아서 돈 벌어온 사우디가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려고 생각해 낸 거예요(관광·제조업 등). 이 도시에서는 자동차도, 도로도 없이 100% 재생에너지만 사용할 예정인데요. 계획대로라면 2030년에 완성될 거라고. 총 3가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그중 가장 주목받는 건 ‘더 라인’이에요.

  • 더 라인(The Line)이 뭔데?: 이름 그대로 선처럼 길게 늘어선 도시를 짓는 프로젝트예요. 폭 200m, 높이는 서울 잠실의 롯데타워와 비슷한(500m) 빌딩이 서울~강릉 거리(170km)로 세워져요. 이런 건축물 2개가 200m 폭을 두고 서로 마주보는 모습의 도시인데요.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평평한 모양의 도시를 세로로 세운 모양으로 만들겠다는 것. SF영화처럼 사람들이 위아래로 오고가고, 초고속 열차를 만들어 도시 끝에서 끝까지 20분이면 닿도록 하겠다고. 사우디는 이곳에 살게 될 인구를 900만 명 정도로 보고 있어요.

‘더 라인’의 포부와 예상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에요. ⓒNEOM/Youtube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왜?

일감이 많이 나올 것 같기 때문. 요즘처럼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 네옴시티 프로젝트에서 돈을 벌어오면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아요 💰. 사우디가 2030년까지 네옴시티에 쓰겠다고 한 돈은 5000억 달러(약 670조 원)인데요. 우리나라 올해 예산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에요. 아직 이 돈의 2.6%밖에 쓰지 않아, 앞으로 일감이 넘쳐날 거라고. 건설뿐 아니라 스마트한 도시를 만드는 데 필요한 통신·IT·에너지 분야 등에서도 일감을 따낼 거라 기대하고 있고요. 실제로 삼성·현대는 더 라인 지하에 터널을 뚫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근데... 이 프로젝트 괜찮은 거야?

여러 문제 때문에 걱정하는 시선도 있어요 🤔. 어떤 말이 나오냐면:

  • 불가능한 프로젝트 아닐까?: 2030년까지 이 정도 규모의 도시를 짓는 게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이제야 터널을 뚫기 시작했는데, 지금부터 최소 50년은 걸릴 거라는 것. 예산도 5000억 달러가 아니라 2배인 1조 달러는 필요할 거라고.

  • 진짜 친환경 맞아?: 사우디는 세계에서 석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라 온실가스 배출에도 그만큼 책임이 있어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석유 생산을 줄여야 하는데 그건 안 줄이고, ‘100% 재생에너지+큰 프로젝트’로 선전해서 환경에 신경 쓰는 나라처럼 보이려 한다는(=그린워싱) 거예요.

  • 인권 문제 괜찮아?: 네옴시티가 사막에 지어진다고는 하지만 이곳에 사람이 안 살던 건 아니에요. 이 지역에 살던 전통 유목민 부족 2만 명은 이 프로젝트 때문에 강제로 떠나야 했다고. 2020년엔 강제 이주를 거부하던 한 활동가가 살해당하기도 했고요.

SF영화처럼 잘사는 사람은 위쪽에 살고, 못사는 사람은 아래쪽에 사는 모습이 펼쳐지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네옴시티 도시계획 총괄 디렉터는 “사회주택을 도입해 최대한 골고루 섞여서 살 수 있겠다”는 대답을 내놓았어요.

#세계#인권#중동아프리카#환경#사우디아라비아#그린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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