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23 튀르키예 대선

지난 주말, 튀르키예에서 대통령 선거가 열렸어요. ‘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투표함을 열어 보니 에르도안 대통령이 아슬아슬하게 앞섰지만, 당선을 확정하지는 못했다고.

에르도안이 누군지부터 좀...

현 대통령 에르도안은 2003년부터 튀르키예를 이끌어 왔어요:

이 구역의 스트롱맨 💪

2003년부터 3번 연속 총리를 지냈어요. 3번까지만 할 수 있었던 총리 임기 후, 2014년에 대통령이 돼요. 이후 아예 헌법을 고쳐서(총리 중심의 의원내각제 → 대통령 중심의 대통령제) 대통령의 힘을 확 키우고, 2034년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사실상의 독재를 이어가면서 반대 세력·언론·시위 등을 탄압하고, 이슬람 교리를 정치·사회 질서로 삼는 이슬람주의를 강화했어요.

줄타기 전문가 🇹🇷

에르도안은 미국·유럽 등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해왔어요. 튀르키예는 지리적으로 유럽과 가깝고, 미국과 유럽 나라들의 군사동맹인 나토(NATO)에도 일찌감치 가입해 원래 ‘친서방’ 나라로 꼽혔는데요. 에르도안이 권력을 잡은 뒤 러시아·중국 등과도 가깝게 지내기 시작한 것. 여러 나라와 친해져 튀르키예의 목소리를 키우려 한 거예요.

선거는 어떻게 됐는데?

투표함을 열어보니 에르도안이 약 49% 표를 얻었어요. 야권 단일 후보로 나온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약 45%의 득표율을 기록했고요. 튀르키예 대선에서는 1위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하면 1·2위 후보끼리 결선투표를 해요. 결국 2주 뒤인 28일에 치러질 결선투표에서 대통령이 결정된다고. 

이처럼 선거가 치열하게 진행된 건 20년 동안 선거에서 쭉쭉 이기며 권력을 지켜 온 에르도안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에요.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튀르키예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거든요. 지난 2월 발생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때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불만도 컸고요. 무엇보다 에르도안이 튀르키예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경제와 민주주의를 살리겠다!”라고 약속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건드렸다고.

근데... 이 선거가 왜 중요해?

튀르키예의 미래뿐 아니라 국제정치 구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미국·유럽 등 서방 나라와 러시아가 모두 초집중하면서 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미국 🇺🇸

속으로 야당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입장이에요. 원래 튀르키예와 사이가 좋았던 미국은 에르도안이 러시아와 가까워진 후 티격태격 해왔어요. 몇 년 전에는 에르도안이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에서 만든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사이가 확 틀어지기도 했다고. 반면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서방 나라들과의 관계를 다시 살리겠다고 약속했고요.

스웨덴 🇸🇪

에르도안이 지면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이 커져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신청했는데요. 나토 회원국이 전부 동의해야 하지만, 그동안 에르도안이 스웨덴의 가입을 계속 반대해 왔거든요.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해 세력이 커지는 걸 러시아는 경계해왔어요.

러시아 🇷🇺

에르도안이 물러나면 러시아에는 타격이 있을 수 있어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나라는 특히 가까워졌는데요. 튀르키예는 서방 나라들의 러시아 제재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제재를 피해서 필요한 물건을 구할 수 있게 도와줬기 때문. 튀르키예 정권이 바뀌면 중요한 경제·외교 파트너를 잃게 되는 것.

이미지: ⓒUmit Bektas/Reuters
#세계#국제정치#미국#유럽#유럽연합(EU)#러시아#튀르키예#북대서양조약기구(NATO)#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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