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백신과 마스크의 (거의) 모든 것

1. 백신, 누구냐 넌 🔍

쉬운 말로 예방주사예요. 우리 몸은 기억력이 좋아서, 한번 싸웠던 바이러스는 딱 기억해놨다가 다시 오면 한 번에 뚝딱 때려눕힐 준비를 해놔요. 이런 우리 몸의 특성을 이용해, 아주 적은 양의 바이러스로 몸을 준비시키는 게 백신(예방주사)의 원리. 치료제는 병에 걸린 환자를 낫게 하지만, 백신은 병에 안 걸리게 해주는 거라 전염병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제일 센 무기로 꼽혀요. 문제는 이 무기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

  • 얼마나 오래냐면 ⌛: 보통은 10년 정도 걸려요. 백신을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라 동물실험도 해야 하고, 약이 진짜 효과가 있는지 사람을 대상으로 알아보는 1·2·3차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거든요. 이걸 다 끝내고 안전하다는 게 확인되면 정부가 승인을 땅땅 내리는데, 이 기간이 너무 길다 보니 백신이 나오기도 전에 전염병 유행이 다 끝나버리는 게 보통이라고. 2002년 사스와 2012년 메르스(첫 발생 기준)가 그랬어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코로나19 백신은 좀 남달라요 💊. 독성시험을 안 하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기간도 확 줄이면서 개발 속도를 팡팡 내는 중이라고. 지금 전 세계에서 165개 종류의 백신이 만들어지는 중이고, 이 중 30개 정도는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를 시험 중이에요. 특히 백신 개발에 앞장선 나라들은 마지막 단계인 3차 임상시험을 시작했어요. 

  • 3차 임상시험이 뭐냐면: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효과를 보는 임상시험의 1, 2단계는 병원에서 하지만 3단계는 병원 밖에서 이루어져요. 실전이죠. 3단계 테스트 방법은: ①바이러스가 쭉쭉 퍼지고 있는 지역에서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②한쪽엔 진짜 백신을, 다른 쪽엔 가짜 약을 놓은 다음 ③백신을 맞은 쪽이 바이러스에 훨씬 덜 걸리는 게 확인되면 백신의 효과를 인정해요.

2. 백신 개발 올림피아드🥇

대회 나온 나라 목록 살펴보면: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죄다 손 들고 나섰어요. 이 중 누가 1등으로 효과 짱인 백신 들고 나올지는 아직 모른다고. 다 똑같은 과정 거쳐서 개발하는 게 아닌데다, 일부 국가가 개발 과정을 확 줄이면서 속도를 내거나 효과를 부풀리는 바람에 공정하게 등수를 딱딱 매기기가 힘들거든요. 각 나라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 

  • 영국🇬🇧: 이르면 10월쯤 긴급 사용*을 위한 생산이 가능하대요.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는 제약 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공동 개발팀’이 브라질, 영국, 남아공에서 3단계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데(4만 7000명 대상), 시험에 성공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브라질, 일본, 호주가 미리 받겠다며 손가락 걸어둔 상태라고.

  • 중국🇨🇳: 지난 7월부터 시험 중인 백신을 의료진에게 맞히는 긴급 사용을 시작했고, 더 확대하기로 했어요. 군대 안에서만 1년 사용할 수 있도록 군사용 백신도 승인받은 게 있고요. 나라가 운영하는 제약회사도 3차 임상시험을 시작해 연말 이전엔 일상에서도 쓸 수 있게 하려고 속도 내는 중이라고.

  • 미국🇺🇸: 초고속으로 액셀 밟는 중. 3단계 임상시험에서도 일반적인 백신 승인 기준(70%)보다 낮은 50% 정도의 효과만 보이면 백신으로 만들겠다고 했어요. 효과가 확인되면 바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연방정부가 기업에 돈도 팍팍 밀어주고 있고요(약 12조 원 지원). 성공만 하면 몇 달 먼저 백신을 일상에서 쓸 수 있어요.

  • 러시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어요. 백신 이름은 구소련 시절 세계 최초로 우주에 발사한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V’로 지었어요. 하지만 이 백신은 2차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아서 안전성과 효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와요. 정부는 의료진 등 고위험군에 백신을 우선 맞히겠다고 했는데, 러시아 의사 52%가 러시아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했대요.

  • 한국🇰🇷: 우리나라는 아직 1차 임상시험 단계라 다른 나라보단 좀 늦어요. 내년 중후반쯤에야 다 만들어질 걸로 보인다고. 하지만 백신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이 빵빵해서,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개발 중인 백신을 한국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약속**했어요.

* 긴급 사용: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났을 때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백신을 의료진, 바이러스 예방요원, 국경경비대원 등에게 사용해 도시운영의 안정을 확보하는 거예요.
** 빌 게이츠가 8월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한국이 민간분야에서 백신 개발에 있어 선두에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이 약속을 두고 한 얘기라고.

3. 백신 먼저 맞을 사람 손 🙋! 

백신이 나오면 누가 제일 먼저 맞아야 할까요? 세계보건기구(WHO)가 깔끔하게 순서를 정리해 내놨는데요. ①1순위는 보건의료계 종사자(1%)이고, ②그다음이 65살 이상 노인(8%)이에요. ③고위험군* 성인(15%)이 세 번째 순서고요. 이 세 그룹이 사용할 백신 개수만 해도 42억 도스**라고.

* 임신부, 당뇨병이나 심부전, 만성호흡기 질환, 암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
** 1도스: 1회 접종하는 양인데, 한 명이 백신을 맞을 때 2도스가 필요해요. 100개의 백신이 있다고 할 때 그중 15개는 버리는 걸로 보고요. 그렇게 계산했을 때 필요한 백신 개수가 42억 도스로 예상돼요.

리스트 순서대로 맞으면 되는 거야 💉?

세계보건기구가 순서를 정해주긴 했지만, 기준을 따르더라도 일이 간단치는 않아요. 환자를 돌보는 보건의료 인력에게 제일 먼저 백신을 맞히겠다고는 하지만, 이 노동 인력에 의사·간호사뿐 아니라 간병 노동자, 요양병원 직원 등이 포함될 것인가가 논란이 될 수 있어요.

언제 맞을 수 있는 건지 딱 알려줘!

첫 접종은 올해 말이 목표예요. 원래 다른 백신의 경우엔 만들어졌다고 바로 맞을 수 있는 건 아니고, 대량 생산하고 판매하려면 시간이 또 걸리는데요. 코로나19 백신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당기기 위해 시험하는 동시에 공장에서 찍어낼 준비를 미리 해놓고 있어요. 백신 개발이 실패하면 엄청난 손해를 입지만, 그래도 도전하는 거예요.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고…💰

백신 가격은 나라별로 다르게 책정될 거에요. 다른 바이러스 백신도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같은 백신이라도 미국에선 200달러, 저개발국에선 2달러 받는 식. 아마도 최고액은 40달러 수준일 걸로 보이는데, 백신을 팔아 이윤을 남기겠다고 밝힌 제약사들이 비판을 받고 있어요. 욕 먹는 이유는: “정부에서 지원받고 개발비도 보조받아 백신을 만들었는데, 그걸로 돈 벌면 안 되지!”

4. 백신 기다리면서 해야 할 일 😷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 감염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건 역시 ‘마스크’. 서울시와 경기도 등에서 마스크를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쓰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이유도 여기 있어요.

* 행정명령: 시장·도지사 등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준수를 명령할 수 있어요. 10월 13일부터는 위반하면 1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어요. 

마스크, 너 효과 문제 없어?

코로나19가 처음 퍼질 땐 마스크가 병을 막아주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의료계 전문가들이 말했었어요. 세계보건기구(WHO)도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어, 마스크의 강력한 힘이 드러났어요.

  • 비포&애프터: 이탈리아와 미국 뉴욕시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 전후 코로나19 감염률을 비교 분석했는데요. 자택격리 등 봉쇄 조치할 때만 해도 꿈쩍 않던 감염률이 마스크 쓰기를 의무화하자 뚝 떨어졌어요. 격리, 손 씻기는 접촉 전파만 막지만 얼굴을 마스크로 덮어씌우면 비말(침방울)·공기 전파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것 💦🛡️.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 파주 스타벅스 야당역점에서도 마스크를 썼던 직원들은 코로나19를 비껴갔어요. 하루 수백만 명이 오가는 서울 지하철에서도 집단 감염이 나오지 않은 것도 마스크의 효능을 보여줘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는 마스크를 쓴 경우보다 감염 가능성이 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마스크 대체 언제부터 썼는지 알려줄 사람...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세계 각국에 퍼진 뒤부터 많이들 쓰기 시작했어요. 20세기 초반, 마스크는 순면 거즈를 여러 겹으로 덧댄 단순한 형태였는데, 비말 감염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여겨졌거든요. 스페인 독감 유행이 지나간 뒤 서구 사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사라졌지만 일본 사람들은 계속 썼어요.

  • 우리나라에선: 1950년대 이후 감기에 걸렸을 때 마스크를 쓰곤 했고, 2000년 후반 이후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마스크 가이드라인이 생겼어요. 그게 바로 KF(Korea Filter) 규격이에요. 뉴스와 앱에서 미세먼지 상황을 알려주기 시작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만드는 공장이 늘어나면서 2016년부터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어요. 미세먼지가 코로나19 사태의 예행연습이었던 셈이에요.

어떤 마스크 써야 안전해?

공식적으로 인증받은 제품이라면 다 오케이. KF94 보건용 마스크든, KF-AD 비말차단용 마스크든 ‘의약외품’ 허가를 받았으니까요. 다만 최근에 나노마스크, 망사마스크가 많이 팔리는데 이것은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일반 마스크예요. 이왕이면 식약처에서 안전성과 성능을 입증받은 제품을 쓰는 게 안전하겠죠. 

  • 종류보다 중요한 건: 코와 입이 잘 가려지게 제대로 쓰는 거예요. 코를 내놓고 입만 가린다거나 턱에다 걸치기만 하면 보건용이나 비말차단용이라고 해도 효능이 없어요.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수건·휴지 등을 끼워 쓰기도 하는데 밀착력이 떨어져서 성능이 떨어진다고.

📝. 누가 3줄 요약 좀 

  • 코로나19 백신 개발 상황: 실제 사람 대상으로 하는 시험 단계까지 왔고 올해 말쯤에 일반 사람들도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게 될 거예요.

  • 백신 맞는 1~3순위 정해져 있어요. 그다음에 일반 사람들에게 순서가 돌아가고요. 가격은 나라마다 다르게 매겨져요.

  • 20세기 초반 스페인 독감 때부터 많이들 썼던 마스크는, 현재까지 백신 빼고 우리가 챙길 수 있는 최고의 코로나19 방어 수단. 입과 코를 정확히 가려서 각자의 건강을 지켜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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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와 난민캠프내전이나 종교 박해를 피해 다른 나라로 어쩔 수 없이 떠난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하죠. 이들은 대부분 비좁은 캠프에서 모여 지내고 있는데, 코로나19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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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코로나19#세계보건기구(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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